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토요일이라 조금 일찍 일을 나섰습니다.
왼손에는 자파기를 들고 오른 손에는 외림이를 끌고
집 근처에 있는 건대 병원으로 가던 중 송탄 4만 원이 떴는데
그냥 바라만 보다가 놓치고 말았습니다.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황도 하고 많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한참을 걷다가도 어찌나 생각이 나던지 오늘 일 이 안 좋겠구나 했습니다.
8시경 성남 2만원이 잡혀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에 한 콜 정도 타다가 일산을 가는 콜을 잡았습니다
일산에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안 들어가려했는데
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일산 병원 근처였습니다. 고객님의 가족을 안전히 모셔다 드리고
백석역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잘 느끼셨겠지만 무지막지 하게 추었습니다.
손이 얼어붙어 pda를 들고 있기가 무서웠습니다.
역으로 오는 도중 대리기사님을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어디로 가야할지를 의논을 하다가 터널 나이트라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터미널 나이트인줄 알았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서 생강꿀차 한 잔을 얻어마시고 몸을 녹이는 도중
근처에 있는 비잔티움 오피스텔이라는 곳에서 대방동 가는 콜을
잡았습니다. 함께 있던 대리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택시를 타려는데
네번이나 퇴짜를 맞았습니다.
다리가 안 좋은데 하면서도 무작정 그저 뛰었습니다.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힘이 들어 가다 쉬다 가다 멈추다
물어 물어 도착했습니다. 너무 늦어서 다음에는 안 부르신다 하시기에
죄송하고 미안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했습니다.
두 달이 조금 덜 되었기에 지리까지 어두우니 피곤해서 주무신다는 고객님을
불편하게 하게 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대방동 주공2단지 까지 가서 운행을 마치고
여기서 어디로 가야하나 하면서 큰길가로 나가는데
택시 한 대가 제 옆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였습니다.
콜을 잡으면 택시를 타려고 계획했는데 그냥 타고서
어느 곳으로 가야할지 기사님에게 물으니 영등포 역이 그리 멀지않다며
그 쪽이 그래도 괜찮다고 하시기에 그러자고 하면서 가고 있는 중인데
그 때는 이미 새볔 2시가 넘었을 때 인데
미터기에 요금이 1900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기사님 미터기가 할증이 안되어 있습니다.
했더니 기사님 말씀이 같은 운전하는 처지인데
괜찮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러면 제가 마음이 무겁습니다.
했더니 미터기를 할증에 올리면 기사님이 더 마음이 아프다며
그냥 할증없이 영등포역에 내려 주셨습니다.
전화 번호라도 하나 주시면 다음에 연락이라도 드리고 싶다고 했지만
끝내 사양하시고 가셨습니다. 정말 마음이 너무 뿌듯해서 추위가 잠시
그 곳을 비껴가고 있었습니다.
세상살이 새옹지마라는 말을 의미있게 되새겨 보는 날이었습니다.
길흉화복이 항상 함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맞는 말일 것 같습니다.
추위에 고생하시는 모든 기사님들에게 힘내시라고 글 올립니다.
병아리 초보자 저에게
아낌없는 조언과 좋은 정보들을 많이 주셔서
지금은 처음보다 굉장히 발전을 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잘나가다 보면 직업이 되겠습니다.
몸이 회복되면 인테리어 목수 일로 돌아가려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더 길어질 것 같아 걱정이지만
대리운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게 너무 좋아
힘이 되고 보람이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도
대리운전의 선서를 중얼거리면서
열심히 뛰어볼 작정입니다.
오늘도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단단하게 대비해서 나오십시요.
어디서든지 만나게 되는 기사님들에게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첫댓글 훔
대리기사 택시기사 두분다 양심적인 분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