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오후 4시 후덥지근한 카오산에서 다시 방콕(돈무앙)공항으로 출발했다.
6시 30분 비행기이니 시간은 여유가 있는 듯 하다.
카오산로드를 벗어나는데 왠일이지 그리 아쉽지가 않다..
공항으로 향하는 미니버스 옆자리에 독일인같지 않은 독일인이 앉아있다.
나의 가이드북을 보며 'Are u going to here, now?'라며 말을 건넨다..
나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yes.. now, i'm goin to Miyanmar'라고 대답하며,
나 스스로에게도 드디어 내가 미얀마를 가보는구나..하고 생각한다.
몇 분간 기분좋은 독일인과 얘기를 나누며서 서로 어디를 갈것인가를 얘기하면서
나는 지도 속의 한 곳을 가르키며 'Really, i want to go here.. yes.. i'll go to Bagan.....' 이라고 하자..
그 옆자리에 앉은 할아버지가 'Yes.. U must to go there. I'm sure u took a nice choice..'이라면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그때부터 나는 예의바르고(?) 동양의 문화를 존중하는 최초의 미국인 마이클할아버지와 미얀마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마이클 할아버지도 이번에 미얀마를 간다며 공항에 도착하자 독일친구와 인사를 나누고 나랑 함께 했다.
나는 사실 미얀마에 대해 별로 알지 못해서 혼자 여행하는게 걱정됐는데,
함께 여행하게 되서 기쁘다고 하자,
그는 이번이 7번째 미얀마 방문이라며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7번째.... 후... 맘이 편해진다... ^^
우리는 방콕공항에서 함께 Boarding을 하고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 비행기-미얀마항공/미얀마 비자와 비행기 값을 합쳐서 약 160$)
비행기를 기다리며 함께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그가 갑자기 청학동 얘기를 꺼내며, 정말 멋진 추억을 간직한 곳이라며
잠시 멈쳤다가 나를 쳐다보며 빙그레 웃는다..
알고 보니 마이클 할아버지는 한국의 전남대에서 영문학 교수로 1년가량 지낸 경험이 있어서 그때 한국을 여행도 했었다고 한다.
82년에 청학동을 갔었다고 한다..
아마...그건 정말이지 내가 생각해도 82년에 청학동이였다면 굉장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는 또 한번 청학동을 가보고 싶다고 한다..
나는 슬며시 웃으며, 지금은 그 때의 청학동과 많이 다를것이니,
그 때의 기억이 정말로 행복했다면.. 다시 가지말고 그 기억만을 추억하라며.. 씁쓸하게 웃어보였더니,
그는 내 마음을 이해하는지 알겠다며 또 한번 빙그레 웃는다...
드디어 탑승을 하고 짧은 시간(약 40~50분가량)동안 비행기를 탄 뒤
드디어 미얀마 공항에 도착했다.
마이클은 미얀마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내게 여기 immigration은 상당히 복잡하니 서두르라며 귀뜸해준다.
그의 말을 따라 얼른 immigration으로 달려갔지만, 생각보다 한산하다.
그는 웃으며 평소 여기는 정말이지 시장만큼 벅적거린다며 나에게 운이 좋다고 한다.
나도 방그레 웃으며 이번 여행에서도 운이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미얀마에 존재하는 FEC 200$를 환전할 생각하며 입국심사대를 나왔다.
(현재 미얀마 FEC 200$ 의무 환전)
그러자 오른쪽 끝에서 마이클 할아버지가 '은영~'하며 나를 부른다.
그쪽으로 달려가서 나는 환전소에 앉아 있는 사무 여직원들에게
'밍글라바(=Hello)'라고 웃으며 인사를 한 뒤 마이클에게 다가갔다.
(*미얀마 여행 전 그 곳을 다녀온 친구가 나에게 항상 웃으며 상냥하라고 충고했다. )
그러자 그들이 마이클에게 'Is she your friend?'라고 묻는다.
마이클 할아버지가 웃으며,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들은 나를 그냥 통과시킨다.
그래서 난 마이클할아버지와 그냥 FEC100$ 씩만 나눴다.
(*말 많고 탈 많던 미얀마 FEC환전소에서의 200$ 환전은 그리 어렵지도 까다롭지도 않았다.)
환전소까지 무사히 나오자 잠깐의 짐 수색(?)을 하고 우리는 공항밖으로 나왔다.
마이클할아버지가 자기는 호텔을 예약해놨고, 그 쪽에서 Pick Up을 나오기로 했다며
나보고 어느 호텔로 갈 것인지를 묻고, 가능하면 그 호텔 앞에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공항 밖으로 나왔을때 거의 8시가 다 되었기 때문에 밖은 어두워서 어쩌나 했는데,
뜻밖의 마이클 할아버지의 친절에 긴장과 조바심이 확 풀려버린다.
마이클 할아버지의 예약 호텔 직원이 오자 그는 상황을 설명하고
나를 다른 호텔에 데려다 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러자 그 직원은 활짝웃으며 'Sure, Okey.. Where is your hotel?'이라고 묻는다.
나는 땡큐를 연발하며 White House로 갈 것을 부탁했다.
(*White House-도미토리 3$/ 더블룸-4~5$(common bath)/ 싱글룸 5~8$
모두 아침식사 포함. 부페식 아침식사가 정말 푸짐함..)
호텔로 가는 차 안에서 마이클 할아버지는
내일 어떻게 여행할 것이냐며 괜찮으면 자기가 가이드를 해주겠다며 어떠냐고 물어온다..
나의 대답은 당연히 'Of Cou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