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박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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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노출에 당황 일부 언론에 의해 얼굴이 공개된 경기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강모씨가 얼굴공개 사실을 알기전인 1일 오전 상록경찰서를 나설 때는 모자만 쓰고 있었으나, 이후 현장검증 때는 손을 들어 적극적으로 얼굴을 가렸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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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2일 낮 12시 55분]"자, 해봐. 시체 손톱을 먼저 자른 게 맞어?"경기도 안산 부곡동 산 28번지 야산. 강씨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수원에서 유인해 안산 팔곡동에서 살해한 김모(48)씨의 암매장 모습을 재연했다. 강씨는 경찰이 준비한 모형 가위로 마네킨 손톱 자르는 시늉을 했다.
현장 검증을 보기 위해 찾아온 시민 십여 명은 "어머나"를 연발하며 혀를 찼다. 한 시민은 "얼마 전 이쪽 부근 공원에서 사람 한 명이 목을 매 자살했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마을 분위기가 더욱 흉흉해졌다"고 말했다.
강씨는 1일에 이어 2일에도 오전 9시부터 현장 검증에 나섰다. 이날 현장 검증에서 강씨는 김모(48)를 비롯해 20살 연모씨, 그리고 골프장에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아직 시신 발굴 조사를 하지 못한 김모(37)에 대한 유인-살해-암매장 모습을 재연할 예정이다.
이날 강씨는 1일과 똑같이 야구모자 위에 점퍼 모자를 눌러써 얼굴을 철저히 가렸다. 강씨는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 없이 안산 상록경찰서에서 바로 경찰차에 올라 타 사건 현장으로 떠났다.
강씨 쫓는 언론사들... 경찰, 추가범죄 여부 분석 작업중이날도 언론사 차량 30여 대가 몰려 비상등을 켠 채 곡예 운전을 하며 강씨를 실은 경찰차를 쫓았다. 기자들의 집요한 추격에 경찰은 "점심 먹을 때는 제발 쫓아오지 말아 달라, 피의자 강씨도 좀 쉬어야 오후에도 현장 검증을 할 것 아니냐"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경찰은 강씨의 여죄를 추궁하며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유사한 사건을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경찰은 2004년 5월 2일 충남 서천에서 발생한 카센터 화재 사건에 관심을 갖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사고로 여주인 김모(43)씨의 자녀와 이웃 주민 3명이 숨졌고, 김씨도 8일 뒤인 10일 서천군 기산면의 한 공사현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서천은 강씨의 고향이다. 하지만 사고 발생 당시 강씨는 서천에 살지 않았다.
또 경찰은 지난 해 5월 인천에서 실종된 최모(50)씨 사건도 조사하고 있다.
[1신: 2일 오전 10시 10분]연쇄살인범 강씨 "내 아들들은 어떻게 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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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모씨이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양노리 39번 국도변에서 군포 노래방 도우미 배모씨를 살해 한 뒤 시신을 유기하는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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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강아무개씨는 자신의 얼굴 사진이 공개된 것에 대해서 "내 아들은 어찌 살라고 얼굴을 공개하나?"고 말했다고 경기경찰청 수사본부 이명균 강력계장이 2일 밝혔다.
이 계장은 이날 오전 8시30분 안산 상록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강씨가 자신의 얼굴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알고 난 뒤 많이 괴로워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16살, 14살, 8살 등 모두 3명의 아들이 있다.
강씨가 자신의 얼굴이 언론에 공개된 사실을 안 것은 1일 현장 검증 직전이다. 당시 몰려든 기자들이 강씨에게 "당신의 얼굴이 일부 언론에 공개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당시 강씨는 묵묵부답이었다. 경찰은 그때까지 강씨에게 언론 보도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었다.
한편 전날까지 국가인권위의 피의자 얼굴 공개 권고를 비판했던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는 뒤로 한발 뺐다.
이 계장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가 사진을 입수해 보도하는데 어떻게 뒷감당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큰일 날 수 있다, 계속 피의자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