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카타역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온 이유는
열차 사진도 찍고, 점심 먹기 좋을 것 같은 식당도 찾아보고
그리고 쇼핑하기에 적당한 슈퍼마켓을 찾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만
하카타역 주변에서는 쇼핑에 적당한 슈퍼마켓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이소가 그리 맘에 들지는 않았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가격을 100엔(소비세 포함 105엔)으로 못박아 놓았기 때문에
다른 슈퍼마켓에서 80~90엔 정도에 판매하는 물건도
다이소에서는 105엔을 지불해야 합니다.
물론 더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만..
다이소 매장에 도착한 우리는 식료품 코너로 갔습니다.
'구입 전에 드시면 안돼요' 안내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골라서 14가지 물건을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의사선생님은 남은 잔돈 다 쓴다고 20가지가 넘는 물건을 골랐군요.
물건값 1470엔을 잔돈으로 지불하고 보니
잔돈은 이제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잔돈은 버스 타고 항구에 가서
부두이용료 내면 다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두이용료는 제가 2명분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아까 식사도 대접 받았으니 이 정도는 해야죠.
구입한 물건을 들고 호텔로 돌아가서
번호표를 반납하고 가방을 돌려받았습니다.
가방에 물건을 담으니 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가방을 메고 호텔 밖으로 나왔습니다.
호텔 밖으로 나와서 농담으로 의사선생님에게
시간도 많이 남았으니 걸어가면 어떠냐고 물었는데
의사선생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OK"합니다.
꼼짝없이 항구까지 걸어가게 생겼군요.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하카타항을 향해서 걸어가는데
군장을 메고 행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옆에는 하카타항으로 가는 88번 버스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이 갑자기 횡단보도에서 멈춰 서더니
저 건너편에 절이 있는 것 같은데 사진을 찍고 가자고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가서 절 앞으로 갔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다시 하카타항으로 향했습니다.
큰 길을 따라가지 않고 골목길을 따라서 가기로 했습니다.
몇 걸음 걷다가 또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 의사선생님..
이번에는 절도 아니고..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몇 걸음 걸을때마다 계속 절이 눈에 띄는군요.
다음에는 하루 정도 후쿠오카 시내 구경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풀밭에 서 있는 자동차가 정말 낡아 보입니다.
과연 굴러갈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드디어 큰 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도로 표지판!!
이제 하카타항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미 지칠대로 지쳤지만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힘을 내서 걸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저 멀리 하카타항 국제 터미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카타항에 도착한 시각은 14시 50분입니다.
호텔에서 14시에 나왔으니 50분 정도 걸렸군요.
버스로 약 20분 걸리는 거리임을 감안하면
사진 찍으면서 50분동안 걸어서 오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창구로 가서 수속을 하고 승선권을 받았습니다.
4월 1일부터 고속선 유류할증료가 면제되어서
부두이용료(500엔)만 부담하면 됩니다.
부두이용권 자동발매기에서 일단 10엔짜리를 모두 소진하고
면세점에서 남은 잔돈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그 많던 1500개의 동전을 다 사용하고
주머니에는 100엔짜리 1개와 1엔짜리 3개만 남았습니다.
면세점 쇼핑까지 마치고 나서 배를 타러 갔습니다.
고속선에 승선해서 2층으로 올라가는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단체관광 후 돌아가는 어르신들이 술판을 벌여놓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부산으로 돌아오는 3시간이 지옥과 같았습니다.
외국인들도 많이 탔는데.. 완전 나라 망신이었습니다.
술에 취한 몇몇 분들은 통로에 신문지를 깔고 누워 있지를 않나..
면세점에 가서 계속 양주를 사다가 마시질 않나..
승무원이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3시간 후 배는 부산항에 도착했습니다.
부산항에서 셔틀버스(900원)를 타고 부산역으로 와서
19시 30분 서울행 KTX 열차를 탔습니다.
의사선생님은 KTX를 타면 집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무궁화호를 타야 합니다.
저는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도착한 시각은 23시 40분..
저녁식사를 하지 않은 덕분에 하카타항에서 집까지 7시간 55분이 걸렸습니다.
이번 여행은 뜻이 맞는 동행과 함께
계획대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만
하카타항에서 있었던 일과 돌아오는 배 안에서의 소란은 유감입니다.
아무래도 다음 여행은 비행기를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동전 덕분에 저렴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엔화동전을 많이 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동전 구하느라 고생, 들고 가느라 고생, 현지에서 사용하느라 고생..
약간의 비용 절감 외에는 별로 메리트가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동전 환전 후 환율이 떨어져서
동전 환율과 여행 당시의 환율이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동전 1088원, 여행당시의 환율 약 1350원)
환율이 안정되어서 다음에는 환율 부담없이 여행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번 여행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월 31일 현지 여행경비 사용내역(총 8348엔)>
1. 서점(열차시각표 구입) 1648엔
2. 하카타항 부두이용료(2명분) 1000엔
3. 면세점(양주2병+담배1보루+맥주6캔) 5700엔
<3박 4일 총 경비(부산 출발 기준 / 서울↔부산 경비 및 부산면세점 사용금액은 불포함)>
1. 여행사+숙박 3박 297,200원+6,500엔
(배 왕복, 부산항 이용료+유류할증료, 북큐슈레일패스)
2. 3월 31일(1745엔)+4월 1일(4588엔)+4월 2일(2498엔)+4월 3일(8348엔) 17,179엔
※ 평균 1088엔에 환전해 놓은 엔화 동전을 이용하였음.
※ 본 여행기는 Naver Blog(http://blog.naver.com/a2237535)와
Cyworld(http://www.cyworld.com/Baechujangsa)에 동시 연재됩니다.
첫댓글 지페가 편햇을듯하네요..그래도 동전을 거이 다 사용하셧네요..동전이 가벼워진대신...쇼핑을 해서 가방 가득이라면...거이 무게에선 차이가 안났을듯하네요...우리나라사람들은 어디 여행을 가든지..시끄럽더라구요..
그러게요.. 특히 술 취해서 추태 부리는 행위는 안 했으면 하는 바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