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벽두의 종소리가 울린다. 기추년(己丑年) 소띠해가 우리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한해 우리 조선족사회는 꺼지지 않는 불씨인 방문취업제, 금융위기로 인한 한화 약세와 재중한국기업의 무더기 철수와 파산 및 이에 따른 조선족직원들의 실업,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았지만 리농현상이 심각한 조선족촌들의 귀추 등 다사다재한 한해를 보냈다.
이런저런 문제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분명한 점은 지난해 10월 9일 열린 17기 3중전회를 계기로 중국 전역에 새로운 농촌개혁 열풍이 일고 있다는 점은 확고하다. 이 또한 우리 농촌에 희망의 등대로 반짝이고 있다.
17기 3중전회 농촌발전의 활력소
지난해 열린 17기 3중전회는 농촌개혁발전을 추진할데 관하여 6가지 내용을 담은 전략을 내세움으로써 사회주의 새농촌건설 구상을 가일층 세분화했다.
특히 주목할점은 이번 대회에서 농촌토지경영권을 영구불변한다고 확정함으로서 경영권을 담보해주었고 토지 류전을 풀어놓았다. 이에 따라 중앙민족대학 한국문화연구소 소장인 황유복 교수는 ''아직까지 농촌에 호적이 있는 사람들은 속히 돌아가서 자기 땅을 찾는것이 바람직하다. 토지의 상품화 추세정책으로 인해 땅부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004년에는 농업세 면제와 알곡재배호보조, 우량종자보조 등을 골자로한 1호문건을 출범하여 농촌살리기에 나섰고 2006년에는 전국적으로 새농촌건설운동을 성세호대하게 일으켜 농촌, 농민, 농업 등 3농사업을 추진했다.
최근 3농정책에 혜택입어 부분 조선족농촌은 기꺼운 성과를 올렸다. 례하면 할빈시아성구 료전만족향 홍신촌, 해림시 해림진 신합촌, 오상시민락향, 철려시년풍향 길송촌 등 조선족향촌들은 기초수리시설, 교통, 마을미화 등 기본건설로부터 입쌀브랜드 통합과 등록, 주식제농장경영, 생태관광발전, 농민합작사 설립 등 신형의 출로로 농촌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농촌들은 민족문화와 경제 및 교육의 담수호역할을 하는 동시에 재한조선족들이 귀국하여 재정착하는 근거지로 될수 있다.
그래도 내 고향이 좋아
"내가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그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고향의 봄' 이 노래가사에서 보여주다싶이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 농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조선족들의 한국행도 된서리를 맡았다. 한화약세와 더불어 '앞으로 재입국동포를 상대로 방문취업(H-2)비자를 발급하지 않는다'는 비자괴담(사실무근)이 부채질하면서 하루 평균 80명 재한 조선족출국자가 400여명으로 급증했다.
"이젠 더 있으라고 해도 도저히 살아갈수가 없습니다. 한화 가치가 너무 떨어진데다 실업까지 하니 생계가 막막했습니다.그냥 집에 돌아와 있던 땅이나 부치고 소나 키워도 이보다는 낫겠지요."
최근 귀국한 연변조선족자치주 왕청현의 신모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넉두리를 했다. 한국에 간지 만 5년이 된다는 신모씨는 그간 노가다일을 전전하면서 푼돈이나 조금 벌었다며 경기악화로 한국내 건설사 하청업체들이 쓰는 인력이 대폭 줄어 일자리 찾기도 어려워진데다 몸도 많이 쇠약해져 단연 귀국했다고 한다.
"물론 고향에서도 잘살수가 있다면 한국에 나가지 않을것입니다. 한동안은 고향에서 열심히 살며 지켜봐야겠죠." 신씨의 말이다.
한편 금융위기로 인해 재중한인사회가 포진된 지역에서 수출형, 로동밀집형 중소한국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지면서 관련 회사에 취직한 조선족 직원들도 실업의 쓴맛을 보고 있다.
정모씨는 출근하던 한국회사가 지난해 11월초 부도나는바람에 실업했다. 재취업을 하겠다고 한달간 이곳저곳에 리력서를 냈지만 취직을 못했다는 정씨는 고향에 돌아가 래년 공무원시험이나 준비하겠다며 기층공무원직이라도 응해서 밥통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귀향자들이 고향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음이 분명하다.
신형농민이 있어야 미래가 밝다
붕괴의 변두리에 처한 우리 농촌에서 규모화농사, 특색농사, 축산업, 림업 등으로 치부하면서도 고향땅을 건설하는데 이바지하는 파수꾼들이 있다.
흑룡강성조선족 농가중 최대 수전을 다루는 밀산시 비덕진 덕흥촌 김장호씨는 지난해 133헥타르 수전을 다루었다. 다루는 포전의 80%이상 경영권을 갖고 있는 김씨는 전국 10대 농민전문합작사인 '밀산시록영고려쌀농민전문합작사' 총경리직까지 맡으면서 고향땅에서 황금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흑룡강성유기벼협회를 출범하여 회장직을 담임한 홍상표씨는 벼재배업에 록색혁명을 일으킨 신형농민이다. 홍 회장은 한국에 지속적으로 다니며 유기농법을 배우는 한편 ‘탕왕오리쌀’상표를 등록시키고 성내 각 지역 조선족농가들을 위주로 유기벼기지건설에 진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중국 농촌개혁개방 30년 10대 농민풍운상'을 획득한 심양시 소가툰구 조동철씨는 중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중국 농촌경제인 사이트'를 개통하여 현재 보유회원이 1만여명에 달마다 평균 20건의 농산물교역을 이어주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 5년, 일본에서 4년간 로무를 하며 번돈으로 고향땅에서 규모화 양돈업을 하는 할빈시송북구 송포진 동명촌의 고명환, 김영자부부, 한국에서 번돈 60만원을 전부 고향의 림지구입에 투입한 '록색은행'의 주인—밀산지흥개진동광촌의 려성주씨, 이외에도 수많은 파수꾼들이 고향땅에서 민족의 얼과 혼을 지켜가고 있다.
3농교육 전문가인 리수산씨는 "중국내 인구의 지속 증가와 내수진작 중점을 농촌에 두는 중앙정부의 정책으로 농촌은 향후 미래가 더욱 밝다. 조선족농촌도 유리한 시기를 틀어쥐고 토지집약화, 신형농민육성, 특색산업에 따른 로무귀국자의 창업활성화, 특성에 맞는 촌건설로 기반을 다져가는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신년 당중앙의 새로운 농업정책으로 조선족농촌에 개혁열풍이 일어 농촌이 크게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김호 리수봉 기자
/흑룡강신문
첫댓글 그래도 농사 짓자는 사람 별로 없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