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바꾸기 힘들땐 생각을 바꾸어야 하고 생각을 바꾸기 힘들땐 상황을 바꾸어야 한다.그러나 이것은 둘 다 힘들다.나는 이렇게 했다.
긴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형을 도와서 벼농사를 짓기 시작했으나 일이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남의 논을 버는것이 그렇게 수월한것이 아니었다.제때에 파종하고 제때에 모를 심고 제때에 거두어들이기 위해서는 내 농기계가 있어야 원하는 날짜에 일을 할 수 있는데 많은 농사를 지으면서도 처음엔 트랙터도 이앙기도 콤바인도 건조기도 없어서 다 남의 기계로 해야 했고,당연히 기계를 가진 사람의 일정에 따라야 했고,그러다보니 수확한 곡물을 건조를 못해서 나락이 누렇게 뜨고,아무튼 힘든게 많았고 삵도 비쌌다.
농사 지어서 남은 소득은 기계 장만 하는데 다 들어가게 되니 생활의 여유를 찾기란 쉽지가 않았다.새 농기계를 살 돈이 없어서 그리고 처음 만지는 기계를 새것으로 장만하는 것은 버거운 일이아 중고 농기계를 사야했고 그러다보니 여러번 바꾸어야 했다.
다행히 웬만한 농기계는 형이 잘 다루었기에 망정이지 형이 나처럼 기계치였다면 우린 아무래도 살아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거기다 나는 언젠가부터 책이 좋아졌고 글도 쓰고 싶어졌기 때문에 차츰 차츰 일이 재미없어지고 싫증이 났다.
일하면서 공부한다는 것은 초인적인 강인한 의지와 체력이 필요한 것이기에 평범한 나로서는 둘 다 잘해낼 수가 없었다.아니 둘 다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다.그래서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일도 재미가 없고 공부가 되는것도 아니라면 이 상황을 바꾸기로 생각했다.우리 형도 힘에 부대끼는 일은 조금 줄이기로 생각하고 있어서 벼농사를 조금 줄이게 됬다.나는 이때다 싶어서 광주로 거처를 옮겼다.그러면서 공부에 좀더 열중할 수 있게 됬다.그렇게 5년이 돼간다.그 동안에 애쓴것이 있어서인지 공부가 재미 있어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세상일이란 생각을 바꾸기도 쉽지 않고 상황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그러나 꼭 하고싶은 일이 있다면 일정부분은 모험이 필요할 때도 있다.모험이 없이는 보물섬에 갈 수 없는 것이다.모험에는 위험과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고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것이기에 잘 따져보아야 한다.그러나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자신감도 있다면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라.지금 당장 실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