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그 날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콘서트장 까지는 다소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길을 나서기로 합니다. 두시 반 쯤 나와서 패스트푸드점에 들러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콘서트장까지 약 한시간 반 정도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올림픽공원의 여러 경기장들에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어서 차량을 주차하는 데에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늘 아이유 투어 콘서트 <Love, Poem>의 무대인 체조경기장에 도착한 것은 약 5시 20분 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콘서트장을 배경 삼아서 인증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사진의 왼쪽에서 응원봉 현장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다섯시가 되기 전에 이미 매진되었다고 하네요. 잠시 둘러 본 뒤 우리의 티켓에 맞는 출입구를 찾아 이동하기로 합니다.
체조 경기장의 뒷편에는 이렇게 아이유의 새 앨범 Love, Poem 에 맞는 컨셉으로 꾸며진 벽이 포토존으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왼쪽에는 간이 화장실이 있었는데, 콘서트 시간이 긴 만큼 시작 전에 화장실을 다녀 오려는 분들의 줄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저와 아내 또한 미리 다녀왔습니다.
드디어 게이트를 찾아서 입장.
콘서트 시작 전 무대의 모습. 360도 스테이지가 어떨지 인터넷에서 찾아 본 터라 대략 예상은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라이브 연주를 담당하는 세션들이 무대 중간 틈에 마련된 공간에 들어가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체조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약 1만4천명으로 전석 매진되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차가운 의자에 앉지 말라고 아이유가 배려해 주었네요. 새 앨범의 컨셉과 맞는 파란 색을 사용한 푹신한 방석입니다. 덕분에 콘서트 동안 비교적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유의 어머님께서 마련해 주신 거라 하는데, 작은 것이긴 하지만 수량이 수량이니 만큼 큰 비용이 들었을 터.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본 무대는 네 파트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파트, 곡 사이 마다 아이유의 멘트가 심심하지 않게 이어졌습니다. 새 앨범의 모든 곡들이 파트별로 나뉘어 들어갔고 이전 앨범, 싱글들의 히트곡도 적절하게 파트별 주제에 맞게 안배가 되었습니다.
셋리스트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한가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이유의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콘서트 시간은 본무대 네 파트+앵콜+앵앵콜 까지 약 네 시간 반에 이르렀습니다. 중간에 멘트나 휴식시간을 감안하면 그래도 세 시간 반 정도는 노래를 한 셈이라고 할 수 있죠. 정말 노래를 잘 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음원과의 이질감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저 작고 마른 체구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는, 각각의 노래에 어울리는 목소리. 귀엽고, 밝고, 슬프고, 힘차고, 강렬하고...
의상도 너무 예뻤고, 360도 무대를 의식하며 모든 팬들에게 시선을 보내기 위해 애 쓰는 모습도 귀여웠습니다. 아이유가 바라보기만 하면 환호성을 보내는 통에 진정시키기를 여러번... ㅎㅎ 파도타기를 시켰더니 왜 끝도 없이 하는지. 이것도 아이유가 커트 하지 않았으면 꽤 오래 갔겠죠? 가수 생활을 오래 한 때문인지 팬들을 조련하는 솜씨도 제법이었습니다.
콘서트를 다녀오고 나서 아내와 저는 다음에 또 가자고 약속했습니다. 이번이 처음 가는 콘서트였는데도 다음을 기약할 정도라면 얼마나 즐거웠는지 알 수 있겠죠?
첫댓글 체조 경기장에서 라이브를 본적이 없는데 거기 음향은 괜찮은가요?
에코가 아주 약간 있는 편이긴 한데, 그렇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이유 정도 되면 음향 설비도 엄청 신경썼을 터라... 세션들 연주도 깔끔하게 잘 들리더라구용.
저도예전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하는것 몇번 같었는데 음향설비팀 시스템이 얼마나 잘가춰져 있나가 음질을 많이 좌우
하더라구요
이번엔 아주 좋은 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