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명지조(共命之鳥)
목숨을 공유하는 새라는 뜻으로, 상대방을 죽이면 결국 함께 죽는다는 말이다.
共 : 함께 공(八/4)
命 : 목숨 명(口/5)
之 : 갈 지(丿/3)
鳥 : 새 조(鳥/0)
출처 : 아미타경(阿彌陀經), 잡보장경(雜寶藏經)
꽃잎 하나가 시들고 떨어지면 꽃송이 전체가 망가지듯 서로 배려하는 공생의 삶을 뜻한다. 이른바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이다. 남을 위하는 게 결국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일화를 보자. 드넓은 사막 한 가운데 폐허나 다름없는 주유소가 있고 그곳에 유일하게 물 펌프가 하나 남아있다. 한 지친 나그네가 목마름으로 거의 실신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주유소의 물 펌프를 발견했다.
거기엔 한 바가지의 물과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팻말을 보게 된다. “이 물 펌프 밑에는 엄청난 양의 시원한 지하수가 흐르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목마른 사람은 이 펌프 물로 목을 축이고 가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펌프 앞에 놓은 바가지의 물만은 절대로 마시면 안 됩니다. 이 물을 펌프 안에 넣어서 열심히 펌프질을 해야만 지하의 물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을 축이셨으면 잊지 말고 이 바가지에 다시 한가득 물을 퍼놓고 가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올지도 모르는 또 다른 나그네를 위해서 입니다.”
그렇다. 뒷날의 나그네를 위해 다시 한 바가지의 물을 남겨 놓는 마음, 바로 이것이 자리이타 정신이다. 자신이 또다시 그 샘물을 찾을 수도 있기에 이웃을 위한 배려는 곧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재물과 권력, 명예를 적절하게 나누는 세상이 그립다. 공익적 사회다. 상생 정신의 실천이다.
남의 재앙을 민망하게 여기고, 이웃의 잘됨을 즐겁게 여기며, 남의 급함을 도와주고, 이웃의 위태로움을 구해주라(悶人之凶, 樂人之善, 濟人之急, 救人之危)는 명심보감 성심편은 공생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부와 명예를 일부 사람만이 독차지하려 했을 때 그 사회는 혼란스러워진다.
공명지조(共命之鳥),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상대방을 죽이면 결국 함께 죽는다는 내용으로서 상생의 운명공동체를 뜻한다.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잘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공멸하게 된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우리의 자화상이다. 세밑이다. 증오와 갈등을 날려 보내고 배려와 공생의 새날을 맞자.
⏹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추천하며
2017년, 그 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추천하여 선정되었다. 그때 나는 '파사'의 다음에 '현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렀고, 국내외 정치, 경제 상황은 예사롭지 않게 뒤엉켜 꼬여만 있어 우려된다. 뉴스를 보거나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현실은 마치 지옥 같다.
출근길에 아파트 문을 열 때면 으레 정호승의 시 '밥값'이 떠오른다. “어머니/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중략)/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 사람 사는 곳이 바로 지옥인 셈이다. 눈앞의 현실을 성찰해보려는 의도에서, 이번에 나는 기억 속에 맴돌고 있던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추천하였다. 그게 덜컥 선정된 것이다. 잘난 척하게 된 것 같아 쑥스럽다. 선정되지 못한 분들께 미안하다.
최근 나는 이 시대에 필요한 말이 공명지조(줄여서 공명조)라 생각하고 수시로 입에 담고 있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지금 좌우라는 진영 논리로 쫙 갈려져 살벌하기 때문이다.
도처에 죽기 아니면 살기로 서로를 쳐다보며, 독이 오를 대로 올라 있다. 갈기갈기 찢어진 사유와 이념의 영토. 그곳이 바로 전쟁터이고 지옥 아닌가.
남(타자)은 상처이고 고통이고 절망이다. 희망은 타자를 철저하게 죽임으로써 획득된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이 지배하는, 인간의 마음을 다스릴 법이 없는 '말법(末法)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진리(道)보다도 독선과 교만과 시비가 난무하는 시대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불교의 '아미타경(阿彌陀經)', '잡보장경(雜寶藏經)' 등 여러 경전에 등장하는, 산스트리트어(기파기파가耆婆耆婆迦로 음역함)를 의역한 새의 이름, '공명지조(共命之鳥)'를 문득 떠올렸다.
목숨(命)을 함께(共; 공동유지)하는 새(鳥)이다. 히말라야 기슭이나 극락에 사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새이다. 줄여서 공명조(共命鳥) 또는 동명조(同命鳥)라고도 한다.
두 생명(生命)이 서로 붙어 있어 상생조(相生鳥), 공생조(共生鳥), 생생조(生生鳥), 명명조(命命鳥) 라고도 한다. 음역으로 기파조(耆婆鳥)라고도 한다.
이 불교 설화는 인도의 서북부 지역에서 불교경전에 흡수된 다음 차츰 경전의 번역과 석굴의 벽화를 매개로 동아시아로 전파되었다.
공명조는 머리는 2개인데 몸통은 하나이다.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난다. 몸은 하나인데 마음이 둘인 셈이다. 한 나라의 백성인데 두 가지 마음으로 쫙 갈라진 우리 현실과 흡사하다. 두 마음이기 때문에 화합이 쉽지 않다.
시기와 질투하며 으르렁대던 어느 날, 한 머리가 맛좋은 과일을 저 혼자 먹는 걸 다른 머리가 알고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다른 머리는 한 머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독 있는 과일을 먹는다. 결국 독이 온 몸에 퍼져 둘 다 죽고 만다.
공명조의 이런 슬픈 전설이 상징하는 것은, 에셔의 그림 '악마와 천사'에서처럼, 모든 생명은 자타가 상의상존하는 연기적(緣起的) 관계라는 점이다.
이것이 생하므로 저것이 생하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다(此生故彼生, 此滅故彼滅, 此有故彼有, 此無故彼無)는 상호 의존성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대단히 심각한 이념의 분열증세를 겪고 있다. 양 극단의 진영을 만들어 서로 적대시하며 끝장 낼 듯 혈전 중이다. 그러는 동안 모두 위험한 이분법적 원리주의자가 되어가고 있다.
각 진영의 정의와 도덕성이 독선적으로 폭주하고자 한다. 아무 생각 없는 맹목적 이념기계가 도로 위를 질주하고자 한다. 공공세계와 단절된, 한 집단만의 독단론, 자폐적 행동이 전체화 하려한다.
자기검열과 자아비판의 건강한 힘을 상실하여, 반전가능성(反轉可能性)도 반증가능성(反證可能性)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라는 물건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우리 사회가 제발 상생의 비전을 찾아갔으면 한다.
이념이 아니라 삶이다. 그 지혜는 결코 밖에서 오지 않는다. 우리 안에서 만들어내야 한다. 추악하고 짜증나는,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 향기로운 꽃이 만발하는 극락을 이뤄가야 한다.
공명조가 노래하는 극락은 서로 다른 사상과 자유와 의견이 폴리포니를 이루고 각양각색-천차만별이 용서되면서 화합하는 곳이다. 자유와 자율과 자치를 부정하는, 이분법만이 깡패 짓거리 하는 곳이 아니다.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온갖 것들 들판에서 노래하듯, 각각의 노래가 허용될 때 공명조는 훨훨 날게 된다. 이처럼 내가 공명조 전설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분열된 우리 사회가 부디 대승적 일심(一心)의 큰 '한 몸'을 함께 살려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 공명지조(共命之鳥)
교수신문이 전국 교수 10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사자성어다.
공명지조는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머리가 두 개인 새다. 한 머리가 몸에 좋은 열매를 항상 챙겨 먹자 이를 시기한 다른 머리가 독이 든 열매를 먹었고 결국 둘 다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해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했다”고 밝혔다.
극심하게 대립한 우리 사회에 대한 지적이자 이러다가는 둘 다 죽어버릴 수 있다는 경고다. 이런 경고는 비단 정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건설산업도 마찬가지다.
먼저 발주기관과 건설사의 대립을 지목할 수 있다. 발주기관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건설공사가 지연됐는데 이 때문에 발생한 간접비 추가비용을 나 몰라라 하고 건설사에 떠미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건설사가 망가지면 발주기관도 제대로 된 건설사업을 할 수 없다. 비용 절감에 내몰린 건설현장에서는 품질과 안전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양측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 발주기관과 건설사는 서로를 ‘공명’의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원도급과 하도급 건설사도 같은 운명이다. 원도급사가 무너지면 협력업체들도 일감을 잃는다. 협력업체가 부실화하면 원도급 건설사로서는 제대로 된 건설공사를 하기 어렵다.
원,하도급 간 대립은 건설현장은 물론 업역 개편과 같은 건설산업 혁신방안에서도 첨예하다. 양측 모두가 건설이라는 같은 몸으로 연결된 공명지조라는 사실은 잊혀지고 만다.
건설사와 건설노조, 노조와 노조 간 갈등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서로 자기네 조합원을 고용해달라는 밥그릇 싸움이 사라질 줄 모른다.
노조끼리 치고받고 싸우기까지 한다. 건설사가 없어지면 일자리가 사라진다. 노동자 없이는 건설공사를 할 수 없다. 건설회사와 건설노동자도 공명지조다.
정부와 건설공기업,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 건설 기술인과 기능인 모두 건설이라는 한몸에 뿌리를 박고 있는 여러 머리다. 한 머리가 독약을 마시면 몸과 함께 공멸하게 된다.
이럴 게 아니라 좋은 열매를 먹고 건설산업이라는 몸을 튼실하게 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분야를 들자면 현실에 맞는 적정한 공사비와 공사기간 보장이다.
적자공사에서는 원, 하도급 간 분쟁이 빈발할 수밖에 없다. 이윤을 나누는 게 아니라 손해를 나누다 보니 양보는 쉽지 않다. 적자공사는 동시에 건설현장의 안전과 노동자 임금을 위협한다. 독이 든 열매다. 치밀한 안전관리, 철저한 품질관리 역시 어느 한 머리가 아닌 모든 머리가 함께해야 할 일이다.
함께 죽어버린 공명지조, 공멸이 아니라 새해에는 한몸을 함께 가꾸는 공생으로 나아가는 날갯짓을 펼쳐야 한다.
⏹ 공명지조(共命之鳥)
공명지조(共命之鳥)는 불교경전에 나오는 상상 속의 새다. 불교 불본행집경과 잡보잠경에 따르면 이 새는 한 몸에 머리가 두 개다.
한쪽 머리가 늘 좋은 열매만 혼자 챙겨 먹는다. 그에 질투한 나머지 다른 한쪽 머리가 독이 든 열매를 먹는다. 독 열매를 먹어 다른 한쪽 머리를 죽이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머리가 두 개이지만 한 몸인 그 새는 결국 죽어버린다.
보통 공동운명체라는 것을 강조할 때 공명지조로 비유한다. 어느 한 쪽이 사라지거나 상황이 악화하면 다른 한 쪽도 죽게 되거나 나빠지는 것을 말할 때 흔히 인용된다.
한 배를 타고 있는데도 시기와 질투 때문에 이성을 잃고 후과를 생각지 않고 마구 행동하는 사람을 공명지조(共命之鳥)라고도 한다.
비슷한 말로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말이 있다.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넌다는 의미다. 후한서(後漢書) 주목전(朱穆傳)에 나온다.
성품이 강직한 주목(朱穆)이 당시 척신 양기(梁冀)가 여동생 태후와 함께 황제를 마음대로 갈아치우며 횡포를 부리자 상소를 올린다. 주목은 "군신은 수레도 함께 타고 배도 함께 타 물을 건너야 한다(共與而馳 同舟而濟)"고 강조한다.
그러나 주목의 상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후한은 급속도로 기울었다. 동주공제는 줄여 동제라고도 한다.
1912년 독립운동가 신규식 선생 이 상하이에서 박은식 김규식 신체호 선생 등과 결성한 독립운동단체 동제사(同濟社)도 주목의 동주공제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지구적 환란임이 분명하다. 감염병은 한 국가의 방역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세계 각국이 확산방지에 동참하고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봐도 홀로 위생에 철저해선 안 된다. 나의 감염이 이웃의 감염이 될 수 있다. 철저하게 공명지조, 동주공제라는 마음가짐으로 바이러스와 맞설 때 극복해 낼 수 있다.
▶️ 共(한가지 공)은 ❶회의문자이나 지사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廿(입: 스물)과 入(입: 손을 뻗쳐 올리다)의 합자(合字)이다. 스무 사람(廿)이 모두 손을 바친다(入)는 뜻에서 함께 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共자는 '함께'나 '다 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共자의 갑골문을 보면 네모난 상자를 받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제기 그릇을 공손히 들고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共자는 이렇게 제기 그릇을 공손히 들고 가는 모습으로 그려져 '공손하다'나 '정중하다', '함께'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다. 고대에는 共자와 供(이바지할 공)자가 혼용됐었다. 그러나 후대에서는 供자를 '이바지하다'나 '베풀다'로 共자는 '함께'나 '다 같이'라는 뜻으로 분리하였다. 그래서 共(공)은 ①한가지 ②(은대의)나라의 이름 ③주대의 지명 ④함께, 같이, 하나로 합하여 ⑤같게 하다, 한가지로 하다 ⑥함께 하다, 여럿이 하다 ⑦공손하다, 정중하다 ⑧공경하다 ⑨이바지하다 ⑩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⑪바치다, 올리다 ⑫향하다 ⑬맞다, 맞아들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 일(一),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이 일을 같이 함을 공동(共同),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서로 돕는 것을 공조(共助), 여러 곳에 두루 통용 되거나 관계가 같음을 공통(共通),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남의 의견이나 논설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똑같이 느낌을 공감(共感), 남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는 생각을 일으킴을 공명(共鳴), 함께 도우며 살아나감을 공존(共存), 둘 이상이 같이 일을 꾀함을 공모(共謀), 몇 사람이 공모하여 공동으로 행한 범죄를 공범(共犯), 공동으로 씀을 공용(共用), 공동의 운명 아래 같이 삶을 공생(共生), 서로 같이 번영함을 공영(共榮), 공동의 이익을 공익(共益), 재산을 공동으로 가짐을 공산(共産), 같이 즐김을 공락(共樂), 여러 사람들이 서로 다 앎을 공지(共知),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공제(共濟), 여러 사람이 공동 화합하여 일을 행함을 공화(共和),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함께 함을 공공(公共), 공산주의 또는 그 정책을 용인하는 일을 용공(容共), 공산주의에 대함을 대공(對共), 공산주의를 반대함을 반공(反共), 공산주의를 멸망시킴을 멸공(滅共), 공산주의 세력을 막는 일을 방공(防共),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함을 일컫는 말을 공존공영(共存共榮), 넘어져도 같이 넘어지고 망하여도 같이 망한다는 뜻으로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공도동망(共倒同亡), 자기나 남들이 다 같이 인정함을 일컫는 말을 자타공인(自他共認), 신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신인공노(神人共怒), 한 하늘 아래서는 같이 살 수가 없는 원수라는 뜻으로 원한이 깊이 사무친 원수를 이르는 말을 불공대천(不共戴天) 등에 쓰인다.
▶️ 命(목숨 명)은 ❶회의문자로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令(령)의 합자(合字)이다. 입(口)으로 뜻을 전한다는 뜻으로, 곧 임금이 명령을 내려 백성을 부린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命자는 '목숨'이나 '명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命자는 亼(삼합 집)자와 口(입 구)자, 卩(병부 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亼자는 지붕을 그린 것으로 여기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사람을 그린 卩자가 더해진 命자는 대궐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상관이 내리는 명령은 반드시 목숨을 걸고 완수해야 한다. 그래서 命자는 '명령'이라는 뜻 외에도 '목숨'이나 '생명'이라는 뜻이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命(명)은 (1)목숨 (2)운명(運命) 등의 뜻으로 ①목숨, 생명(生命), 수명(壽命) ②운수(運數), 운(運) ③표적(標的), 목표물(目標物) ④명령(命令), 분부(分付)⑤성질(性質), 천성(天性) ⑥말, 언약(言約) ⑦규정(規定), 규칙(規則) ⑧가르침 ⑨작위(爵位), 작위의 사령서나 그 신표(信標: 증거가 되게 하기 위하여 서로 주고받는 물건) ⑩하늘의 뜻, 천명(天命) ⑪도(道), 자연의 이법(理法) ⑫호적(戶籍) ⑬명령하다 ⑭가르치다, 알리다 ⑮이름짓다, 이름을 붙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무엇을 하도록 시킴을 명령(命令), 시문의 제목을 정하여 주는 것을 명제(命題), 사람이나 물건에 이름을 지어 붙임을 명명(命名), 살아 있는 목숨을 이어 가는 근본을 명백(命脈), 겨냥한 곳에 바로 맞음을 명중(命中), 생명의 근본을 명근(命根), 목숨의 한도를 명한(命限), 앞으로의 존망이나 생사에 관한 처지를 운명(運命), 관직에 명함 또는 직무를 맡김을 임명(任命), 타고난 수명이나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을 숙명(宿命), 제 명대로 살지 못하는 목숨을 비명(非命), 맡겨진 임무나 맡은 일을 사명(使命), 생물이 살아 있는 연한을 수명(壽命), 사람의 목숨을 인명(人命),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뜻으로 숨이 곧 끊어질 지경에 이름이나 거의 죽게 됨을 이르는 말을 명재경각(命在頃刻), 한 시대를 바로잡아 구할 만한 뛰어난 인재를 일컫는 말을 명세지웅(命世之雄), 연거푸 생기는 행복을 일컫는 말을 명야복야(命也福也), 병이나 상처가 중하여 목숨에 관계됨을 일컫는 말을 명맥소관(命脈所關), 팔자가 사나움을 일컫는 말을 명도기박(命途奇薄), 목숨을 의에 연연하여 가볍게 여기다는 뜻으로 의로움을 위해서는 생명도 아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명연의경(命緣義輕)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남지북(之南之北),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 의미의 말을 낭중지추(囊中之錐), 나라를 기울일 만한 여자라는 뜻으로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또는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는 말을 경국지색(傾國之色),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알을 쌓아 놓은 듯한 위태로움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형세를 이르는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 어부의 이익이라는 뜻으로 둘이 다투는 틈을 타서 엉뚱한 제3자가 이익을 가로챔을 이르는 말을 어부지리(漁夫之利),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을 한단지몽(邯鄲之夢), 도요새가 조개와 다투다가 다 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뜻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다툼을 이르는 말을 방휼지쟁(蚌鷸之爭),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검단 노새의 재주라는 뜻으로 겉치례 뿐이고 실속이 보잘것없는 솜씨를 이르는 말을 검려지기(黔驢之技), 푸른 바다가 뽕밭이 되듯이 시절의 변화가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창상지변(滄桑之變),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어머니가 아들이 돌아오기를 문에 의지하고서 기다린다는 뜻으로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르는 말을 의문지망(倚門之望),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등에 쓰인다.
▶️ 鳥(새 조, 땅 이름 작, 섬 도)는 ❶상형문자로 鸟(조)는 간자(簡字)이다. 새의 모양으로, 나중에 꼬리가 긴 새를 鳥(조), 꼬리가 짧은 새를 새 추(隹; 새)部라고 구별하였으나 본디는 같은 자형(字形)이 두 가지로 나누어진 것이며 어느쪽도 뜻에 구별은 없다. 한자의 부수로서는 새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鳥자는 '새'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미 새를 뜻하는 글자로는 隹(새 추)자가 있지만 鳥자는 모든 새를 총칭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鳥자의 갑골문을 보면 두꺼운 부리와 큰 눈이 묘사된 새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이 어떤 새를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전적으로는 鳥자가 '큰 새'를 뜻하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鳥자는 새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새의 종류'나 새와 연관되는 다양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鳥(조)는 ①새, 새의 총칭(總稱) ②봉황(鳳凰) ③나라의 이름 ④벼슬의 이름 ⑤별의 이름, 그리고 ⓐ땅의 이름(작) 그리고 ㉠섬(=島)(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새 금(禽)이다. 용례로는 높은 곳에서 비스듬히 내려다 봄을 조감(鳥瞰), 새의 알을 조란(鳥卵), 새를 넣어 기르는 장을 조롱(鳥籠), 새를 잡는 데 쓰는 그물을 조망(鳥網), 새의 똥을 조분(鳥糞), 겨우 새나 통할 정도의 산속의 좁은 길을 조경(鳥逕), 나는 새도 넘기 어려울 만큼 험한 길을 조도(鳥道), 새를 잡는 그물을 조라(鳥羅), 새의 우는 소리를 조성(鳥聲), 새의 지저귀는 소리를 조어(鳥語), 새의 날개를 조익(鳥翼), 새와 참새 또는 참새 따위 작은 새를 조작(鳥雀), 새의 발자국을 조적(鳥跡), 파충류에서 진화된 것으로 몸은 깃털로 덮이고 날개가 있으며 다리가 둘이고 입이 부리로 되어 있눈 부류를 조류(鳥類), 해조가 많은 곳에 사는 어류를 조어(鳥魚), 텃새로 철을 따라 자리를 옮기지 아니하고 거의 한 지방에서만 사는 새를 유조(留鳥), 가을에 북쪽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북쪽으로 날아가서 번식하는 새를 한조(寒鳥), 철새로 철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는 새를 후조(候鳥), 날아 다니는 새를 비조(飛鳥), 나라를 대표하는 새를 국조(國鳥), 길한 일이 생길 때 사람에게 미리 알려 준다고 하는 새를 길조(吉鳥), 평범하고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범조(凡鳥), 새발의 피란 뜻으로 극히 적은 분량을 말함 또는 아주 적어서 비교가 안됨이나 물건이 아주 작은 것을 이르는 말을 조족지혈(鳥足之血), 새의 양 날개라는 뜻으로 꼭 필요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조지양익(鳥之兩翼), 새가 좋은 먹이를 찾다가 목숨을 잃는다는 뜻으로 욕심 때문에 몸을 망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위식사(鳥爲食死), 새가 쫓기다가 도망할 곳을 잃으면 도리어 상대방을 부리로 쫀다는 뜻으로 약한 자도 궁지에 빠지면 강적에게 대든다는 말을 조궁즉탁(鳥窮則啄), 까치의 지혜라는 뜻으로 하찮은 지혜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작지지(鳥鵲之智),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는다는 뜻으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진궁장(鳥盡弓藏),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을 해서 두 가지 이익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번 화살에 놀란 새는 구부러진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 경궁지조(驚弓之鳥), 까마귀가 새끼 적에 어미가 길러 준 은혜를 갚는 사사로운 애정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려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오조사정(烏鳥私情), 쫓기던 새가 사람의 품안으로 날아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궁하면 적에게도 의지한다는 말을 궁조입회(窮鳥入懷),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일컫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새장에 갇힌 새가 구름을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몸이 속박당한 사람이 자유를 얻기를 바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농조연운(籠鳥戀雲), 연못의 물고기와 새장 속의 새라는 뜻으로 자유롭지 못한 신세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지어농조(池魚籠鳥), 네 마리 새의 이별이라는 뜻으로 모자의 이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조지별(四鳥之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