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인문학 자유를 찾아 보편적 사유를 따라- 저자
- 김용희
- 출판
- 맑은샘 | 2018.1.8.
- 페이지수
- 292 | 사이즈 154*225mm
- 판매가
- 서적 11,700원
책소개
인간 삶의 본질적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은 ‘그냥 세상에 던져진 존재’인가? 결국 잠시 일다 사라지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일 뿐인가? 건너뛸 수 없는 질문. 간과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갈증 앞에 서지만 철학은 ‘철학 함’이 되어버리고 종교는 ‘종교 함’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놔 주지 않는 질문’으로의 여정에 사회는 굴려 보고, 역사는 쪼개 보면서, 놀며 쉬며 그렇게 가보자. 그 과정들을 관조하며, 즐기며, 느끼며….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목차
이유 3
저작 의도 4
제1장 빗장 인문학
― 그 남자가 사는 법 13
― 거미줄에 걸린 아침 15
― 뷰티풀 라이프 21
― 거짓과 우상 25
― 사람의 사랑법 29
― 늙어가기 33
― 텔레비전을 보는 이유 36
― 레옹의 화초 41
― 이름을 부른다는 건 46
― 초막(草幕)과 소암(燒庵) 52
― 숙제의 특권 55
― 담벼락 타기 58
― 노릇과 놀이 65
― 어느 교수의 죽음 69
― 낭만 오디세이 73
― 시간 사용설명서 77
― 귀뚜라미 일기 81
― 육십 즈음에 85
― 불편 대화법 91
― 하늘만큼 땅만큼 97
― 결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02
― 빗장 열기 107
제2장 사회 인문학
― 작은 녀석의 입대 119
― 고스톱 개론 126
― 양파밭 풍경 132
―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136
― 직업소명설 141
― 강대국의 조건 146
― 얼간이 150
― 깡통 세대 153
제3장 역사 인문학
― 세종과 인조 161
― 클레오파트라와 압구정 165
― 역사는 흐른다 169
― 화담 서경덕 173
― 매월대에서 178
제4장 철학 인문학
― 상식의 인문학 185
― 동서양의 만남 192
― 우리 전통과 문화는 아류일 뿐일까? 196
― 철학은 소모적 학문인가? 199
― 언어는 존재의 집 202
― 잃어버린 나 210
― 왜 강남사람이 되려고 할까? 216
― 초인의 꿈 220
― 욕망의 현상학 226
― 수상한 철학관 232
― 포스트모더니즘 235
― 기독교?! 239
― 모순과 비약 243
제5장 영화 인문학
― 영화 이야기 251
― 인턴 255
― 더 하트 오버 더 시(모비딕) 257
― 사우스 포 259
― 대호 261
― 오베라는 남자 263
― 미 비포 유 266
― 터널 269
― 허드슨 강의 기적 272
― 럭키 274
― 노트북 276
― 파도가 지나간 자리 279
― 첫 키스만 50번째 282
― 택시 운전사 284
― 남한산성 288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책 속으로
이름을 부른다는 건
혼자 중얼거려 본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며칠 동안 우울했다. 아니 계속 우울하다. 해는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거리, 등산을 마치고 내려와 차 시동을 걸고 운전을 막 시작하는데 누군가 “아빠!”하고 부른다. 차창 문을 열고 보니 작은 녀석이 친구와 운동하고 오다 내 차를 발견하고 부르는 소리다.
그 순간, 갑자기 가슴을 눌러대던 묵직한 돌멩이가 치워진 듯하다. 숨이 막힐 듯 외로운 날들이 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그 고독에 눌러 어찌해볼 수 없는 날이 있다. 분명 내 주변엔 수많은 조약돌이 있고, 나 역시 그 조약돌들 가운데 하나건만 아무도 없는 공간에 홀로 떨어진 느낌에 사로잡히는 날이 있다. 여긴 어디인가? 이 빈 공간은 어디인가? 그런 날들일수록 간밤의 꿈은 군중 속의, 아니 이웃들 속의 나였다. 그런 날이면 유독 삶이 까마득해 한참을 누워있다 떨치듯 일어나야 한다. 그 공허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삶 속으로 자신을 속히 던져야 한다.
서른이 다 되어가는 아이들, 아니 이제 어른이다. 순발력도 감성의 탄력성도 나보다 낫다. 이미 어른. 그런데 왜? 이런 예비군 아들이 그날 “아빠!” 하며 불러주는 한마디가 지난 며칠간의 ‘무의미’를 걷어 낸 것일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은 날들’, ‘산다는 것의 무의미성’. 『고도를 기다리며』처럼, 마치 길을 잃은 채 안개에 파묻혀 지낸 일상 속에 의식 없이 의욕 없이 머물다가, 아들이 나를 부르는 그 순간 그 습관 같았던 그 ‘무의미라는 일상’이 참으로 소중함으로 와락 다가왔다. ‘무의미無意味’ 뒤에는 ‘비의미非意味’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니 ‘비의미’ 뒤에는 ‘무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갑자기 느꼈다.
난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한 번도 제대로 못 불러본 것 같다. 엄하고 어려워 부르지도 못했었다. 그건 부자지간 서로에게 큰 불행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버지’라고 부를 언덕이 있는 이는 행복하다.
그 언덕이 이제 비바람에 허물어져 낮은 이랑 같이 되어도. 서 있을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는 언덕이 있는 이는 행복하다. 언덕이 있다면 서 있을 수 있지 않은가, 바라볼 수 있지 않은가. 부모를 떠나보낸 이들은 ‘소중함’이란 그걸 잃어 본 후 절절히 느껴지는 ‘그 어떤 감정’인 것을 안다. - 46p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출판사서평
빗장을 열고, 자유롭게 살고 생각하라
삶에 관한 자유로운 사유를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사회, 역사, 철학, 영화를 통해 기원전 고대의 인물부터 최근의 영화까지 다루며 사색과 깊은 통찰을 이끌어내는데, 그 소재도 사랑, 정치, 늙음, 언어, 민족, 욕망까지 다채롭기 그지없다. 그 사유의 흐름은 때로는 번쩍 정신이 들게도 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잔잔한 미소를 짓게도 하는데, 그 바탕에는 언제나 휴머니즘이 있다. 독자는 이 책과 함께 사유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결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