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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진출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이천수의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진출 소식을 듣고는 스치듯 떠오른 생각이다. 엘도라도 유럽행을 꿈꾸는 국내 선수가 여럿이다. 아니 모든 선수들의 마음 한 편에 있는 목표일는지 모른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전 세계 최고들이 모여 각축을 벌이는 곳이니 녹록할 리 없다.
실력이 가장 중요한 잣대다. 쟁쟁한 선수들과 맞서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량이 전제돼야 한다. 덧붙여 국내외 스카우트들은 한국선수들의 유럽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목표가 생각으로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꿈일 뿐이다. 영어 등 외국어를 틈틈이 익히고 현지 문화를 받아들일 품을 갖춰야 한다. 별거 아니라고 하찮게 여기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90분 동안의 경기가 끝나면 남은 시간은 필드 밖에서의 ‘삶’이다. 문화적으로 동화되지 않고는 적응하기 어렵다.
>>> 빅 리그행만 고집하는 한국선수들
보다 중요한 것은 전략적 접근이다. 많은 선수들이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빅4리그 진출을 꿈꾸지만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아직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아시아 지역의 선수가 빅 클럽에 직접 진출하기란 더욱 용의치 않다. 월드컵 등을 치렀으나 유럽축구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유럽에 진출한 선수들은 아직까지 한국축구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현지 사람들이 많다고 전한다. 축구시장의 차이가 그만큼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받아들이기 언짢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때문에 강조되는 것이 단계적 접근 전략이다. 최종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과정을 밟아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 중 하나가 소위 유럽의 중위권 리그로 불리는 국가로의 진출이다. “박지성의 절차를 밟아라.”고 공통되게 언급한 거스 히딩크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애정 어린 충고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어렵지 않게 실례를 찾을 수 있는 우리 선수들의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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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럽 빅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입지 선점에 성공한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은 모두 네덜란드, 벨기에 등을 거쳐 꿈을 이룬 케이스다. 설기현은 잉글랜드 2부인 챔피언십을 마다하지 않고 목표에 도전하기도 했다. 반면 빅 리그로 바로 진출했던 안정환(2000년 이탈리아 페루지아) 이동국(2001년 독일 베르더 브레멘) 차두리(2002년 독일 바이에르 레버쿠젠) 이천수(2003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 등은 적응에 실패했거나 순탄치 않은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 바로미터이자 역할 모델로서의 이천수
물론 송종국, 김남일, 이을용, 현영민 등의 경우처럼 유럽 중위권 리그에 진출했던 모든 선수들이 빅 리그 입성의 꿈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확률로 따지자면 성공 가능성이 월등히 높았던 셈이다. 해당 클럽의 사정과 개인의 편차 등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빅 리그로의 직접 진출과 그에 따른 치열한 주전 경쟁이 유럽의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허락지 않은 면이 존재했다.
유럽 진출을 목표하는 선수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고 주문하는 건 자존심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아닌 유럽의 그것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봐서는 통할 수 없고 뜻을 이룰 수 없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
이천수의 이번 도전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건 이 때문이다. (잉글랜드 진출 모색이 실패로 돌아가 방향을 선회했다고 해도) 이미 한 번 빅 리그로 직접 진출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이천수가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천수가 결과적으로 빅 리그 입성에 성공한다면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이천수가 바로미터이자 역할 모델이 되는 셈이다.
>>> 서포터스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라
이천수가 뜻을 이루기 위해선 먼저 페예노르트에서 성공해야 한다. 내부 경쟁에서 이겨내고 리그 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빅 리그 입성의 길이 가까워질 것이다. 가깝게만 살피더라도 로빈 반 페르시(아스날) 살로몬 칼루(첼시) 딕 카이트(리버풀) 호삼 갈리(토튼햄) 등이 데 큅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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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계해야 할 일이 있다. 이천수의 최종 목표가 빅 리그 진출이라 해도 페예노르트에서 뛰는 동안은 팀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점이다. 레알 소시에다드 진출 당시 숙적인 레알 마드리드 이적 희망 발언 논란으로 고충을 겪은 기억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팀에 집중하지 않고는 중심 선수로 자리 잡기 어렵다. 로테르담에서 뛰는 동안은 빅 리그행에 대한 생각을 잊어야 한다.
특히나 근래 성적 추락 등으로 클럽 분위기가 어두운 데다 이따금 물의를 일으킬 정도로 열광적인 서포터스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지난 시즌 UEFA컵 난동으로 대회 중도탈락 중징계라는 상처를 클럽에 남기기도 한 페예노르트 서포터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각출해 선수 영입 자금을 모으고 지난해 3만장에 머물던 시즌 티켓을 4만장 넘게 구입해 구단에 힘을 실어주는 등 열성을 보이고 있다. 서포터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천수다.
>>> 주전경쟁자들의 이적과 부상
이천수의 주전 경쟁은 일단 길이 열렸다. 로이스톤 드렌테(레알 마드리드)와 로메로 카스텔렌(함부르크) 세바스티안 파르도(엑셀시오르 임대) 등 윙어가 팀을 떠난 가운데 8월19일 2007-08시즌 위트레흐트와의 개막전에서 측면 공격수 안드벨레 슬로리가 다쳐 3개월 여 정도 공백이 불가피한 상태다. 지난해 네덜란드 대표 데뷔전을 치른 닉 호프스와 페예노르트의 위성구단인 엑셀시오르에서 승격한 루이지 브루인스, 88년생의 디에고 비제스바르가 있으나 전문적인 윙 포워드라고 하기에는 포지션 적응과 경험 면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
시즌 개막전에서 로이 마카이를 정점으로 좌우에 슬로리와 호프스를 포진시키는 4-3-3시스템을 가동했던 베르트 반 마르바이크 감독이 2라운드부터는 마카이를 원 스트라이커로 세우는 4-5-1 포메이션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마카이, 팀 데 클레르, 지오반니 반 브롱크호스트, 케빈 호플란트 등의 영입에 지대한 공헌을 한 페이타 보스 페예노르트 테크니컬 디렉터가 이적 시장 마감 전날이었던 8월30일까지만 해도 “이천수의 영입은 무산됐다.”고 공언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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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의 몸 상태 등 실전 투입에 아무 문제만 없다면 주전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페예노르트가 리그 초반 3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현 스쿼드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3-3 전형을 기본 시스템으로 구축하려는 반 마르바이크 감독의 의중을 짚자면 이천수에게 기회가 주어질 공산은 크다.
>>> 2008년 7월19일 카운트다운
기회가 열린다. 하지만 말 그대로 기회일 뿐이다. 주어진 기회를 잡는 것은 이천수의 몫이다. 페예노르트가 어렵다. 지난 시즌 7위는 1990-91시즌 8위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챔피언스리그는커녕 UEFA컵 출전 티켓도 획득하지 못한 페예노르트다.
좋지 못한 결과의 첫 번째 원인으로는 1경기에서 4실점 이상을 7차례나 허용한 허술한 수비조직력에 있으나 카이트와 칼루 등 기존 공격옵션의 이탈 이후 무력해진 득점력도 지적을 면치 못했다. 이천수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인 마카이와의 호흡, 네덜란드 특유의 수비가담을 중시하는 3톱 시스템에 대한 빠른 적응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페예노르트의 홈구장인 데 큅 구장 한 편엔 시계 하나가 걸려있다. 이 시계는 2008년 7월19일에 맞춰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다. 바로 페예노르트가 창단 100주년을 맞는 날이다. 과연 뜻 깊은 다음해 여름, 페예노르트는 유럽클럽대항전 복귀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또 꿈을 향해 다시금 도전장을 던진 이천수는 어느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행복한 여름날을 꿈꾼다.
첫댓글 역시 박문성님 다운 글이군요. 좋은 내용으로 잘 짜여져 있네요. 이천수 선수가 이글을 한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
이천수 화이팅
루시우스는 psv있던 루시우스?
네 그 선수 맞아요
좋은 글!!ㅎㅎ
결론은 잘해라 아닙니까??기자님..ㅋㅋ
기자가 아니고요, 축구평론가 박문성씨네요
ㅋㅋㅋㅋ 결론은 당연히 잘해라죠 그럼 뭐라고 합니까 내용을 알아볼수있는 사람이 됩시다 ㅋㅋㅋㅋ 참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론생각은 하나도 않하시나 ㅋㅋㅋ 이천수한테 하는 얘기기도 하겠지만 축구팬들을 위해 써주신건데 ㅋㅋㅋㅋㅋㅋ
빡미르//진짜 뻑이간다 뻑이가 -_-
누리 사힌은 임대간건가요? 아님...도르트문트에서 이적한건가..;
1시즌 임대입니다. 마르바이크 감독이 도르트문트를 맡으며 눈여겨 봤다가 이번에 임대로 데려왔죠
빅4는 최고의 선수들이 가는 리그인데,..한번에 그런 리그로 가는 것이 힘든데도 불구하고 바로 가려고 하는 한국선수들의 심리도 이상한...일단 루마니아,포르투갈,네덜란드,벨기에 등 너무 높지도 않고 너무 낮지도 않은 리그부터 가는것이 성장의 지름길
천수 잘해라 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레알소시에다드랑 레알마드리드랑 더비팀아닌데요.
이천수 선수 화이팅! 우선은 페예노르트에 모든 열정을∼
이천수화이팅
빅클럽가고싶으면 챔스나 웨파컵나가는 팀으로 가서 실력발휘하고 가도 될텐데... 아쉽..
천수형이 유럽을 이천수신드롬으로 할딱대게 만들꺼라 믿어의심치않아효
이천수가 자기 컨디션 50% 라고 했었는데
★승리의 이천수★
홧팅홧팅
뭐 이유가 있냐 ㅡㅡ;;
현재 국내에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이천수선수 언제 가나요?
잘되었으면 하는데 살짝 걱정이...ㅠㅠ 경기력 이외의 문제들이 특히나..... 어렵게 간 만큼 화이팅!!!!!
수비가담을 중시하는 3톱이라..몰랐는데;;타겟인 마카이 이외에 양 윙포는 후달달 뛰어다녀야한다는 소리군;; 천수형 초반에 애 좀 먹겠는데;;
제발 리그에 집중해라!! 이젠 제발 어디 간다는 말 하지말고!! 맘속에 있는 말 다하고 사니! k리그처럼 볼 터치기회가 많아서 슛기회가 많은 것도 아니고..자만심 갖지말고...동료들과 호흡하고 팬들의 성원을 받으며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겸손한 천수가 되길...!
4-3-3에서 슬로리가 부상으로빠진 좌측윙포 이천수가 대신해서 주전꽤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