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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무에타이, 킥복싱, 프로 격투기 원문보기 글쓴이: 카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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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7 오후 2:14:40 | |
[대선수는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진은 국내 최강 임치빈의 경기 장면. 사진=윤여길 기자/ gilpoto@empal.com] 세계 각국엔 무수한 파이터들이 존재한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 득실거린다. 같은 도장에서 배운 선수라 해도 스타일이 다르다. 그래서 선수들은 여러 파이터들과 대전해서 얻은 경험으로 인해서 점점 강해져 가는 것이다. 펀치가 좋은 선수, 킥이 좋은 선수, 무릎이 좋은 선수… 일일이 나열 하자면 한이 없다. 그 많은 선수들을 물리치고 정점에 서는 선수가 챔피언일 터다.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여러 선수들을 지도해보고 있지만 하나의 정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결국 경기란 가위바위보와 같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가령 펀치가 강하다 해도 무적이 될 수 없고 킥의 달인이라 해도 누군가에는 지게 마련이다. 무지막지한 파워를 가진 선수는 체력이 약하거나 맷집이 약한 걸 볼 수 있었다. 또한 엄청난 테크니션은 솜방망이 같은 펀치를 가져서 많이 때리지만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 하고 결국 자신이 한방에 가는 경우도 지켜봤다. 그래서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이 두 가지를 타고난 선수가 챔피언이 된다. 물론 이것은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게 필수 전제다. 이제껏 20여년간 격투기에 몸 담은 내 경험에서 3명 정도는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가 있었다. 온갖 기술을 이것저것 다 구사할 수 있었으며 자신만의 무기도 가진 선수였다. 이름은 거론하지 않겠으나 이 선수들은 링에 올리고도 맘이 놓였다. 기술도 그렇지만 훈련하는 양이나 운동에 임하는 태도가 듬직했기 때문이다. 그런 선수들은 名醫(명의) 같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마치 환자의 아픈 부분에 침 한 대 놓아서 병을 고치듯이 상대의 허점이 보이지 않는데도 펀치나 킥을 정확히 꽃아 넣는 게 마치 명의가 침을 놓는듯한 인상을 준다. 이들은 결코 무식하게 힘만 앞세워 공격하지 않는다. 상대의 상하체 여기저기를 진단하듯 가볍게 두드리다가 상대의 약점을 찾은 후 비로소 그곳에 집중적인 공격을 퍼붓는다. 그러한 것은 가르쳐서만 되는 게 결코 아니다. 타고난 파워나 의욕만 가지고도 안 된다. 스스로 부단한 연습을 통해서 기술 하나하나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또 개량해 나가야만 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심(心, 마음가짐). 체(體, 체력), 기(技, 기술) 이 세 가지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격투기 잡지를 읽을 기회가 많았다. 그런 잡지들에는 심체기(心體技)란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처음엔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갈수록 깨닫게 된 것은 이것이야말로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심(心). 즉 하려는 의지란 뜻으로, 아무리 좋은 스승이 지도를 해도 본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다. 우리 속담에 소를 물가로 끌고 가도 소가 마시려 하지 않으면 물을 먹이지 못 한다는 말이 있다. 선수가 되려는 의지가 우선 필요하고 아무리 힘든 훈련도 견뎌 낼 각오가 필요하다. 그 다음은 체(體). 체력을 뜻한다. 우선 힘이 있어야만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 타 종목의 예를 들어보자.야구나 축구 등에서 주니어 선수는 세계 무대에 나가면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 이유는 알다시피 우리 학원 계의 감독들이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면 바로 해고되는 풍조와 연관이 깊다. 그 나이에는 기초체력을 단련할 나이인데 성적을 위해서 경기를 이기기 위한 방법만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시니어 급이 되면 외국세에 밀리게 된다. 우리 체육관 관원들 또한 이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술을 초보에게 가르치지 않는다. 알기만 하고 사용 못 할 기술을 가르쳐 뭣하겠는가. 마지막으로 기(技). 즉 선수에게 필요한 테크닉이다.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 원정 가면 대부분 1.2라운드는 우세하게 게임을 운영한다. 앞의 설명처럼 기술위주로 가르치다 보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3라운드가 지나면 더 이상 사용할 체력과 기술이 남지 않게 된다. 깊고 풍부하게 배운 것이 아니라, 얕게 배웠기 때문이다. 결국 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 대목은 지도자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일류 선수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는 게 아니다. 우선 선수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멀리 보고 갈 줄 아는 지도자의 혜안이다. 젠니혼킥복싱연맹 지부도장, 메지로짐 한국지부 청무체육관 총관장/ jaechoi2001@daum.net <©싸이뉴스 www.psygram.net>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