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복의 시집＜＜의자의 봄날＞＞/권혁재

[권혁재]

의자의 봄날

노부부는 며칠째 오지 않았다

눈을 크게 뜨고 목을 빼고 기다리던

직박구리 부부 근심이 많아졌다

눈앞 산수유나무들 늦게 일어나 안절부절이다

새벽이슬

잔잔한 미소로

거대한 바위를 밀고 가자

쇠사슬을 끌고 살아왔듯이

자전거 바퀴를 굴리며 가자

이승

대낮이었다

자꾸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었다

작은 눈짓에도

웃음 짓는 섬이 있었다

먼 소식

그렇게 웃으며 살자고

모닥불에게 다시 타오르자고

외딴 벌레에게

밀물 드는 저녁에 함께 울자고

적막

등 뒤를 걷는다

작두를 타고서

학춤을 추면서

달의 등 줄을 타고 내리는 일이다

김수복

단국대 국어국문학과, 동대학원 문학박사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단국대 총장 역임

현 단국대 석좌교수

한국시인협회 회장

1975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지리산타령>> <<낮에 나온 반달>> <<새를 기다리며>>

       <<사라짖 폭포>> <<우물의 눈동자>> <<외박>> <<하늘 우체국>>

       <<밤하늘이 시를 쓰다>> <<슬픔이 환해지다>> <<고요공장>> 등

편운문학상, 서정시학 작품상, 풀꽃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