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聖人)은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상 사대 성인을 이야기하면 예수 석가 공자 소크라테스를 꼽습니다. 모두 인류의 사상에 큰 획을 그은 위대한 사람들이지요. 성(聖)은 성스러울 성자입니다. 그 글자를 파자하면 耳 + 口 + 王이 나오지요.
순서가 중요합니다. 귀가 먼저 나오고 입이 나중에 나옵니다. 즉 남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하고 난 이후에 말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즉 성인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성(聖)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말합니다. 음악의 최고 경지를 악성(樂聖)이라 하고 시인의 최고 경지에 오른 사람을 시성(詩聖)이라고 하며 바둑의 최고 경지에 오른 사람을 기성(棋聖)이라고 합니다.
또한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을 주성(酒聖)이라고 하는데 이는 술과 함께 유유자적하며 성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술을 많이 먹어보기도 했지만 어지럽고 실수를 연발할 뿐, 성인의 경지에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으니 주성(酒聖)이란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는 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하였습니다. 그 많은 시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경청(傾聽)이었지요. 경청 하나만 잘해도 훌륭한 상담가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깊이 이해하려면 많은 지혜와 체험과 사색이 필요합니다. 즉 들을 줄 아는 귀를 갖고 있어야 들린다는 것이지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주변에 친구가 많은 이유입니다. 하여튼 입을 열기 전에 귀를 열어야 합니다. 귀가 둘이요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신의 섭리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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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한자 없이 제목만 봤을 땐, 成人을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오래 전 친구들하고의 저녁 자리에서, 한 친구가 묻더군요. 늙은이들 대화의 특징이 뭔지 아냐고.
남의 말은 안 듣고 자기 할 말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넷이 모인 조촐한 자리인데도 둘씩 둘씩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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