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공행진의 유려
임병식 rbs1144@hanmail.net
무엇이 고공행진을 한다는 건 듣기엔 일단 좋아 보인다. 위로 치솟는다는 뜻이니 먼저 성적이 연상되고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일테면 지금처럼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주택자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큰 소외감과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것인가.
요즘 들려오는 소식은 한숨소리 높아지는 소리인데 집 없는 서민에게는 절망감 그 자체이다. 내집 마련의 꿈이 무너질 뿐 아니라 앞날 자체가 암흑이기 때문이다. 들리는 소식은 이사철도 아닌데 수도권 집값이 연일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일찍이 이런 광풍이 있었나 싶다. 하지만 지방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어서 도통 풀릴 기미가 없다. 그런데 유독 수도권만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8.2대책을 내놓았으나 별 효가가 없는 것 같다. 아니 숫제 씨알이 먹히지 않는 것 같다. ‘아나 뜻대로 작동하나 봐라’ 하는 식으로 비웃고만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거기다 기름을 붓는 것은 부의 세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10살 미만자의 집 소유는 8,939명이나 된다고 한다. 금수저의 대물림으로,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금이 중세시대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바라보는 기분은 착잡하다. ‘이게 정상적인가’를 넘어서 ‘도대체 정부는 부동산 시장, 특히 집값을 안정시킬 의지나 있는가’ 하는 한탄과 원망과 자조를 하고 있다.
오늘자 조간신문에서는 작금의 주택시장 과열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온통 수도권 아파트 폭등현상을 다루고 있다. 꼼꼼히 읽어보니 여간 문제가 많은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내놓은 정부정책이 물샐 틈 없이 촘촘한 줄만 알았는데 곳곳에 허점과 부실함이 드러난다. 그간 집값을 잡겠다는 공언은 한갓 종이 호랑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떨치기 못하게 한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치솟는 집값을 잡을까. 무엇이 두려워 시장의 눈치를 보는 것일까. 우선 미흡하게 생각되는 것이 보유세의 부과가 아닌가 한다. 17억짜리 아파트의 종부세가 고작 연간 5만원 인상이라니 이래가지고 어찌 뛰는 집값을 잡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대출을 규제함에 있어서도 구멍이 보인다. 제2금융권 대출을 그대로 둔 것은 투기세력에게 문을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주택시장은 심각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미흡한 조치로 대응하는 동안 수도권 아파트값은 고삐 풀린 망아지 꼴이다. 통제가 되지 않고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들리는 말로는 몇 달 사이 4,5억 원이 오른 곳이 수두룩하단다. 정부 규제가 강력한줄 알았는데 종부세나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미미하니 투기세력들이 마음놓고 부동한 시장을 오염시킨 결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없는 서민들만 허탈감에 빠지고 있다. 신문에는 그 구체적인 사례를 보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집을 처분한 한 40대 가장은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어 대출금 인상을 우려한 나머지 아파트를 처분했단다. 한데 당시 6억 원이던 것이 지금은 10억 원을 호가하여 눈앞에 캄캄해졌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빚게 만든 것을 두고 바른 부동산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서울 대치동에 큰 평수의 아파트를 소지하는 지인에게서 다음과 같은 불평을 들은 적이 있다. 재산세가 너무 많이 나와서 걱정이라는 것이다. 한해 백만 원이 넘게 나온다기에 농 삼아서 그게 부담스러우면 처분하고 외곽에 나가 공기 좋은 곳에서 살면 되지 않는냐고 했다. 그랬더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그곳의 현 시가가 30억 원이 넘는데 그만큼 세금이 나온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들은 이번에 가만히 앉아서 단기간에 또 수억을 벌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부과된 세금을 불평하니 없는 입장에서는 엄살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상황이 이러하니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되어 불만이고, 고가주택자과 다주택자는 오르는 것에 비해 푼돈 수준인 세금을 불평하니 한나라를 유용하는 위정자들로서는 이래저래 걱정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양쪽에서 불평불만이 제기된다면 차제에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부동산으로 더는 재산증식을 못하게 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없애고 불로소득을 올리지 못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주변에서도 보면 사람들이 여전히 부동산 불패의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끝없이 집과 땅을 사고 파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그렇게 하면 무언가 남기기 때문에 그리할 것이다.
그렇다고 보면 이들에 대한 세금징수부터 철저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은 전국토가 전산화되어 있고, 사고 판 내력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으니 정밀하게 들어다보아 세금을 징수한다면 투기수요는 분명코 잡히리라고 본다.
요즘에 흔히 듣는 말이 있다. ‘똑똑한 집 한 채’라는 말인데 그 말이 여간 생뚱뚱맞지 않다. 똑똑하다는 것은 사람에게나 붙여지는 말인데, 그것을 아파트에 붙여서 쓰니 새삼 아파트를 얼마나 우선시하고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지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수도권 전지역에 광풍이 불고 있는 지금, 정부가 할 일은 분명하다고 본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토지 보유세와 종부세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투기목적의 대출규제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여 억제하는 것이다. 아울러서 차명으로 이루어지는 불법거래를 막는 것이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땅을 사서는 차액을 남길 수도 없고, 아파트는 오직 실수요자가 자기 살집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아파트로 돈을 벌수 없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져주어야만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한 장애요소가 있다면 정부는 발 벗고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 더는 오르는 집값을 보면서 한숨 짓는 무주택자와 신혼부부들이 박탈감으로 눈물을 흘리지 않게 임대주택보급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18)
첫댓글 서울과 수도권에서 집 없는 설움이 깊어져가네요. 지방에서는 침체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말입니다.
부동산 경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정부에서도 고민이 크리라 생각합니다.
금리가 낮다보니 돈이 투기쪽으로 몰리는 듯합니다.
사실 자기가족이 살아가는 집은 가격이 오른다고해도 세금부담만 가중될 터이니 그다지 반가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투기를 불식시키는 확실한 정책이 긴요하다 싶습니다. 서울에서 집없는 서민이 내집을 장만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무엇보다도 임대주택 공급사업의 대폭적인 확대 등을 통해 집없는 서민에게 집을 제공하는 정책이 집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수도권 집값의 오름새가 광풍수준인것 같습니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강역한 규제수단인 보유세 인상을 손놓고 있는 바람에 투기장화하여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이에 무주택자와 젊은 신혼부부들은 눈물을 짓고 있습니다.
확기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지공개념이 도입되야 부동산 투기가 없어질 거라 봅니다. 이대로 뒀다가는 일본 부동산 거품이 빠진 것처럼 대란이 예상됩니다. 미국도 서브모기지론으로 곤욕을 지뤘지요. 국민이 총선에 힘을 실어준 만큼 국회에서 급한 현안들부터 빨리 처리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동산 폭동을 잡지 않으면 국민들은 현정부는 불신할 것입니다. 집권당은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인식으로 이문제에 접근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