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감사함
갑자기 지난 연말 몸에 병이 오는 바람에 근 20일 일을 쉬며 새해를 맞이하게 되엇다.
이대로 대리계에서 불명예 은퇴를 하게 되는 게 아닌가 노심초사의 시간이었고 경제적으로도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치료와 요양의 과정을 통해 이젠 회복이 거의 되어 지난 금욜 다시 필드로 나서게 되엇다
건강이란 게 아무것도 없는 나에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절감하며 밤거리로 나섰다.
예전엔 미처 느끼지 못한 겨울 밤공기의 냉기가 오히려 정겹게 느껴진다.
예년에도 그랬지만 새해가 되면 콜 수가 연말에 비해 눈에 띄게 준다. 금액도 대개가 그저그런 똥콜이 난무한다는..
소위 말하는 '신년 보릿고개'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도 다시 일한다는게 나는 좋고 감사햇다.
첫콜을 잡아 손에게 전화하는데 그 옛날 처음으로 대리일 할 때 마냥 가벼운 흥분감(?)마저 생긴다.
첫 손은 TG 타는 우리 또래보다 약간 위로 보이는 경상도 신사양반.
구로디지탈1단지-등촌아이파크 만오천인데 이만원을 주곤 잔돈 챙길 생각도 안하고 단지입구에서 차를 몰고 휭하니 사라진다.
"수고 하셨습니다 추운데 욕보이소"
"감사합니다. 조심해 들어가세요"
대리계에서 은퇴 직전 다시 컴백한 첫날 스타트가 괜찮다.
2.미안함
3번째 콜, 동작세무서-수명산파크 마치고 조금 걸어 큰길로 나왔다.바로 미즈메디병원 앞이다.
이제 자정을 넘긴 시간인데 약간 피곤함이 느껴진다.아직 체력을 회복 못한 듯 하다.
병원 앞에서 피뎅이 보며 위치설정 하는데 내 앞으로 한분이 헐레벌떡 길건너에서 뛰어온다.
첫눈에 콜잡고 가는 대리기사. 느낌이 딱 초보라는.......
"아저씨!(헉헉거리며} 우장산 역이 어디에요?"
"아니요,글로 뛰어가심 안되고 저쪽...(반대방향)으로 가셔야죠"
"고맙습니다"
나는 친절하게 한 2,3백 미터만 가면 되니까 너무 급하게 갈거 없다고 알려주었다.
그 기사분은 내가 알려준 방향으로 뛰어가고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곧 나는 가로공원-안양석수동 콜을 잡아 손과 통화 후 택시로 이동했다.
그런데 택시타고 화곡역 방향으로 가다보니 우장산역이 눈 앞에 들어온다.
아...뿔....싸.....!!!
내가 잘못 일러준 것이다. 원래 그 기사분 가는 방향이 맞는데 내가 정반대로 잘못 알려준 것이다.
그양반 나땜시,일없이 잘 찾아 갔을 우장산역을 반대로 가서 고생했을 생각을 하니 택시안에서 목덜미가 뜨뜻해진다.
숱하게 많이 오고간 길을 내가 왜 정반대로 알려주었을까.
멍..청..이..
아직 완전히 회복이 안되긴 안되었나보다.....
가볍게 입돌아가고 나선 내가 똘아이가 되었능갑다.
그때 그 초보티 나던 기사님... 미안합니다. 추운데 고생하셨것네요.이글을 통해 정말 사과드립니다.
고의 아니었어요....ㅜㅜ
3.재수없음
관악역-낙성대 콜 수행중 딱지 끊었다.
참 간만에 나와 골고루 한다.
안양방면에서 시흥동 나가는 터널 나와 미림여고 방향으로 진행하다 신호위반 해버리고 직진했는데
언제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아깐 없었던 백차가 뒤에서 꽁무닐 졸졸 쫒아온다.
미친척 모르는척 그냥가는데 뒤에서 엥~~하는 사이렌을 울려대가며 확성기로 "정지해요,xxxx번 차 세워요"
아주 권위에 위세가 잔뜩 발린 목소리로..
제기럴 조때따....오늘 헛일했다.....
경찰관 나리님은,경찰차가 뒤에 있는데 그렇게 노골적으로 신홀 위반하냐며....일종의 괘씸죄를 적용하는 듯하다.
손님이, 대리아저씬데...아 좀 봐줘요.새해부터 그러냐며.. 사정하고,
나는,못봣으니 위반했지 경찰 잇는거 알았음 위반했겠냐며... 신호위반 인정하니까
좀 싼걸로 끊어달라고 체념 조로 담담하게 말했다.
꼭두 새벽 그시간 사실 지네들도 밥먹듯 신호 안지키면서 , 대단한 듯 위세 떠는 경찰놈들이 얄밉고,
그네들 딱딱거리는 것 보기도 싫고, 비굴하게 한번 봐달라고 애걸복걸 사정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새해 첫 딱지,아니 실로 거의 한 10년(?) 만에 끊는 스티커...
그런데 요즘엔 딱지끊는것도 첨단이넹.
옛날엔 종이스티커에 이것저것 끄적거리고는 싸인하라고 했는데,요즘엔 피디에이로 클릭클릭하니깐 옆구리에 찬
네모난 단말기 박스에서 스티커가 차르륵-하고 인쇄되어져 출력이 되어 나온다.
역시 우리 대한민국 경찰,첨단경찰에다 자랑스런 법규 지킴이다.
대한민국 경찰이여...영원하라!!
4.화나고 난중엔 고맙고.
새벽 3시넘어 콜도 끊기고 춥고 배고프고 피곤이 몰려온다.
재기 첫날이니깐 적당히 하고 들어갓음 하는 맘인데 오더도 정말 없긴없다.
그래도 금욜인데 금욜 이시간엔 아직 콜이 나올 시간인데도 말이다.
예전 같으면 출출한 이시간 항상 편의점에서 손쉽게 사발면에 손이 갔지만 앞으론 건강 생각해서 라면같은 음식 안먹기로 했다.
(얼마나 갈런진 몰러도...)
편의점에서 꿀차와 삼각김밥을 사서 먹으며 피뎅이 보고잇는데 투콜이 뜬다.
1.사당역-오류역 20케이
2.사당역-상록수 25케이
당근 나야 우리집 쪽인 오류역 가는 1번 콜을 눌렀다.그러나 잡힌건 밀려올라온 2번콜.
잠시 취소해버릴까 어쩔까 망설이다, 이만냥짜리 눌렀는데 이만오천 콜이 잡힌것도 내복아닌가......싶은 생각이 들었다.
상록수 막콜로 갔다 바로 상록수 역 앞에서 집에가는 301번 좌석버스 첫차타면 되지 싶어서 오케이,배차확인 눌럿다.
손과 통화 후 택시타고 5,6분만에 도착하여 손과 만나 차에 올랏다.
40쯤 되보이는 손은 요금부터 확인한다.
이만오천원이라니깐 너무 비싼거 아니냐며 항의한다. 그렇지않다며 얘기하다보니....먼가 말이 앞뒤가 안맞고 이상하다.
이런!! 콜이 바뀌어져 있었다.
먼저 출발한 손이 상록수 가는 손인데 먼저 온 기사가 태우고 조금전 바로 출발했단다.
손님 말로는 먼저온 기사가 자기가 상록수 가는 기사라 말하더니 출발했다 하니 실수로 바뀐게 아니고 분명
고의적인 바꿔치기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순간 열받고 분통이 터져 콜 올린 상황실에 전화하여 상황설명을 하였다.
상황실 실장이란 사람이 내게 하는말ㅡ일단 수행을 하시고 조치는 운행 끝나고 처리하자고....
그러니 어쩌겠는가 분을 삭이고 오류동으로 출발하였고 운행종료 후 이만원 수령하였다.
물론 상황실에서 배차내용을 정정하여 주었고 상황실장이란분 내게 하는말이,
그 기사와 통활 했는데 자긴 모르고, 오류동 손인줄 알고 승차하고 출발하게 되었다며 처음에 발뺌을 하더란다.
그래서 그걸 확인도 안하고 무조건 타는 기사가 어디있냐 물었더니,
그기사 왈, 먼저 도착한 사람이 가고싶은 콜 골라가는 거 아닌가요? 라며.....지는 대리한지 얼마 안되 몰랐다며..
담부터 조심한다고 꽁무닐 빼더란다...
그러면서 상황실장이 내게 그 기사 전번을 알려주면서 한번 통화해보란다.
괘씸한 양아치 기사한테 한마디 해줄려고 전번을 눌렀는데....전화기가 꺼져있다.
내게 틀림없이 전화가 올것이라 생각하고 그녀석이 전화를 꺼놓은 듯하다.
그런데 한편 생각해보니 원래 내가 잡고자 햇던 콜은 집에 가는 오류동 콜이었는데 그걸 내가 놓치고 대신
상록수 콜이 잡힌거 아닌가.
그런데 그녀셕이 바꿔타고 가는 바람에 난 원래 내가 타고자 원했던 콜을 타고 집 근처까지 수월하게 오게 된것이고...
만일 상록수 갔더라면 지금쯤 버스 나올때까지 한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것이고, 집에오면 6시가 넘었을터인데
그녀석 덕택에 난 집에 한시간이상 일찍 올수잇엇으니...
그래....뭐든지 좋게좋게 생각을 하자....세상사 맘먹기 달렸고 인생사 생각 하기에 달렸다지 않은가.....
그래서 잔득 겁먹고 전화기 꺼버린 넘이 불쌍키도하고 한편 고맙기도(?) 하여 전화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양아기사야!(만일 그 양아기사가 이글을 본다면??)
그게 뭔 추잡한 짓이냐? 벌면 얼말 더벌고 일찍 집에 들어가면 얼마나 일찍 집엘 간다고
(아마 모르긴해도 그녀석 집이 안산 쪽이 아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남의 콜 그렇게 바꿔치기 추잡한 짓을 하느냐?
제발 회개하고 반성하고 담부턴 그런 양아짓 하질 말거라이?
난 니덕에 집에 일찍 와서 좋긴 하다만........
첫댓글 반대방향으로 뛰어가신 기사님이 안쓰럽네요 날도추운데.....
내말이....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추운 날 건강 조심하세요.^^
삼각김밥에 꿀차도...별루 영양까 업어 보여여...ㅠㅠ 든든히 잘 드세여~~ ^^
그런데 사실 라면이 먹고싶더라구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인어님...신랑 잘 챙겨주세요 ^^
날도 추운데.. 잘 좀 가리켜 주시지..에휴...
그러게요.지금 생각해도 그 분한테 미안합니다.ㅠ.ㅠ
추운 날씨에 삶의 현장에서 고생많으셨습니다. 아무쪼록 건강 챙기시고 건승하시는 날들로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밤에는 방향감각이 좀 둔해진것 같습니다. 사실 대리기사들이 길을 잘아는 것 같치만 그러치도 않은것 같네요 편의점은 더모르고 생각 없는 알바들 바로옆에 있는 길조차 김밥천국 같은데도 조선족 아줌마들 길모른거 당연 하고 경비 아저씨도 잘모름 그래서 네비 구입 한지 1년 되서 네비틀고 찾아가는게 확실 한것 같네요
하지만 네비는 열어보기가 힘들잔아요 한번더 전화하던지 아니면 주변 나이드신분들에게 물어 보는게 확실할 것 같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못하셨던 만큼 재기하셔서도 건강 꼭 챙기시길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완전한 재기가 되는 그날까지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