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Buyout Fund
Buyout Fund는 부실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구조조정이나 다른 기업과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거두는 펀드입니다.
미국의 블랙스톤, 칼라일 그룹, 텍사스퍼시픽 그룹 등 사모펀드(PEF) 회사들이 운용합니다.
PEF 회사들은 자금난 등으로 고전하는 기업을 회생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장하지만 ‘기업사냥꾼’들의 무차별적인 경영권 공격의 수단이 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조성된 Buyout Fund의 규모는 약 5,000억 달러(약 480조원)로 추정됩니다.
1. 바이아웃의 주인공들
월스트리트는 그들에게 ‘제왕’이라는 칭호를 주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가장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집해 기업을 ‘내 것’으로 만듭니다. 1980년대는 미국 사회 ‘졸부’였지만, 이제는 ‘명가’가 됐습니다.
그들은 프랑스 포도농장에서 자신만을 위한 브랜드 포도주를 제조해 즐깁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등에서 초호화 파티를 열어 부를 과시합니다. 가장 잔인한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소설가들은 그들을 ‘야만인’이라고 불렀고, 영화감독은 머니게임을 ‘전쟁’으로 그렸습니다.
그들은 ‘바이아웃(Buy-out)꾼들’입니다. 상장된 기업의 지분을 전량 또는 경영권을 차지할 만큼 매입해 기업을 장악한 뒤 가혹한 구조조정을 거쳐 되팔아 거대한 차익을 남겨먹는 세력입니다.
바이아웃 게임은 든든한 병참(자금)과 정보력(피인수 기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 기동력(신속한 지분매수), 킬러본능(기존 경영진 축출)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종합예술을 수행하는 바이아웃 펀드는 전세계적으로 7,000여 개에 이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바이아웃 시장을 이끄는 5대 메이저는 바로 KKR과 블랙스톤, 칼라일, 텍사스 퍼시픽 그룹, 플레티넘 에쿼티입니다. 경영학 논리로 구분한다면, 이들은 기본적으로 사모펀드(PEF)입니다.
이들은 투자은행과 증권사, 다른 사모펀드, 큰손 등에서 유치한 돈을 자기자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을 사냥할 때 정크본드를 발행하거나 시중 은행들에서 거액을 차입하기도 합니다. 이 때 피인수기업의 자산이 담보로 제공됩니다.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5대 사단이 매수해 지배하고 있는 기업의 직원수는 무려 80만명에 이르고, 피지배 기업들이 내는 연간 매출은 1,300억 달러에 달합니다.
KKR은 헨리 크레비스, 조지 R. 로버츠, 제롬 콜버그 2세, 세 명의 성에서 따낸 이니셜입니다. 이들은 영화 ‘월스트리트 전쟁’의 원작인 브라이언 버로와 존 헤일러의 ‘문 앞의 야만인(Barbarians at the Gate)’의 주인공들입니다. 버로와 헤일러는 그 트리오가 1988년 단행한 RJR 나비스코 바이아웃에서 모티브를 잡았습니다.
KKR 트리오가 주도하거나 참여한 바이아웃은 인수대금 기준 수백억 달러가 넘습니다. 미국 최대 병원 운영업체 HCA(330억 달러)를 비롯해 RJR 나비스코(250억 달러), 선 가드 데이터 시스템(11억 달러), TDC(11억 달러), VNU(10억 달러)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 밖에 플래티넘 에쿼티의 톰 고어스와 블랙스톤 그룹의 스테펀 슈바르즈먼과 피터 페터슨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즐겨 읽는 책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손자의 ‘병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이아웃꾼의 주변에는 이른바 ‘몰이꾼’과 ‘거리청소부’ 등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가 특정 기업을 포위 공략합니다.
‘몰이꾼’들은 바이아웃 대상의 물색과 분석, 기존 경영진 처리 등 실무를 총괄하는 투자은행의 인수합병 전문가들입니다. 이들은 한 기업이 바이아웃꾼에게 먹히면 즉시 수수료를 챙깁니다. 건당 1,000만~6,000만 달러에 이릅니다.
이들은 매수된 기업이 구조조정을 거쳐 재상장 또는 3자 매각될 때도 개입해 증권을 인수하거나 매매를 알선합니다. 여기에도 거액의 수수료가 붙습니다. 어떤 전문가는 몰이꾼들이 사모펀드 등에 바이아웃 대상을 점찍어 주고 작전계획을 세워줄 뿐만 아니라 자금조달까지 지원한다는 점을 들어 바이아웃 시장의 실세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거리 청소부’는 바이아웃 대상이 정해지면 주식시장 주변에서 순식간에 해당기업의 주식을 매집해 오는 증권브로커들입니다. 칼라일 그룹이 2006년 5월 킨더 모건을 바이아웃할 때 단 2시간 만에 지분 20%정도를 매집해 주변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 밖에 바이아웃꾼들이 발행한 정크본드를 매수해주는 ‘정크맨’과 기존 경영진을 내쫓을 때 의결권 대리인으로서 앞장서는 ‘암살자’들이 조연으로 활동합니다.
2. 게임의 법칙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바이아웃 펀드는 사들인 기업에서 철저하게 수익을 짜냅니다. 바이아웃 펀드의 게임 법칙은 자본주의의 가장 기초적인 원리를 철저하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모은 곗돈에다 적절한 조건에 빌린 돈을 더해 기업을 사들인 뒤, 구조조정을 거쳐 재상장 또는 3자 매각방식으로 수익을 거둬들입니다. 게임의 법칙이 너무나 자본주의적이고 합법적이기 때문에 윤리적 비판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그래서 비판은 공허합니다.
미국 바이아웃 펀드들이 올린 수익은 연평균 20~24% 수준에 이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4년과 2005년의 연평균 수익은 24%였습니다. 그 때 S&P500지수로 평가한 시장의 연평균 수익률은 7~9% 수준이었습니다.
그 수익률은 어디까지나 평균치입니다. 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40% 선에 이른다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추정입니다. 어쨌든 바이아웃 펀드는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적어도 2배 이상 달성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첨단 펀드로 알려진 헤지펀드가 바이아웃 펀드 앞에서 오금을 펴지 못한다고 의인화하기도 합니다.
바이아웃꾼들은 사들인 기업을 재포장해 내다팔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는 세력이 아닙니다. 기업을 인수한 순간부터 철저하게 본전 회수에 들어갑니다. 텍사스 퍼시픽 그룹과 골드만삭스, 베인 캐피털의 바이아웃 펀드가 2002년 통째로 사버린 버거킹에서 돈을 훑어낸 기법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개의 바이아웃 펀드는 연합해 그 해 약 6억 달러를 들여 버거킹을 통째로 사들였습니다. 상장폐지를 단행해 개인 기업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바이아웃 직전, 버거킹은 수익을 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바이아웃 직후 회사는 성격이 불분명한 ‘수수료’ 명목으로 2억2,400만 달러를 지급했습니다.
바이아웃꾼들은 점령한 버거킹의 최고경영자나 이사 자리를 하나씩 꿰찼습니다. 회사는 이들에게 분기별로 거액의 보수를 지급했습니다. 2002년 한 해 동안 지급한 경영보수만도 2,9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들 바이아웃 펀드는 3년 동안 버거킹을 구조조정한 뒤 2006년 2월 다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습니다. 동시에 배당금 3억6,700만 달러를 받아 챙겼습니다. 심지어 경영진은 그동안 수고한 대가로 위로금 3,00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IPO를 통해 지분매각으로 18억 달러를 다시 챙겼습니다. 자본차익만 따져도 원본의 세 배 이상을 거둬들인 셈입니다.
칼라일 그룹과 메릴린치 등에 의해 2005년 12월 바이아웃된 헤르츠 코퍼레이션은 2006년 6월말 새 주인인 바이아웃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채권 10억 달러를 발행했습니다. 상장기업의 주식을 전량 사들여 개인회사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소액주주 등 외부투자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신용평가회사 S&P에 따르면 바이아웃된 기업이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 2003년에 발행한 채권 규모가 무려 690억 달러에 이릅니다. 인수합병(M&A) 붐이 일기 전에 그 정도였습니다. 붐이 절정에 이른 요즘 그 규모는 3배 이상이라는 게 일반적 추정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발행한 채권의 신용등급은 ‘B’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정크본드 가운데 정크본드인 셈입니다. S&P가 밝힌 이 채권의 최근 5년간 디폴트율은 무려 25%가 넘습니다.
결국 바이아웃 펀드가 기업의 알맹이를 다 흡수하는 바람에, 해당 기업은 빚더미 아래에서 신음해야 합니다. 경기상황이 악화될 경우 해당 기업의 줄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M&A 붐이 일고 있는 유럽에서 조만간 아시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3. 사모투자펀드(PEF)의 역사
현재 전세계를 상대로 활동 중인 바이아웃 펀드 자금은 7,500억 달러에 이릅니다. 7,500억 달러(약 712조원)는 런던증권거래소(LSE)와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 모두를 인수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바이아웃 펀드의 왕성한 식욕은 막강한 자금력에서 나옵니다. 지난 2004년 이후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바이아웃에 쏟아 부은 돈만 1,512억 달러에 달합니다. 최근 3년 동안 이뤄진 주요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골드만삭스(킨더 모간), 메릴린치(HCA), JP모건(워너 칠콧), 크레디스위스(MGM), 씨티그룹(GMAC)의 이름이 빠진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사모펀드 자금을 ‘새로운 금융질서’라고 불렀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모투자펀드는 부실기업 지분을 인수, 3~5년 내에 되파는 바이아웃 펀드와 동일한 것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그러나 사모투자펀드는 부실기업의 경영권을 인수, 단기차익을 노리는 바이아웃 펀드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경영자금지원 펀드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투자자입니다.
바이아웃 펀드가 1990년대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주요 투자자로 부상한 데 비해, 사모투자펀드는 그 연원이 16세기 원격지 무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모투자펀드는 1950년대 초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시작과 함께 투자은행 주도의 합병에 자금지원창구로서 기능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고, 1980년대 중반 이후 금융산업의 한 부문으로 확고한 기초를 닦았습니다.
JP모건 파트너스, 칼라일과 함께 PEF의 성장을 주도한 메이저 플레이어 워버그 핀커스가 만들어진 것이 1966년입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인 1976년에 KKR이 탄생했고, ‘투자의 마법사’로 불리는 커크 커코리언의 투자회사 트라신다도 같은 해 만들어졌습니다.
1980년대 들어 오늘날 주요 플레이어로 꼽히는 신형 사모투자펀드들이 줄줄이 설립됐습니다. 1984년 베인 캐피탈, 1985년 블랙스톤, 1987년 칼라일 순입니다.
1990년대 후반 사모투자펀드는 금융산업의 핵심부문으로 성장했고, 1997년에 이르러서는 그 규모가 2,50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1990년 사모투자펀드 업계에 이름을 올린 아폴로 어드바이저스, 텍사스 퍼시픽 그룹(1993), 실버레이크 파트너스(1999) 등이 이 때 만들어졌습니다.
PEF가 현재의 위상과 명성을 누리게 된 것은 최근 5~10년 사이입니다.
1996년 2월 토마스 H. 리 파트너스와 베인 캐피탈은 TRW의 자회사인 신용정보제공업체 엑스피리언 지분 84%를 10억1,0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9개월 후, 딜이 완료된 지 7주 만에 이 지분은 17억 달러에 영국의 그레이트 유니버셜 스토어에 되팔렸습니다.
1996년 12월 KKR은 높은 거래수수료와 낮은 이익배분에 대한 불만에도 57억 달러의 투자펀드를 성공적으로 모집했습니다. 다음해 1월 차입매수(LBO)와 벤처캐피탈을 통해 사상 최고인 353억 달러의 자금을 모집하는데 성공합니다.
특히 1996년은 벤처캐피탈이 기업공개(IPO)를 가장 많이 성공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260개 벤처회사가 상장됐고, 조달된 자금만 11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1997년 10월, 블랙스톤은 1993년 13억 달러의 첫 LBO펀드를 만든 이후 두 번째로 40억 달러의 펀드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1998년 11월 KKR은 첫 번째 해외사무소를 런던에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999년 7월 블랙스톤은 1억4,000만 달러로 브레스턴 커뮤니케이션즈 지분 40%를 투자한 후 5개월 만에 6억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1999년 11월 리플우드 홀딩스는 일본 정부로부터 신세이은행(舊 장기신용은행)을 인수합니다. 같은 때 뉴브릿지 캐피탈은 한국 정부로부터 제일은행(現 SC제일은행) 경영권을 넘겨받습니다. 그 해 12월 워버그 핀커스는 인도의 바르티 텔레-벤처스(現 바르티 에어텔)에 2억9,3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벤처기업이나 부실기업투자, 경영지원펀드 등에 머물던 사모투자펀드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회사로 막 등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2004년 10월 크레디스위스(CS)와 JP모건 체이스가 운용하는 워런 어퀴지션 펀드는 KKR, 텍사스 퍼시픽, 블랙스톤을 제치고 아일랜드 제약회사 워너 칠콧을 인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04년 3월 JP모건은 PEF 사업부 분사 계획을 발표했고, 그 해 말 CS도 PEF 사업부를 분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사모투자펀드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통적인 사모투자펀드들과 투자은행의 사모투자펀드 사업부문간 경쟁의 서막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2005년 3월 실버레이크 파트너스는 108억 달러에 선가드를 인수했습니다. 108억 달러의 인수금액은 당시 사모투자펀드에 대한 인수 중 두 번째로 큰 금액이었습니다. 며칠 후 칼라일 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인 100억 달러의 펀드를 공개했습니다.
바야흐로 초대형 PEF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2005년 말 아팍스 파트너스, 블랙스톤, KKR, 퍼미라, 프로바이덧느 에쿼티 파트너스는 바이아웃 펀드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150억 달러에 덴마크의 통신회사 TDC 지분 88%를 인수했습니다.
2006년에 들어서는 GM의 할부금융자회사 GMAC가 140억 달러에 서버러스 캐피탈에 팔렸고, 2006년 5월 KKR은 휴스턴의 송유관 관리업체인 킨더 모간을 135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06년 7월에는 미국 최대 병원체인 HCA가 바이아웃 펀드 매각으로 사상 최대인 330억 달러에 인수됐습니다. 2006년 7월에 퍼미라가 140억 달러의 유럽 최대 바이아웃 펀드를 설립했고, 블랙스톤은 156억 달러의 세계 최대 바이아웃 펀드 모집에 성공했습니다.
4. ‘TOP10’을 주목하라
세계 바이아웃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사모투자펀드의 힘은 자본력에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들은 국제무대에서 내노라 하는 관료들과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 고급정보와 인맥까지 확보하고 있습니다.
‘자금과 정보, 인맥’의 3박자를 갖춘 사모투자펀드들은 전세계 국가를 상대로 각종 로비를 벌여 불가능해 보이는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고,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합니다. 한미은행 투자로 수천억을 벌어들인 칼라일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비롯, 미국의 전직 장관들과 정치인들을 대거 포진시켜 ‘공화당의 망명정부’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물고 물리는 사모투자펀드(PEF)의 세계에도 메이저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7,500억 달러에 달하는 사모투자펀드 자금 중 2,100억 달러는 10대 메이저들의 손아귀에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M&A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고위인사들의 인맥과 로비에 적극 동원됩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한 세계 10대 메이저 플레이어들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사모투자펀드 업계의 큰 손은 대부분 바이아웃펀드 5대 메이저(KKR, 블랙스톤, 칼라일, 텍사스 퍼시픽, 플레티넘 에쿼티)와 일치합니다.
사모투자펀드 업계에서 가장 큰 손은 1987년 설립된 칼라일 그룹입니다.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칼라일이 운용 중인 자금은 443억 달러에 달합니다.
자금력 만큼이나 정보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IBM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루이 거스터 회장 외에 現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 前 대통령, 타임지 편집자를 지낸 노만 펄스타인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직후 인수한 한미은행을 씨티그룹에 매각하면서 6,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칼라일은 월가에서 처음으로 100억 달러의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최근에는 아시아에 집중 투자하는 48억 달러의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2005년 말에는 포드의 렌터카 자회사인 허츠를 인수했고, 던킨 도너츠, 킨더 모건(송유관 운영회사), VNU(네덜란드 리서치 회사) 인수전에도 참여했습니다.
사모투자펀드 업계 2위인 블랙스톤이 주무르는 돈은 300억 달러입니다. 1985년 설립돼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스티븐 슈워츠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습니다. 블랙스톤은 호텔에서부터 여행사, 예술품,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투자하는 다양성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베인 캐피탈과 함께 예술품 체인점 마이클 스토어를 60억 달러에 사들였고, 트리젝 프로퍼티스를 사들이기 위해 브룩필드 프로퍼티스와 협력했으며, 에쿼티 오피스 프로퍼티즈 트러스트(EOP) 인수에도 성공했습니다. 2005년 말에는 덴마크의 이동통신 회사 TDC 매각에도 참여한 5개사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지난 2003년에는 美 재무장관을 지낸 폴 오닐을 영입했습니다.
도미노 피자를 인수한 것으로 유명한 베인 캐피탈은 270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자랑합니다. 1984년에 설립돼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메사추세츠 주지사인 미트 롬니를 포함한 5명이 1984년 설립한 바 있습니다. 2006년 초 반도체장비회사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센서사업부를 인수했고, 사상 최대 바이아웃 딜 중 하나로 기록된 병원운영업체 HCA 인수전의 일원으로도 참여했습니다. 2005년에는 선가드 데이터 시스템, 토이저러스와 던킨 도너스 인수전의 일원이었습니다.
도미노피자에서부터 스태이플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으며, 패스트푸드 체인인 버거킹과 워너 칠콧 등 베인캐피털이 보유한 기업 두 곳이 증시에 상장된 바 있습니다.
헨리 크래비스(Henry Kravis), 조지 R. 로버치, 제롬 콜버그 2세 각각의 이니셜로 1976년 설립된 KKR은 1989년 단행한 250억 달러의 RJR나비스코 바이아웃으로 유명합니다. 현재 운용자산은 270억 달러이며, 가장 공격적인 바이아웃 회사로 알려졌습니다. 담배업체 RJR 나비스코를 LBO방식으로 25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을 포함해 정보기술(IT) 업체 선 가드 시스템스(11억 달러), 덴마크 통신업체 TDC(11억 달러), VNU(10억 달러) 등의 매각에 참여했습니다. GM의 할부금융 자회사인 GMAC 지분 78% 매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사모투자펀드 5대 메이저의 마지막은 2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토마스 H 리 파트너스입니다. 1974년 설립돼 보스턴에 본사를 둔 토마스 H. 리 파트너스는 2년 만에 15억6,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스내플(Snapple) 매각 건으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토마스 H 리 파트너스는 1992년 1억3,500만 달러에 스내플을 인수한 뒤 2년 후 퀘이커 오츠에 17억 달러에 이를 되팔았습니다.
KKR이 이끈 VNU 인수전과 던킨 도너츠, 워너 뮤직 인수전에도 참여했습니다. 2006년에는 2005년 파산한 레프코에 4억5,3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8,400만 달러만 건지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제일은행과 하나로텔레콤을 사들인 뉴브리지 캐피탈의 모태펀드인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은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거점을 두고 있으며 운용자산도 200억 달러에 이릅니다. 데이비드 본더만, 짐 쿨터, 윌리엄 프라이스 등이 공동 파트너입니다. 1993년 설립된 TPG는 부실기업을 인수, 정상화한 뒤 되파는 바이아웃 펀드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US항공에 합병된 콘티넨털 에어라인과 아메리칸 웨스트, 버거킹 등이 TPG가 되살린 기업들으며, 스페인 미디어 기업 유니비젼 커뮤니케이션즈(140억 달러)의 인수에도 참여했습니다.
14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메디슨 디어본 파트너스(MDP)는 경영권 바이아웃 전문 사모투자펀드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소비재, 금융, 헬스케어 부문 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합니다. 본사는 시카고에 있으며 1992년 설립됐습니다.
센던트의 마케팅 서비스 사업부 인수전에서 베인 캐피탈을 누르고 승리한 아폴로 어드바이저스(아폴로 매니지먼트로도 불립니다)는 KKR과 함께 상장 자회사(아폴로 인베스트먼트)를 둔 사모투자펀드로 유명합니다. 1990년 설립돼 운용자산은 130억 달러이며, 본사는 뉴욕주 피처스에 있습니다. 회장은 레온 D 블랙입니다.
LG카드의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는 워버그 핀커스 역시 세계 10대 사모투자펀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966년 EM 워버그와 리오넬 핀커스의 합병으로 설립됐고, 현재 운용자산은 100억 달러이며, 찰스 카예, 조셉 랜디 공동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본사는 뉴욕에 있습니다.
워버그 컨소시엄은 지난 2000년 LG카드 지분을 20% 매입한 뒤 2003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유동성 위기를 겪던 LG카드 유상증자 이전에 대거 처분한 혐의로, 워버그 핀커스가 말레이시아에 별도로 설립한 자회사 에이콘과 피칸은 한국 검찰에 의해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바 있습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지분참여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이 100건 이상입니다. 트레이딩시스템 제공업체 나이픽스 지분 30%를 7,5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킨벨 그룹과 함께 네덜란드 케이블업체 게이스마와 에센트 케이블컴을 각각 26억6,000만 달러, 33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2005년에는 텍사스 퍼시픽과 함께 니맨 마르커스를 51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59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 중인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는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전문업체입니다. 정보조사업체인 가트너,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플렉스트로닉스, 세레나 소프트웨어 등이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가 손 댄 기업들입니다. 1999년 설립됐으며 캘리포니아 주 멘로 파크에 본사가 있습니다.
트라신다(Tracinda)는 2005년 파산 직전에 내몰린 제너럴 모터스(GM)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 유명해졌습니다. 트라신다의 전체 운용자산규모는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라신다를 세계 10대 사모투자펀드 명단에 올렸습니다. 사실 트라신다는 기업사냥꾼 커크 커코리언과 떼어놓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회사입니다. 커코리언은 트라신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있으며, ‘트라신다’라는 사명은 커코리언의 두 딸인 트레이시(Tracy)와 린다(Linda)에서 따 온 이름입니다. 1976년 설립돼 캘리포니아 주 비버리 힐스에 본사를 둔 트라신다는 MGM 미라지의 주요 주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