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강 대진이 결정되고 나서 한국과 중국의 기사들이 나란히 섰다. |
한국이 통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6강전이 8일 대전 삼성화재유성연수원에서 열려 5명의 한국기사 중 박정환, 김지석, 이세돌, 안성준이 각각 중국기사 저우루이양, 판윈뤄, 천야오예, 구리를 꺾으면서 4명이 8강에 진출하는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박영훈은 중국 신예 탕웨이싱을 맞아 비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져 탈락했다.
이세돌은 시종 접전을 벌이다 후반엔 덤을 낼 수 없는 어려운 형세에 처했으나 패를 통해 승부수를 던지면서 끝내기에서 역전해 극적인 반집승을 거뒀다. 동시에 최근 천야오예에게 당한 연패(3)의 사슬도 끊었다.
박정환은 대마를 잡으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김지석은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승전보를 가져왔다. 김지석은 “하변에서 상대 집을 깬 것이 커서 우세해졌고 나중에 상대가 무리한 까닭에 이길 수 있었다.”면서 “나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대단한 기사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대국에 임했었다.”고 했다.
한국랭킹 16위 안성준이 중국랭킹 5위 구리를 꺾은 것도 큰 성과였다. 안성준은 하변과 상변에서 연거푸 묘수를 터뜨리면서 구리를 곤경에 빠뜨렸는데, 이후 실수를 범해 바둑이 길어졌지만 다시 우세를 잡으면서 그대로 바둑을 끝냈다. 안성준은 “잠을 푹잔 게 도움이 됐고, 내 스타일을 고수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11명의 선수 중 스웨, 탕웨이싱, 추쥔, 우광야까지 4명이 8강에 진출했다. 추첨을 거쳐 8강은 김지석vs탕웨이싱, 이세돌vs추쥔, 안성준vs우광야, 박정환vs스웨의 대진이 됐다.
이렇게 4대4의 대결이 됐지만 우승 전망은 한국에게 밝아 보인다. 한국은 랭킹1~3위 박정환, 김지석, 이세돌이 고스란히 포함돼 있지만 중국은 스웨(3위)를 제외하곤 10위권 밖에 있다.
9일은 휴식하고 8강전은 이틀 뒤인 10일 오전 1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사이버오로는 8강전 모든 대국을 실시간 수순중계하며 이 중 박정환-스웨 대국을 김주호 9단의 화끈한 해설과 함께 생중계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재)한국기원이 주관하며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한다. 지난 대회부터 우승 3억원, 준우승 상금 1억원으로 증액해 총상금 규모는 8억원이며 제한시간은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을 준다.
○● 16강전 속보 '이세돌 등 한국 4명 8강 진출!' ☜바로보기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일정
본선 16강/8강: 10월 8일, 10일 삼성화재 대전유성연수원
준결승 3번기: 11월 4일, 6일, 7일 삼성화재 대전유성연수원
결승 3번기: 12월10일∼12일 중국 쑤저우(예정)
▲ 삼성화재유성연수원에서 펼쳐진 16강전.
▲ 검토실은 프로기사들로 북적댔다.
▲ 연수 온 기사들도 많다. 삼성화재유성연수원을 100명 가까운 역대 최대 인원이 찾았다.
▲ 사이버오로의 유성 현지 해설을 맡았던 홍민표 뒤로 승리를 해낸 김지석이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TV조선이 김지석과 인터뷰를 했다. 김지석은 "근래 한국이 중국에 밀리고 있는데 한국의 승리에 보탬에 되어 기쁘다."고 했다.
▲ 구리를 꺾은 안성준. 형 안형준 4단은 올해 열린 LG배 본선에서 스웨를 꺾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