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의 '밑지고 판다'는 거짓말에 버금가는 소비자의 거짓말은 바로 '다른 데 둘러보고 올게요'라고 한다.
구경 실컷 하고 나서 계면쩍게 웃으며 "다른 데 둘러보고 올게요"라고 말하는 손님은 열에 아홉 다시 오지 않는 반면 "수고했다, 고맙다"고 한 경우는 80%가 되돌아 온다는 재미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롯데백화점 본점이 12~14일 3일간 실시한 '주요 품목별 판매 및 소비자 행태 조사' 결과.
이에 따르면 또 판매원들이 가장 즐겨 하는 거짓말은 "날씬해 보인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고객이 물건 사기를 망설일 때 제품이 소비자의 체격을 보완해 준다는 말을 들려주면 열에 여덟은 구매에 나선다고.
다이어트가 큰 관심사이기에 '날씬해 보인다'는 말만큼 매력적인 전략은 없다는 것이 백화점 판매원들의 분석이다.
백화점 시설과 판매전략이 실제 소비자들 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이밖에도 재미나는 사례들이 많다.
우선 '여성 고객에게 부츠를 판매하려면 동행한 남성의 의견을 존중하라'는 전략이 눈에 띈다. 부츠는 가격이 보통 25만~40만원선으로 사기에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필수품도 아니다.
탠디 판매원 최성근씨는 "부츠는 대개 남성이 여성에게 환심을 사려고 사주는 품목이다"며 "특히 부적절한 관계의 남성이 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 고객의 환심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비슷한 케이스가 화장품.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 동행한 남성 고객을 부추기면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고.
한편 소비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곳은 구두매장으로 파악됐다. 특히 여성 고객의 경우 반드시 왼쪽 구두를 신어보고 사야 하며 샌들은 작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는 여성의 경우 80~90%가 왼발이 조금이라도 크기 때문.
더불어 샌들의 경우 한 치수 정도 작게 신겨야 발이 예쁘게 보이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더불어 아이쇼핑 목적으로 나섰다면 옷 입어 보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이번 조사결과 바지까지 입어 본 고객은 열에 일곱이 결국 물건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