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뉴스를 하나 들었다. 미군이 용산기지에 장교용 숙소로 8층 짜리 아파트를 지으려고 한다고... 우리나라는 정말 웃기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시험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생각할수록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미국에 대해 화가 나고 미군을 증오하게 된다. 왜그러냐고? 지금부터의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게 되겠지.
나는 이태원에 산다. 그래서 미군을 자주 본다. 내 눈에 보이는 미군은... 아니 한국의 모습은 정말 쥐뿔도 아닌 나라다. 한국의 대학생이 이태원 버거킹에서 미국 3류 갱단한테 칼에 찔려 사망했는데 용의자를 잡아놓고도 재판과정에서 혐의가 없어서 풀어주는 나라... 한국의 여자를 마음대로 유린하고 살인에다가 시체에 대한 모독까지 서슴치 않는 나라.. 그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얼마 전에 우리 집에 올라가는데(참고로 우리 집은 언덕이며 이태원의 거의 모든 집이 언덕에 있다.) 조그만 골목을 미군이 차를 몰고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 길은 일방통행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차를 몰고 올라가면서 옆을 지나시던 한 할아버지를 사이드미러로 치는 게 아닌가... 할아버지는 옆으로 쓰러지시는데 그 미군은 좋다고 경음기를 빵빵거린다... 어떻게 미군이 모는 찬지 알 수 있냐고... 번호판만 봐도 미군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요즘엔 번호판도 달지 않은 미군차가 많지만...
그런 미군이 8층짜리 아파트를 용산기지에다 짓겠단다. 우리동네는 건물을 지을 때 남산이 보여야 된다며 조경권(맞나??) 때문에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는데 8층은 지을 수 있는건지... 그 자리에 서울시청을 짓겠다고 이것저것 다 만들어놓고서 한국은 무얼 하는건지.. 참고로 나는 학교에 갈 때 6호선 녹사평역을 이용한다. 이 녹사평역은 앞으로 서울시청의 입구가 될 거라며 다른 역에 비해 공사원가가 2/3정도 더 들여서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역에서 제일 긴 것으로 보이는 32m 짜리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가끔 결혼식도 하고(이 때 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신랑과 신부가 입장을 한다.) 그래서 9시 뉴스에도 나오는 정말 내가 처음 보았을 때 도저히 역이라는 개념이 들지 않았고 마치 예술의 전당의 오페라하우스에 온 것 같았다. 정말 구조가 비슷하다.
이런 멋있는 건물까지 지어놓고서 미군이 아파트 짓는다고 하니까 우리 국민들한테 해명하기에 바쁜 이 나라 위정자들의 속셈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
정말 화가 난다. 왜 이렇게 혼자서 열만 내냐고... 당신이 이태원에 살아보지 않으면 모른다... 9■11테러가 있던 날... 미군기지 앞이 대만원이어서 우리 동네 마을버스가 못 다녔다. 이게 무슨 연결고리로 우리 동네 마을버스가 못 다니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때부터 우리 동네 의경들이 마치 경찰특공대인양 내가 군대에서 쏘던 총에 하이바에 군화에 마지막으로 수통까지 메고 경비를 선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몰라도 밤늦게 학교에서 집에 올 때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그런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건 내가 어디 전쟁터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다. 테러가 언제 벌어졌는데 아직까지 총을 메고 경비를 서고 있는지...
미군이 아파트를 지으려는 용산땅은 미군이 진주하기 전에는 일본군이... 그리고 일본군이 있기 전에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국에 속해있지만 한국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었다. 한국의 국력이 미치지 못하는 이상한 땅이 우리 동네이다. 90년대 중반인가 용산의 미군기지가 조금 반환되면서 용산가족공원이 나왔을 때 이곳도 9시 뉴스의 취재대상이었던 이상한 곳에서 내가 살고 있다.
아~~~ 지금까지 서론이 너무 길었다. 너무 놀라지 마시길... 본론은 짧게 끝낼 것이니까... 그래서 한참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열받아 하던 중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군과 미군이 싸워서 우리가 미군을 몰아내면 되지 않느냐... 여기서부터 나의 시나리오가 시작된다.
때는 2002년 8월 경(그래도 월드컵은 제대로 치른 다음에 싸워야지 안그러면 일본이 혼자 월드컵 치를텐데... 그러면 안되지) 미군이 한국정부와의 협의도 없이(SOFA가 개악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미군부대 내에 아파트 공사를 단행하고 곳곳에서 시민단체가 항의한다. 점차로 분위기는 미군에 불리하게 진행되지만 미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하기야 미군은 무서운 게 없다) 공사를 진행한다. 이 때 우리나라 군에서 중대한 결심을 한다. 행정력으로 안되면 무력으로라도 우리의 권리(?-우리 나라 땅에서 다른 사람이 건물짓는 걸 못짓게 하는게 당연한건데..)를 행사한다는 용감한 장군이 나타나 미군기지 바로 옆에 있는 국방부에서 헌병을 미군기지에 투입시켜 공사진행을 저지하려 한다.(참고로 국방부와 미군기지사이는 무척 가깝다. 한 블럭 정도 떨어져 있어서 군가 하나 부르면서 행진해도 끝맺지 못하고 당도할만한 거리이다.) 이에 미군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입구에서 한국군을 차단하여 신경전이 벌어지고 이 때 우리 국군은 해병대에 지원을 요청하여 장갑차와 해병대가 출동하고... 총격전이 벌어진다.
처음부터 총격전은 예상하지 못한 양측은 대응능력이 민첩한 쪽의 우세로 기울게 되는데... 당연히 그 동안 미군에 쌓인 게 많은 한국군의 반응이 잽싸 그들은 미군의 지하벙커까지 침투하여 그들의 지휘통제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든다. 이렇게 손쉽게 용산기지를 장악하고 핵심시설인 지하벙커(이 지하벙커 때문에 우리 동네에 지하철이 뚤리는데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국회의원 당선공약이었으니까... 또한 여긴 정말 없는 게 없다.)에서 백악관에 핫라인을 연결하여 미국에게 우리의 승전보를 알린다. 당연히 자신의 군인들이 포로로 갇혀 있어서 그들은 함부로 공격을 감행하지 못하고 용산기지를 물론 한국의 모든 기지에서 그들은 떠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이건 너무 싱겁지 않은가... 하던 찰나에 엉뚱한 아이디어가 생각났으니 바로 북한이었다.
처음의 교전으로 말미암아 한국군은 용산기지의 핵심시설을 장악했으나 미국은 단호히 맞서고 이로서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내에서 전쟁이 시작된다(물론 내 짧은 군사지식으로 자장기전은 생각도 못하고 단기전만 본다). 한국군과 미군이 서로를 향해 무차별포격을 가하고 있으나 미군의 후속병력으로 한국은 점차 밀리게 되는데 이 때 한국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연락을 취한다.(핫라인일수도 있고 전화통지일 수도 있고 북한군이 파놓은 땅굴로 우리 연락병이 갔을 수도 있고...) 그리하여 북한의 개입으로 상황은 점차 역전되고... 스커드 미사일로 미군을 유린하여(말은 했지만 현실성은 조금 떨어진다) 미군은 한반도에서 물러가고 이 전쟁을 계기로 남한과 북한이 가까워져 통일이 된다는...
정말 내가 생각했지만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다. 이걸 영화로 만든다면... 요즘같이 조폭이 판치는 세상에서 미군과 한국군의 대결이라는 엽기적인 소재의 다양화를 시도는 하겠지만...
하지만 이 시나리오가 생각날만큼 울 나라는 미국에 쩔쩔맨다. 동네를 지나다보면 미군병사와 팔장을 끼고 걸어가는 한국 아가씨를 보게 된다. 이럴 땐 정말 기분이 뭐같다. 남자들이 제대로 못하니까(나도 남자지만) 우리나라 여자들이 양놈들앞에서 다리나 벌려야 하지 않은가... 힘이 없으니까 지나라 땅에 다른 놈들이 기름을 붓던 아파트를 짓던 사격장을 만들던 한마디도 못하는 족속... 정말 열받는 나라다.
내가 민족주의자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 뒤 안보고 내 나라만 챙기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마약을 한 번도 복용하지 않은, 누구처럼 음주운전으로 걸리지도 않는 건전한 대한민국의 대학생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시나리오가 아니다. 단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고 내 나라 위정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물론 정치란게 복잡해서 나처럼 하나만 보면 안되지만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야 하지 않은가? 매일 비실비실거리고 굽신굽신거리는 나라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나는 박정희를 두둔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사람때는 미국에 굽신거리지는 않았다. 물론 그래서 총맞아 죽었는지도 모르지만... 이런 같잖은 시나리오 썼다고 미군이 날 어떻게 하지는 않겠지만 화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이렇게 끄적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