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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해병대-경북경찰청 수사관 녹취 공개
해병대 수사관 "왜 아무 것도 안 하십니까"
"다음에 사건 거기로 가면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
경찰 수사관 흐느끼며 "알겠습니다"
군인권센터 "외압에 무력감 느낀 수사관 눈물"
지난해 7월 경북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채모 상병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등 '윗선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사 외압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2일과 3일 해병대 수사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수사관 사이에서 이뤄진 통화 녹취 2개를 공개했다. 두 수사관이 나눈 대화에는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정황이 일부 드러난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채모 상병 사망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측은 이날 해병대수사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팀장 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2024.1.16. 연합뉴스
경북경찰청 수사관 "지휘부 검토 중이다"
지난해 8월 2일 오전 10시 30분쯤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해병1사단장 등 8명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시된 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했다. 당시 해병대 수사관은 경찰에 수사 내용을 1시간가량 설명한 뒤 부대로 복귀했다. 군인 사망 사건은 민간 사법기관이 담당하도록 한다는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2시 20분쯤 국방부는 수사기록 이첩을 지시한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보직해임했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경북경찰청에 이첩된 관련 기록을 회수했다. 이어 국방부 검찰단은 다음 날(3일) 박 대령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혐의자와 혐의 내용 등을 빼지 않고 그대로 수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것이 '항명'이라는 이유였다.
이날 공개된 첫 번째 통화 녹취는 국방부 검찰단이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자료를 회수한 직후인 2일 오후 8시 15분쯤 이뤄졌다. 해병대 수사관은 경북경찰청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식 이첩된 자료가 국방부 검찰단으로 넘어간 데 대해 따졌다. 박 대령은 이미 보직해임 통보를 받은 뒤였다.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해임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5일 오전 항명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용산구 국방부 군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3.9.5. 연합뉴스
해병대 수사관은 통화에서 경북경찰청 수사관에게 "오늘 저희가 사건을 정확하게 인계를 드렸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라며, 경북경찰청이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기록을 인계 받은 게 아니고 자료를 제공 받았다는 식으로 애매한 입장을 표명 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경북경찰청 수사관은 "내부 검토 중에 있다"며 얼버무렸다. 그러자 해병대 수사관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모든 걸 솔직하게 다 털어놨지 않냐" "'청(대통령실)에서 분명 외압이 들어올 거다'라고 저희가 말씀드린 건데, 너무 안타깝다"라며 재차 국방부 검찰단에 자료를 넘긴 이유를 따졌다.
경북경찰청 수사관은 해병대 수사관이 발언에 반박하거나 부인하지 못하고 "지휘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 대장님도 헌병대장님한테 전화를 받으셨더라, 지금 그런 사정이 있는데 제가 그 부분은 차후에 연락을 드리겠다"며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
녹취를 보면 해병대 수사관은 이미 이첩 과정에서부터 경북경찰청 관계자들에게 '수사 외압'이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말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병대 수사관이 기록을 이첩할 당시 경북경찰청 측에선 강력범죄 수사대장과 통화에 등장하는 수사관을 포함한 강력범죄 수사대 소속 경관 다수가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통화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경찰 지휘부가 (국방부 검찰단에 의한) 이첩 기록 탈취 이후에 이첩 과정과 관련해 '검토'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검토가 이뤄지고 있던 시점이 이미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가지고 간 뒤라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경찰 지휘부는 사후 대책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은 해병대수사단이 오전에 넘겨준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에 내주는 것이 타당한지 아닌지를 검토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일단 정당하게 이첩 절차를 밟은 기록을 통째로 국방부 검찰단에 넘겨주고 그 행위를 정당화 할 명분을 찾고 있었던 것"이라며 "절차상 문제 될 일이 아니었다면 늦은 시간까지 경찰 지휘부가 이 사안을 토의하고 있었을 까닭이 없다"고 했다.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미 수사 외압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었고 △'지휘부'가 뒤늦게 검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국방부 검찰단이 해병대가 제출한 수사 기록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경찰은 사실상 '윗선'의 의도를 파악하고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병대수사관-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수사관 간 통화 녹취. 2024.1.16. 군인권센터 제공
해병대수사관 네 수사관님.
경북경찰수사관 예. 죄송합니다. 여기 우리 계속 회의 중이었습니다.
해병대수사관 수사관님 저 궁금한 게 있어서.
경북경찰수사관 예.
해병대수사관 오늘 저희가 사건을 정확하게 인계를 드렸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경북경찰수사관 예.
해병대수사관 근데 왜 경북청에서는 제공을 받았다, 인계를 못 받았다고 하는지 그게 좀 궁금해서 연락을 좀 드렸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어, 못 받았다고 그게 무슨 뜻이지요?
해병대수사관 그러니까 경북청 공식 입장은 사건을 인계받은 게 아니고 사건 자료를 제공 받았다는 식으로 이렇게 뭐 이렇게 나온다고 그래서, 질문을, 뭐 설명을 드리면서 이렇게 정확하게 사건 인계서 공문까지 저희가 다 편철을 해서 인계를 드립니다라고 하고 왔는데, 사실 뭐 지금 구체적으로 저희가 들어보니까 인계받은 게 아니고 자료를 제공 받은 정도로만 이런 식으로 경북청에서 일단 입장을 표명을 하셨던데 그 사유에 대해서 궁금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예, 수사관님 저희들도 내부에 지금 검토 중에 있고요, 그 부분은
해병대수사관 아니 이미 공식적으로 그렇게 답변을 했다 그래서
경북경찰수사관 아
해병대수사관 그러니까 지금 저희는 나름대로 저희 입장 전부 다 다 설명을 좀 드렸고, 현재 이렇게 하는 부분에 대해선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말씀 다 드렸습 니다.
경북경찰수사관 네, 네, 네.
해병대수사관 근데 이제 이렇게 되다보니까 저희는, 저는 개인적으로 담당 수사관으로서 좀 그러한 부분들이 너무 이해가 안 되고, 그건 아까도 저희가 말씀을 드렸지만 이러한 외압적인 부분에서 저희도 이렇게 하지마는 그 ‘청에서 분명 외압이 들어올 거다’라고 저희가 말씀드린 건데, 하 저희는 조금 개인적으로 조금 너무 안타까워서, 뭔가 사유가 있지 않을까. 그 이유를 들어보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아 예,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수사관님. 저희들, 지금까지 저희들도 제가 뭐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저희들도 지휘부에 검토 중이라서 제가 일단은 안 그래도 저희 대장님도 헌병대장님한테 전화를 받으셨더라고요. 지금 그런 사정이 있는데 제가 그 부분은 차후에 연락을 제가 드리겠습니다, 수사관님.
해병대수사관 아, 너무 어렵습니다, 수사관님.
경북경찰수사관 하 예.
해병대수사관 저희는 정상적으로 다했는데 결국, 결국은. 그냥 결국은 저희가 죽일 놈이 되어서. 저는 너무 이 모든 상황이 실망스럽고 아...... 그냥 아...... 네 수사관님 좀. 분명히 공식적으로 공문도 다 갔는데. (침묵) 입장이 다 있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경북경찰수사관 예 예.
해병대수사관 알겠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수사관님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수사관님.
해병대수사관 알겠습니다. 예 들어가십쇼.
경북경찰수사관 예 수사관님.
고(故)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2023.7.22. 연합뉴스
"무고한 해병대원이 죽었습니다"…흐느끼는 경찰 수사관
두 번째 녹취는 다음 날인 8월 3일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이 군 형법상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되고 국방부 검찰단이 해병대 수사단을 압수수색하는 상황에서 해병대 수사관이 경북경찰청 수사관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강한 어조로 항의하는 내용이다.
해병대 수사관은 통화에서 "이거 너무한다 생각 안하십니까? 저희가 범죄자 취급받으면서 지금 압수수색 당하고 있습니다"라며 "사람이 죽었습니다. 사실 규명을 위해서 그 책임자를 찾고 진실 밝히고 이게 뭐가 잘못됐습니까. 왜 경북청에서는 아무 것도 안 하십니까"라고 경북경찰청의 침묵에 항의했다.
또 해병대 수사관은 "저희 수사단장님(박정훈 대령)이 형사 입건됐습니다. 휴대폰도 압수당하고 압색 다 들어오고 여기도 동시에 다 들어와 있는데"라며 "무슨 근거로 사건 기록이 그렇게 (국방부 검찰단에) 가야 되고, 왜 경북청에서는 이첩받았다고 정당하게 말을 못하시고,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를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거 나중에 밝혀지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는 겁니까? 우리는 겁이 안 나서 이렇게 했습니까? 겁났으면 이렇게 말도 안 했습니다. (사건 기록을 경찰에) 주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모든 걸 솔직하게 다 털어놓지 않았습니까"라며 거듭 경찰 측에 따졌다.
경북경찰청 수사관은 해병대 수사관의 항의에 연신 한숨을 쉬면서 "그거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밝혀질 건 밝혀져야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어떻게 그렇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당혹해 했다.
해병대 수사관은 "진실을 이렇게 왜곡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무서울 줄은 몰랐습니다. 다음에 꼭, 사건이 꼭 거기(경북경찰청)로 가면 철저하게 수사를 좀 해주십시오, 무고한 해병대원이 한 명 죽었습니다"라며 채 상병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달라고 당부했다.
경북경찰청 수사관은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당부에 흐느끼는 목소리로 거듭 "알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경북경찰청 수사관도 해병대 출신으로 보인다. 해병대 수사관은 울먹이는 경북경찰청 수사관을 달래듯 통화 말미에 "저 해병대 906기입니다. 대선배님이신 걸 알고 있습니다"라며 "필승"이라고 경례했다.
군인권센터는 "해병대 수사관은 분노하고, 경북경찰청 수사관은 무력감에 눈물을 흘리는 통화 내용으로 알 수 있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윗선의 지시에 따라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경찰에도 윗선의 압박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경북경찰청장에게 외압이 있었던 7월 31일 이후 8월 3일까지 누가 연락을 해 기록 탈취를 상의한 것인지 수사해 봐야 한다"면서 "연락을 한 곳이 대통령실인지, 국방부인지, 국방부검찰단인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해병대수사관-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수사관 간 통화 녹취. 2024.1.16. 군인권센터 제공
해병대수사관 수사관님.
경북경찰수사관 아, 예 수사관님.
해병대수사관 수사관님. 이거 너무한다 생각 안하십니까? 저희가 범죄자 취급받으면서 지금 압수수색 당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하...... 맞습니다.
해병대수사관 사실 규명을 위해서 그 책임자를 찾고 진실 밝히고 이게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왜 경북청에서는 왜 아무 것도 안하십니까? 왜 그러십니까? 진실을 밝히는 게 잘못되었습니까?
경북경찰수사관 아니 그거 잘못된 거 아닙니다, 수사관님.
해병대수사관 그런데 왜 우리가 압수수색 받고 이렇게 범죄자 취급 받아야 합니까? 아시지 않습니까.
경북경찰수사관 예 그렇게, 그 맞습니다. 그게 어떻게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저희들도 잘 모르겠는데......
해병대수사관 무슨, 무슨 근거로.
경북경찰수사관 수사관님. 그 맞습니다. 그거 밝혀져야 될, 모든 거는 밝혀져야 죠. 당연히. 맞습니다, 수사관님.
해병대수사관 죄송합니다.
경북경찰수사관 예 수사관님, 제가.
해병대수사관 죄송합니다. 수사관님께 그렇게 그 이유없는데, 죄송합니다, 수사관님.
경북경찰수사관 아닙니다, 수사관님. 저도...... 진짜. 근데요 수사관님. 밝혀질 건 밝혀져야죠. 하......
해병대수사관 죄송합니다, 수사관님. 괜히 제가 흥분한 것 같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아 진짜...... 하...... 참...... 하......
해병대수사관 저희 수사단장님이 형사 입건됐습니다. 휴대폰도 압수당하고 압색 다 들어오고 여기도 동시 다 들어와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 사건 기록이 그렇게 가야 되고, 왜 경북청에서는 이첩 받았다고 정당하게 말을 못하시고,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 나중에, 이거 나중에 밝혀지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는 겁니까? 우리는 겁이 안나서 이렇게 했습니까? 겁났으면 이렇게 말도 안 했습니다. 주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모든 걸 솔직하게 다 털어놨지 않습니까. 수사관님의 힘이 발휘 못 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수사관님도 실무자이기 때문에.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데. 아무도 진실을... 하 이렇게 왜곡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무서울 줄은 몰랐습니다. 다음에 꼭, 사건이 꼭 거기로 가면 철저하게 수사를 좀 해주십시오. 수사관님.
경북경찰수사관 알겠습니다.
해병대수사관 저희 무고한 해병대원이 한명 죽었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알고 있습니다.
해병대수사관 네, 그 부모님 앞에서 저희가 맹세를 했습니다. 맹세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혀서, 그 예방의 목적에, 저희도 예방 못했다면 저희도 처벌받겠다고 했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흐느낌)
해병대수사관 감사합니다 전화주셔서 수사관님.
경북경찰수사관 (흐느낌) 알겠습니다.
해병대수사관 감사합니다, 수사관님. 저 해병대 906기입니다. 대선배인 거 알고 있습니다.
경북경찰수사관 (끅끅하는 소리) 알겠습니다.
해병대수사관 죄송합니다, 수사관님.
경북경찰수사관 아닙니다.
해병대수사관 예 들어가십시오.
경북경찰수사관 알겠습니다.
해병대수사관 예 필승.
"국정조사 해야 외압 밝힐 수 있어…국회의장이 막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공개한 녹취 파일과 관련, "제보 받은 바에 따라서 공익적 목적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법적 검토를 거쳐서 공개를 하게 된 것"이라며 "녹취 파일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뿐 아니라 국방부 검찰단도 압수수색을 했기 때문에 확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소장은 "박정훈 대령, 생존한 해병들, 오늘 공개한 통화에 등장하는 해병대 수사단과 경찰의 실무자들, 지난해 이미 공개한 해군 군검찰-해병대 수사단 통화에 등장하는 군검사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증언을 들어봐야 할 사람이 수도 없이 많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현역 군인이거나 공무원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들에게 발언대를 만들어주거나 수사기관이 조사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진술은 확보하기 어렵다. 경찰도, 공수처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권력의 눈치를 보며 수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왼쪽)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채모 상병 사망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측은 이날 해병대수사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팀장 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2024.1.16. 연합뉴스
임 소장은 "남은 것은 국회가 국정조사를 실시해 공식적 발언대를 만들어 주는 길 뿐"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로 외압의 실체를 밝히면 국회에 계류 중인 특검법의 향배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 11월 국정조사 실시 요구서가 본회의에 보고된 바 있다. 국정조사 실시는 본회의 의결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의장이 국정조사를 상임위원회에 맡길지, 특별위원회에 맡길지만 결정하면 된다.
임 소장은 "하지만 국정조사 추진 역시 동력을 잃고 멈춰버린지 오래"라면서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판했다. 그는 "김 의장은 요구서를 받아 놓고 2달째 조사위원회 결정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절차를 밟아 요구된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의장이 판단할 법적 권한이 없음에도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실시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사위원회결정권을 이용해 국정조사 진행을 막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외압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와중에 여당이 국정조사 실시를 찬성할 리가 만무하다"며 "정부의 부정을 밝히는 목적으로 실시하는 국정조사를 어떻게 여당의 동의를 받아서 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73%가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채 상병 사망 사건과 수사 외압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다"며 "김 의장은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부터 국회의장에게 보내는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 결정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8월 채 상병 사건 국정조사 실시 청원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5만 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낸 바 있다.
군인권센터는 "김진표 의장은 지금이라도 즉시 국정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결정해 국회의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라"며 "그것이 젊은 해병대원의 죽음 앞에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드는 첫 걸음"이라고 했다. 아울러 시민들에게도 "채수근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이, 생존 병사들의 씻지 못할 트라우마가, 박정훈 대령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을 수 있도록 서명에 동참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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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나 화가 나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납니다.
서명 동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