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발란

[부산아저씨]

#지네발란 2 

시골에 살 때는 지네라면 끔찍해하여 보이는 족족 발로 짓뭉개 죽이던 내가 지네를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다.

지네발란과의 첫 대면은 20년 7월 나주에서였다.

산을 올라 중턱쯤에 큰 바위 절벽을 만났는데 바위 전체에 온통 지네들이 예쁜 꽃을 몇 송이씩 지고 기어가고 있는 모습에 감탄사를 쏟아 냈었다.

징그러운 지네가 이렇게 떼를 지어 바위를  아름답게 수놓아 장관을 이루고 있을 줄이야.

그리고 열흘쯤 후에 지리산 휴가 중에 진도로 달려 아슬 아슬한 절벽 길을 오금이 저려가며 타고 나서야 지네발란을 만났는데 이곳도 바위 전체를 덮다시피 개체 수가 많아서 멸종 위기종이란 말을 무색게 하였다.

그 후로 매년 탐사나 휴가 때 지네발란을 봐왔는데 불과 4년 여 만에 머지않아 멸종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으로 바뀌었다.

올해 처음 가서 본  목포는 예전의 상태가 어떠하였는지 알 수가 없어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자생지와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람의 손이 닿는 곳에는 바위가 드러난 채로 지네들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견물생심이라 했지만 해도 너무한다.

나쁜 손모가지들은 귀한 야생화를 보면 가만두지를 않는다. 

짐작건대 마약을 거래하듯이 드러나지 않게 전국적인 유통망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포털에 지네발란을 검색하면 목부작 지네발란 기와 지네발란 등등 상품으로 판매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지네발란이 배양이나 씨앗 발아로 성공하였다는 소식을 들은 기억이 없으니 이러한 곳들은 100% 불법으로 도둑질을 하여 채취한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비단 지네발란만이 아니다 온갖 멸종 위기종의 야생화들이 인터넷에 판매되고 있다.

불법 도채에 관한 내 생각은 도채를 하는 사람도 나쁘지만 장물과도 같은 불법 도채 야생화를 구입하는 사람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수요와 공급은 항상 비슷하게 유지가 된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게 마련이며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 공급자는 망하는 게 경제논리다.

귀한 야생화들이 반복적으로 도채가 된다는 건 꾸준하게 수요가 있다는 것인데 제발 장물을 구입하여 집에서 야생화를 키우는 일 같은 건 안 하였으면 좋겠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우리들이 한 명 한 명 실천을 한다면 수요와 공급이 줄어들 것이고 야생화들은 제자리를 지킬 것이다.

[몽블랑]

귀한 지네발란이 올해는 아주 풍성하게 피어났군요
본믄에 적은 맨아래 내용 공감합니다
야생화는 야생에서 볼때라야 가장 진가가 나는거지요

[부산아저씨]

공감 감사합니다
아슬아슬한 절벽 제일 안쪽에 제법 볼만하게 피어있었는데 한명만 들어갈 공간이 있고 나무들이 시야를 방해합니다

[새뜨미]

저는 한 군데로만 몇번 갔었는데 줄어드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풍성하게 피어난 모습을 만나고 오셨네요.

[부산아저씨]

지금이라도 도채만 안하면 개체수는 유지 될건데 안타깝습니다

[이진]

저는 개인이 운영하는 수목원도 다를바없다고 생각하는 일인입니다
조만간 귀한 아이들은 개인수목원 아니면 볼수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수목원 역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적용이 되지요ㅜㅜ

[부산아저씨]

제가 보기엔 사설 수목원들이 가장 심한것 같습니다
내가 국회로가면 법을 제정 할건데 말입니다ㅎㅎ

[구룡포]

뜨거운 날 수고로 담아주신 귀한 자연을 즐감합니다.

[부산아저씨]

감사합니다

[허순호72 거제]

통영 어느섬에. 큰군락이 하나도없이 가져갔다 들었습니다 ㆍ

[부산아저씨]

허걱
저승사자는 나쁜손들 안잡아가고 뭐하나 모르겠네요

[연분]

올해는 어쩌다보니 보러 못갔는데 아주 예쁩니다.
맨처음 발견했을때 그 커다란 바위에 발에 밟힐정도로 많았었답니다.
지금은 손 닿는곳에는 하나도 안남아있어 안타까워요.

[순수]

바위에 찰싹 붙어 기어가는 듯한 모습 넘 멋진 아이입니다
핑크빛 감도는 쪼맨이 꽃은 어쩜 그리 이쁠까요
이쁜 모습 즐감합니다

[청솔]

금년은 올려주신 사진으로 대리만족 합니다
소고 하셨습니다

[이주경]

지네발란이 아주 풍성하게 피었네요
고운작품 즐감하빈다.

[허허]

지네발란의 애처로운 소식에 감감해집니다
사람 손을 타지 않으면 금새 회복될거라고 믿습니다
덕분에 무더위속에서 힘들게 담으신 작품 즐감합니다

[부산아저씨]

맞습니다
지네발란이 한마지 자라는데 몇년이 걸린다고 들었습니다

[정안]

척박한 곳에서 작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지내발란 대견하네요. 사람의 이기심에서도 잘 견뎌내고 더욱 번성하길 기원합니다.

[부산아저씨]

사람들의 이기심이 가장큰 적이지요
사람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라도 잘번식 하길 바라야겠습니다

[천안/들꽃]

갈수록 풍요로움.이 덜하는것 같아 기후탓은 아닌것도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