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세의 누나 미리암
성경에 가장 먼저 나오는 마리아는 모세의 누나 미리암이다. 그는 레위 사람인 아므람과 요게벳의 딸로 선지자이기도 했다.
맨 처음 등장하는 출애굽기 2장에는 그저 ‘그 누이(4, 7절)’, ‘그 소녀(8절)’로 나온다. 갈대상자에 띄운 모세가 어떻게 될 것인가 지켜보다 애굽 공주에게 엄마를 유모로 소개하는 장면이다.
미리암이라는 이름은 출애굽기 15장에 가서야 비로소 나온다. 홍해를 무사히 건넌 다음 소고를 들고 여인들과 함께 춤추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민수기 12장에도 나온다.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했을 때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며 비방했다. 하나님께 문둥병이라는 징계를 받았으나 모세의 기도로 회복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은 민수기 20장이다. 미리암은 신 광야 가데스에서 죽어 거기 장사되었다. 출애굽한지 40년이 되던 해 정월이었다.
2. 역대기에 나오는 미리암
미리암이라는 이름은 역대기에도 나온다. 에스라의 아들 메렛의 자식으로 나온다. 하지만 딱 한 줄 나오는 이 미리암이 과연 아들인지 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3.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
그다음으로 나오는 마리아는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다. 그런데, 어째서 구약에서 미리암으로 표기되던 것이 갑자기 신약에서는 마리아로 바뀐 걸까?
구약성경은 히브리어로 쓰인 데 비해 신약성경은 헬라어(그리스어)로 쓰였다. 성경 원문을 찾아보면, 출애굽기에서는 מִרְיָ֨ם(미리암)으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는 Μαριάμ(마리암), 마태, 마가복음에는 Μαρίας(마리아)로 기록되어 있다.
마리아의 남편은 요셉, 아버지는 헬리였다. 누가복음 3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는 마리아의 계보다. 이 족보는 스룹바벨 – 다윗 – 아담, 그리고 하나님까지 이어진다. 하나님까지 이어지는 것은 예수님의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상징한다. 마리아 대신 요셉의 이름이 족보에 올라간 것은 그가 헬리의 데릴사위가 되어 대를 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아는 대로는 요셉의 아들이니(누가복음 3:23절)’라고 시작되는 것은 사실은 예수님이 마리아의 아들이지만 요셉의 생물학적 아들은 아님을 뜻한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족보는 요셉의 족보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부터 시작되는 이 족보는 다윗까지는 누가복음의 족보와 같지만, 그다음부터 나오는 인물은 누가복음과 다르다. 이것은 성경의 오류가 아니라 두 족보가 각기 다른 족보기 때문이다. 요셉은 야곱의 혈통을 이어받은 육신의 아들인 동시에, 법적으로는 헬리의 아들이 된다.
그건 그렇다 치고, 반대로 마태복음 족보가 마리아의 것일 가능성은 없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 마태복음 1장 16절에는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다’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라고 기록해 예수님이 요셉의 아들이 아니라 마리아의 아들임을 밝히고 있다. 만약 예수님께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요셉과 마리아 부부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라면, 마리아에게서 났다는 말 대신 앞에 계속 되풀이된 표현 그대로 ‘요셉은 예수를 낳았다’고 했을 것이다.
마리아는 예수님을 잉태했을 당시에는 결혼하지 않은 처녀였다. 하지만 천주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염시태(無染始胎, 원죄 없이 잉태함)나 평생을 동정녀로 지낸 것은 아니다. 마태복음 1장 25절의 ‘아들을 낳기까지 동침치 아니하더니’라는 기록은 아들을 낳은 뒤에는 동침했음을 뜻한다. 또 누가복음 2장 7절에는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마리아가 낳은 다른 자녀가 더 있다는 의미다.
심지어 성경은 그들의 이름까지 명시하고 있다. 마태복음 13장 55, 56절에는 ‘이는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니냐. 그 모친은 마리아,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라 하지 않느냐. 그 누이들은 다 우리와 함께 있지 아니하냐’고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예수님이 갈릴리에 계신 동안 명절을 지내러 가기도 했고(요한복음 7:1~10), 마리아와 함께 기도에 힘쓰기도 했다(사도행전 1:14). 바울도 야고보를 ‘주의 형제'(갈라디아서 1:19)라고 했다.
마리아가 세례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과 친족(누가복음 1:36)이긴 하나, 일부 주장처럼 사촌(또는 육촌)인 것은 확실하지 않다. 아들이 없어 딸이 상속할 때는 같은 지파의 남자하고만 결혼할 수 있기 때문에 유다 지파인 마리아와 레위 지파인 엘리사벳(누가복음 1:5 아론의 자손)은 아버지 쪽이 아닌 외가 쪽 친척으로 추측될 뿐이다.
성경을 읽고 공부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고, 성경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4. 막달라 마리아
그다음 나오는 마리아는 막달라 사람 마리아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서 일곱 귀신을 쫓아내 주셨고, 병 고침 받은 다른 여자들과 함께 자기 재산을 들여 예수님과 그 제자들을 섬겼다(누가복음 8:2-3).
그뿐 아니라 그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함께했고(누가복음 23:49), 예수님의 빈 무덤을 목격한 뒤 제자들에게 부활을 증거하기도 했다(누가복음 24:1-10). 심지어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뵙고 직접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요한복음 20:14-17).
이렇게 중요한 인물인 막달라 마리아는 폄하를 넘어 모욕을 당하기까지 했다. 591년,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막달라 마리아를 창녀라고 강론했던 까닭에 그 후 많은 사람들이 막달라 마리아를 창녀라고 인식하게 되었으나, 그런 기록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1988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막달라 마리아를 사도들의 사도라고 했으나, 아직도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 실정이다.
이와는 반대로 영지주의, 프리메이슨, 페미니스트들은 근거도 없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여 이용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안타깝다.
5. 마르다의 동생 마리아
또 다른 마리아는 마르다와 나사로의 형제로 베다니에 사는 마리아였다.
누가복음 10장에서 마르다가 예수님을 대접하느라 애쓰는 것과는 달리, 마리아는 예수님 발치에 앉아 말씀 듣는 것을 택했다. 자기를 도우라고 말해달라는 마르다에게 예수님께서는 너무 걱정하고 애쓰지 말라며, 마리아가 중요한 것을 선택했으니 뺏기지 아니하리라고 하셨다. 이 말씀은 봉사와 성경 공부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일이다. 자기가 받은 달란트대로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말씀하고 계신다.
요한복음 11장에서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실 때에도 마리아가 나온다.
요한복음 12장에서도 마르다는 잔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리아는 나드 향유를 예수님 발에 붓고 머리털로 닦아드렸다. 이 일은 마가복음 14장에도 기록되어 있다.
6.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
마가복음 15장에는 이제까지 나오지 않았던 또 한 명의 마리아가 나온다. 바로 작은(어린)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다.
그는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40절)과 장사지내는 것(47절)을 막달라 마리아, 살로메와 함께 지켜보았고, 향품을 사서 무덤에 갔다가 부활하셔서 빈 무덤을 확인하기도 했다(마가복음 16:1~10).
7.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
요한복음 19장 25절에는 십자가 옆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이모, 막달라 마리아와 함께 있던 사람으로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가 언급되고 있다.
8. 마가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
사도행전 12장에는 옥에 갇혔던 베드로가 정신을 차리고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는 장면이 나온다(사도행전 12:12).
헤롯이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고 베드로도 잡아갔다.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그를 위해 기도하다가 베드로를 헤롯의 군사들을 피해 숨겨주었다.
9. 로마서에 나오는 마리아
바울은 로마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에게 문안하라(로마서 16:6)’고 적고 있다. 단 한 줄 나오는 마리아지만, 믿음 좋고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 많이 애쓴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옮긴글>
[출처] 성경에 나오는 9명의 마리아 (은혜성서교회) | 작성자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