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차장님이 저녁 같이 하자고 하길래 참고로 차장님은 남자고 나이는 39살이에요 별 생각없이 따라 나섰어요 뭔가 뜸들이시고 할말이 있으신 것 같아서 그냥 흔쾌히 나갔어요
삼겹살을 먹으러 갔고 소주도 한병 시켰어요 이런저런 회사일 이야기하고 부장님 욕도 좀 하고 그러다가 남친이랑은 잘 만나고 있냐길래 개인사정 길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네.. 하고 짧게 말했고 결혼 생각은 없다고 했나? 라고 하길래 네 아직이요 라고했어요
평소에 친하지도 않고 안 친하지도 않은 분이라 그냥 저냥 어색과 친밀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하는데 자꾸만 제 이성관이라던지 개인사를 묻는게 좀 긴장 됐고 혹시 나를 좋아하는 건가 무슨말을 하려고 자꾸 이런 이야기를 유도하는 건가 혼자서 긴장하고 있었어요
차장님이 결혼 생각이 없다는 건 남자가 그만큼 맘에 안 드는 거라고 했고 저는 그런게 아니고 아직은 제가 결혼 하는 게 싫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랬더니 대뜸 ㅇㅇ는 남자 얼굴 따져?이러길래
솔직히 그때까진 차장님이 저한테 다른 마음 품었나 싶어서 네 저 외모 엄청 따져요 라고 말했더니
예전에 회식자리에서 얘기했을때는 얼굴 안보고 나이도 안 따진다고 하지 않았냐길래
당황하지 않고 바로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잘생긴 남자 만나서 외모 보는 눈이 많이 올라갔고 얼굴과 나이를 따지지 않는 다는 건 그만큼 다른 것이 더 채워져야 한다는 것 아닐까요
배불뚝이에 머리 벗겨지고 사람만 좋아 허허 거리는 그런 걸 원하는 건 아니라고 했어요
그리고 잠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고 저와의 대화 중간중간에 전화 통화를 3번 하셨어요 화장실에 갔다 오시더니 저한테 아는 형님을 불러도 되냐길래 흔쾌히 그러라고 했고 굉장히 어색하게 아! ㅇㅇ이도 이 형님 알거야 라면서 문득 생각나서 말하는 것 같은 발연기를 했어요
그리고 정말 5분도 안 되어 아는 얼굴의 누군가가 들어왔고 그 분이 바로 제목 속의 그 아저씨입니다
몇년전에 거래처 갔다가 처음 뵌 거 같고 그 이후로 우리 사무실에 몇번 오셨고 저랑 눈이 마주쳐 눈인사 정도만 했었어요
그 분 나이는 사십대후반 오십대 초반인걸로 알고 나이보다는 동안 이지만 그래봤자 저희 아버지 뻘이구요 그 분이 오시고 소주 서너잔 정도 드셨고 이따가 2차를 가자하시길래 나는 그때 집에 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차장님이 혼자 나가셨고 (지금 생각하니 자리를 비워준 거 였습니다) 그분이랑 둘이 남겨졌는데 그 분이 대뜸 제 이름을 부르시며 자기는 저를 좋게 봤고 계속 예쁘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전 그때까진 고마워 했구요
예전에 제가 회사 안에서 스토킹 비슷한 일이 있었는 데 그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그 놈 가만 안두려고 했다며 얼마나 맘 고생을 했냐고 하고 이렇게 이쁜데 결혼을 안하니까 그런 나쁜 놈들이 붙는거라고 결혼은 안하냐길래 할때되면 해야죠 라고 짧게 답했구요
너같은 애가 왜 아직 결혼을 안 한건지 모르겠다고 말을 했는데.... 그 말투가... 그냥 제가 느낀 바로는 저를 여자로 꼬시려는 남자의 말투? 같이 느껴졌어요
자기는 결혼을 안 했다고 하면서 결혼해서 아이도 낳을 수 있으면 낳고 어머니랑 지금 둘이 사는데 같이 사는게 꿈이라고 하더라구요 너같은 애가 며느리면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실 거라고 노골적으로 말을 하길래
나이가 제 아빠뻘인데 저 같은 와이프를 만나려는 건 좀 소름 돋죠 라고 웃으면서 말했어요 그랬더니 좋아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자기는 생각도 철이 없지만 젊고 늦게 결혼 하는 만큼 못 할 수도 있겠지만 더 좋은 사람만나고 싶다고 뭐 그런식으로 말 했던 것 같구요
김태희나 한가인 같은 성형 한 것 같은 그런 오똑한 얼굴을 싫어한다고 너같이 자연스럽게 이쁜 박주미나 김성령같은 얼굴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제 외모를 칭찬 하셨어요 거기다가 성격도 칭찬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쪽으로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핸드폰 보면서 차장님께 어디가셨냐 카톡을 보내면서 홀어머니에 아빠뻘인 남자랑 결혼하려는 여자는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니니 좋은 여자가 아니라고 했던거 같아요
그랬더니 뭐라고 더 반박?? 같이 어이없는 말을 했는데 기억이 잘 안나고 제가 그 말에 다시 그럼 그런 여자 잘 만나세요 이렇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마신 말씀이
너 내가 그렇게 싫어? 였어요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소름끼치고 무서운데 그땐 화가나고 짜증이 났어요 그래서 저도 가만히 있지않고 눈 땡랗게 뜨고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무슨 소리하세요??? 저한테 왜그러세요 나이 먹고 저희 아빠랑 형님 동생 하실것 같은데 왜 그러세요???ㅇ.ㅇ 라고 했어요
그 말을 듣더니 뭔가 좀 창피한?부끄러운 듯한 웃음 지으면서 조용하게 그러니까...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나는 너를 오랫동안 좋아했어 그게 중요한거아니야??? 이러는데 벽을 만난 기분....
그즈음에 차장님한테 카톡이 왔어요 나이는 많은데 순수하고 철없고 착한 형님이야 상처받지 않게 거절 잘 해줘 미안해 이렇게 톡이 왔고 전화를 했더니 꺼져있었어요
그래서 차장님 간 것 같으니 저 가겠다고 했고 그사람이 막 안절부절하면서 어디가서 맥주나 한잔하자 그랬고 제가 어이없어하면서 거절하고 나오는데 제 어깨를 잡으시길래 지금 어디를 잡으세요 성희롱으로 고소 당하고 싶어요? 그러고 뿌리치고 막 도망치듯 나오는데 쫒아올까봐 택시잡는데 막 손떨리고 다리 후들거리고 눈물 났어요 다행히 쫒아오진 않음
집에 왔는데 모르는 번호로 카톡이 왔고 잘 들어갔지? 다음번엔 맛있는 거 사주께 집에 데려다 줬어야 했은게 다음엔 바래다 주께 그런데 아깐 왜 그렇게 가버린거야? 이렇게 톡왔는게 읽씹하고 카톡 탈퇴 해버렸어요
그랬더니 문자로 무슨일있어? 이렇게 와서 차단했네요
의식의 흐름으류 글을 써서 기억을 되짚으며 쓰는데 지금 다시 떠올리니 너무 소름 돋고 황당하고... 남친이 무슨일 있었냐는데 말은 못했어요... 이렇게까지 하면서 회사 다녀야하나 싶고 차장님 죽이고 싶습니다 차장님이 오늘 월차를 쓰셨더라구요 나중이 차장님 만나도 상사라 차장님한테 솔직히 크게 뭐라고 하진 못 할 것 같아요 그냥 뭐냐고 기분나빴다 정도..... 좀 소심하시고 업무만 잘 보면 괜찮은 상사라 사이 틀어지고 싶진 않습니다... 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요 참고로 그 아저씨 회사는 보험회사이고 거래처에요 그냥 보험 파는? 뭐 보험 관련 그런 계약직일거에요 엄연히 직급으로 따지면 저보다 한참 낮구요 귀찮게 하면 그 쪽으로 컴플레인 걸까 생각도 하는데 그랬다가 잃을 거 없는 사람이 해코지라도 할까 무서워서 그러지도 못하겠고... 어떡하죠..ㅠ
차장미친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