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잘 살아 보겠다고 버리고 떠난 땅에서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나가는 전라남도 어느 마을의 70대후반, 80대,
90대 초반의 노인들의 삶을 특집으로 꾸민 TV프로를
어제밤 아내와 함께 시청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대부분 등이 굽고 다리를 절었는데 도시에 살고
있는 장성한 자식들이 전혀 찾아 주지 않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한 팔십 먹은 할머니는 "나는 내 아들들 키워서 남의 집
딸들한테 주고 딸들은 키워서 남의 집 아들들한테 주고
나한테는 이제 아무도 없어." 라고 울먹거리며 말했다.
다른 팔십 중반의 한 할머니는 남편이 결혼한지 삼년만에
그녀를 버리고 집을 나간 후 지난 65년간 두 자식을 오로지
혼자 힘으로 키웠는데 오늘까지 단 한번도 남편한테서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제는 하두 오래 되서 남편 얼굴도 생각이 안 나지만
아직도 남편이 그리워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80대 중반의 한 할아버지는 한해전에 입은 낙상으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할 지경이 됐다고 했다.
그 할아버지의 부인은 할아버지만큼 허약하지만 할아버지
보다는 조금 더 건강이 나은 팔십대 중반의 할머니였는데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양로원으로 보낸 후 양로원에서
할아버지를 잘 돌봐주지 않아 집으로 다시 데려왔다고 했다.
이제 등이 굽고 다리를 저는 할머니가 동네를 기어
다니면서 할아버지 수발을 들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집사람이 없으면 나는 죽은 목숨이야."
라고 말했다.
내 아내도 함께 TV를 보다 눈물을 흘리며 " 당신도
20년후에는 저 사람들처럼 되겠지. 불쌍해라." 라고 말했다.
아내는 이어서 " 우리 애들 아무 소용없어.
딸은 결혼해서 분가한 후 제 남편, 제 아들 딸과 함께 살고,
아들도 제 와이프 비위 맞추느라 정신 없는데 우리한테
신경 쓸 여유가 있겠어? 나이들면 당신한테 남을 사람은
나뿐이야. 당신한테는 내가, 나한테는 당신 밖에 안 남아 "
라고 했고 나는 그말에 동의했다.
20년은 짧은 시간이다.
"20년이 지나면 내가 정말 저 사람들처럼 될까?"
프로가 끝나고 한참동안 이 질문이 나를 괴롭혔다.
마을 노인들은 단지 죽을 날만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이 어떤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백살 이상
살고 싶다고 말했다.
"여생을 의미있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하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걸 다음으로 미루고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줄곧 내 침실 유리창을 때리던 차가운 밤바람이
내 여생 중 하루를 밤의 정적 속으로 몰고가는
소리를 안타깝게 들으면서 나는 꿈속에 들었다.
Last night I watched shedding tears with my wife
a TV program that featured the lives of elders of
a small village of Cheon-Nam Province in their late
70's, 80's or early 90's who eke out a living by farming
whatever they can on the land their children deserted
for a better life in cities.
Most of them were stooped and lame, living a lonely
life without enjoying any visit by their grown-up
children living in the city.
An 80 year-old woman whined. "I have raised my sons
to give them to the girls of other family and raised
my daughters to give them to the sons of other family.
I have given all of them to others and I have no one now."
Another woman in her mid 80's said that her husband had
deserted her and left home after three years' marriage
and for the last 65 years she had raised her two children
all alone by herself but heard nothing from him until today.
She said that she had now forgotten even her husband's
face because so many years had passed but she was still
missting him looking forward to his coming back to her
all of a sudden one day.
An old man in his mid 80's said that he had found
himself unable to move or stool by himself after getting
hurt from a fall in the previous year.
His wife in her mid 80's, who was no less weak but
slightly better than him, had sent him to a nursing home
but she had brought him back, because the nurse there
had not taken good care of him.
Now his wife, stooped and lame, was crawling around
the village catering for him.
The old man said. "Without my wife, I am as good
as dead."
My wife, watching the program full of tears as I was,
said. "You will be like them in 20 years. What a pity!"
She added."Our children are of no use to us.
Daughter lives with her husband, son and daughter
separately from us after her marriage and our son
just focuses on ingratiating himself with his wife.
They both cannot afford to pay attention to us.
When old, the only one to be with you is me.
You have only me and I have only you."
to which I agreed.
20 years is a short period of time.
"Shall I be really like them in 20 years?"
This question tormented me for a while
after the program ended.
The old villagers seemed to be living,
just waiting for their dying day.
It is hard to say that they are living a life
of any meaning; yet they said in chorus
that they wish to live over 100 years.
"How should I spend the rest of my life
to make it a meaningful one?" I went to bed
postponing to find an answer to this question.
I entered the land of dream, regrettably hearing
the nightly cold wind constantly beating against
my windowpane to drive one day of my remaining
years into the nightly silence.
첫댓글 고맙습니다
남의 얘기가 아닌것 같아요
훗날 나도 그렇에 될지 누가 아나요
오늘 하루 멎진날 되시길~~~
동감입니다. 전라남도 어떤 마을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