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 중 최고는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아들과 골프치러 가는거다. 둘째는 몇 년 전 골프를 배웠다. 레슨을 해 주는 프로가 우리 아이에게 ‘왜 골프를 배우는가?’ 물었다. 우리 아이의 대답은 ‘효도하려구요’였다.
3. 아들하고 골프치러 가는 날은 솔직히 잠을 설친다. 요즘 둘째 아들이 골프에 재미를 붙였다. 처음에는 효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다녔지만, 요즘은 내가 효도(?)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들과의 골프는 내가 누리는 최고의 好事임이 틀림없다. 최고의 효도임이 틀림없다.
4. 어제 그 호사를 누렸다. 어젠 비가 왔다. 조금 내리다 말 줄 알았는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비가 왔다. 중간에 돌아가는 분들도 좀 있었지만 우린 끝까지 다 돌았다. 전반을 끝내고 아이가 묻는다. ‘계속 하실래요?’ ‘그럼 해야지’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 애비가 걱정되어 그만하자면 그만할 작정이었지만 내가 계속하자니 너무 좋아한다. 소리까지 지르며 좋아한다.
5. 한국에서 은퇴한 목사가 골프치고 다니는 거 무거운 골프 백보다 더 무겁다. 부담스럽다. 남의 눈치 별로 안 보고 사는 나도 그렇다.
6. 내가 누리는 이 최고의 호사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조금은 덜 무거운 마음으로 이 호사를 계속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제 아들과 찍은 사진 자랑하고 싶어서 몇 번을 망설이다 몇 번을 올렸다 내렸다는 반복하다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