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전반기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황우석교수의 배아줄기세포추출성공소식은 같은 해 후반부에 들어와서 추출작업을 진행할 때 같은 팀의 연구원들의 난자와 매매난자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이 사실을 논문에 정직하게 명시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큰 위기를 맞이했으며, 설상가상으로 논문에 게재된 자료의 정직성에 문제가 있다는 추가적인 의문이 제기됨과 더불어 일파만파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는 근거자료의 정직성 문제와 부당한 난자사용문제가 집중적으로 부각되어 있다. 인간 생명의 손상여부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독교생명윤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가장 심각한 문제인 배아파괴문제는 일반언론에 거의 부각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난자사용문제가 언론에 가까스로 노출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줄기세포란 인체 안에 있는 세포들 중에서 다양한 신체의 기관들이 조직들로 분화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를 가리킨다. 사실상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은 네가지 정도가 되는데, 언론은 배아줄기세포만을 줄기세포연구인 것처럼 보도함으로서 배아줄기세포를 반대하면 줄기세포연구나 추출 자체를 반대하고 따라서 난치병치료를 가로막는 듯한 같은 인상을 주고 있으며, 바로 이 점이 일반대중으로 하여금 아무리 윤리적인 문제가 있어도 배우줄기세포연구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에는 잔여배아를 이용하는 방법, 체세포핵이식배아를 이용하는 방법, 사람의 체세포와 동물의 난자를 이용하는 방법, 성인의 체세포 안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소개한 잔여배아를 이용하는 방법이란, 인공수정을 하는 남은 냉동된 배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배아를 플라스크의 배양액에 넣은 뒤에 전기충격을 가하면 분열을 시작한다. 이 배아가 배반포기단계에까지 자라났을 때 이 배아 안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를 꺼낸다. 이 과정에서 배아는 파괴된다. 박세필 박사가 추출에 성공하여 미국특허를 취득한 것이 바로 이 방법을 이용했다.
두 번째 소개한 체세포핵이식배아를 이용하는 방법이란 성인의 체세초와 탈핵난자를 융합시켜 배아를 만든 뒤에 이 배아가 배반포기단계에까지 자라났을 때 배아 안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를 꺼내는 방법이다. 황우석 교수가 이 방법을 이용했다.
이 두가지 방법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추출이다. 수정이 이루어진 후 분열을 거듭하던 배아의 세포들은 일정한 때가 되면 신체의 각종 장기로 갈 길이 정해진다. 그러나 이 길이 정해지기 전에는 세포 하나하나가 어느 장기로든 분화될 수 있는 만능성(omnipotency)을 지닌다. 이 세포를 줄기세포라고 한다. 생명공학자들은 이 줄기세포를 고장난 장기에 주입하면 신선한 장기로 자라나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예컨대 뇌가 손상된 환자에게 이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줄기세포가 건강한 뇌세포로 자라나 손상된 뇌를 대체하고 마침내는 뇌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게 된다는 논리다.
그런데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해내는 이 두가지 방법은 몇가지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문제점은 배아를 인간으로 보고 있는 기독교생명윤리의 입장에서 볼 때 배아줄기세포추출은 인간을 죽이는 살인행위가 된다. 사람을 죽이고 그 댓가로 과학의 진보를 얻어 보려는 시도가 된다. 체세포핵이식배아를 이용하는 생명공학자들은 이 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융합해서 만들어진 배아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은 인간을 죽인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체세포의 핵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이루어진 수정란이 몇 번 분열을 거듭한 것일 뿐 수정을 거쳐서 이루어진 배아와 그 구성과 성질에 있어서 전혀 차이가 없다. 이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하면 복제된 인간이 태어난다. 이 방법으로 이미 양, 송아지, 개, 고양이 등이 태어났다는 사실은 같은 방법으로 인간도 태어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체세포핵이식배아와 수정배아를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
둘째, 잔여배아방식이든 체세초배아방식이든 배아줄기세포추출은 난자가 없으면 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열흘 가까이 호르론을 집중투여하여 과배란상태를 만든 다음 전신을 마취시키고 난소에 긴 바늘을 찔러 넣어 한번에 10개이상의 배란된 난자를 꺼내야 한다. 한달에 한개밖에는 배란되지 않는 난자를 이렇게 무리하게 배란시켜 꺼내고 나면 여성에게는 출혈, 불임, 통증과 같은 부작용이 뒤따르며 심지어 죽은 겨우도 있다. 따라서 사전에 충분히 고지가 된 여성의 경우에는 난자채취에 응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난자를 얻기 위해서는 고가의 댓가를 지불한다든지, 같은 연구팀에 속한 하급여성 연구원에게 무언의 압력을 넣어서 난자를 기증받는 편법을 피해가기 어렵다. 예컨대 서울대에 설립된 줄기세포허브에 2만명 이상이 등록되었다고 하는데, 이 사람들에 대한 치료를 시작할 경우에 한 사람당 난자가 10개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20만개 이상의 난자가 필요하다는 말인데, 이 난자를 어디서 어떻게 확보한단 말인가?배아줄기세포추출이 계속되는 한 무리한 난자획득과정은 계속될 것이다.
셋재, 배아줄기세포는 두가지 결정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단 한건도 치료에 응용된 일이 없으며, 응용될 전망도 거의 없다. 배아줄기세포는 신체의 어느 장기로도 분화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세포인데, 이 특징이 결정적인 약점이 된다. 배아줄기세포는 어느 곳으로 튈지 알 수 없는 럭비공과 같아서 특정한 장기에 주입했을 때 어떤 장기로 자라날지 예측할 수 없다. 뇌질환을 앓고 있는 어느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하자 뼈, 살, 머리카락이 자라나와 기겁을 하고 작업을 중단한 일이 있다. 뿐만 아니라 배아줄기세포를 성체에 주입했을 때 암세포로 전이된다는 사실이 몇차례의 실험을 통하여 이미 입증되었다.
줄기세포를 추출해내는 세 번째 방법은 인간의 체세포와 동물의 난자를 융합시켜 얻은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해내는 방법인데, 이 방법을 통하여 추출해낸 줄기세포를 인체에 주입할 경우에 동물에게는 해가 없지만 인체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인체 안에 들어 올 위험이 있으며, 이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하게 하면 키메라가 탄생하여 창조질서를 교란시키게 된다.
마지막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해내는 네 번째 방법은 성인의 몸, 곧 제대혈이나 골수세포나 지방 등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를 추출해내 단순 배양하여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배아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배아파괴라는 윤리적인 문제를 피해갈 수 있으며, 이미 어느 정도 분화가 된 상태의 줄기세포이기 때문에 특정한 장기로의 분화가 가능하며, 암세포로 전이될 위험도 없다. 이미 수십년간 임상실험을 통하여 65가지의 난치병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 있으며 난치병 치료에 가장 근접해 있는 상태다. 따라서 미래의 줄기세포연구는 엄격한 윤리적인 통제하에 성체줄기세포연구를 지향하면서 이 연구에 뒤따를 수 있는 부작용을 정직하게 알리고 줄여 나가는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