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장 시작 전 생각: 계절성과 패턴, 키움 한지영]
1.
미국 증시는 휴장한 관계로 별 다른 코멘트를 할껀 없고,
대신에 계절성과 패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9월에는 대체로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2000년 이후로 평균적으로 코스피는 10월(-1.1%) 다음으로 9월(-0.9%)이 가장 안좋았고, 나스닥은 9월(-2.3%)이 가장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계절성에는 실적시즌이 없는 달,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은 달, 미국이 세금을 납부하는 달 등의 이유가 있을 거 같네요.
배런스지에서는 심리적인 사례를 들기도 했는데, 계절성 정서장애(SAD)가 작용한다고 합니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계절이 변할 때 감정적으로 취약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8월에서 9월로 넘어갈 때 이 같은 감정변화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네요.
주식시장도 어차피 인간 군상에 의해 돌아가는 곳이니, 심리 변화도 온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겠네요.
2.
사실 패턴으로 더 주눅들게 하는 건 9월 FOMC 입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의 9월 FOMC 이후, 코스피는 FOMC 당일, 1주일 뒤, 1개월 뒤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0.5%, -3.1%, -3.1%. 나스닥은 -0.5%, -2.3%, -1.6%으로 집계됐으니 말이죠.
최근에 일어난 일이 예측에 가장 영향을 미친다는 최신효과를 생각해보면,
지난 2년 동안 코스피가 1주일동안 평균 -6.7%, 나스닥이 1주일 동안 평균 -3.1%를 기록해버렸으니,
올해 9월 FOMC도 무사히 못넘기겠네라는 식의 공포감이 조성되는 것도 이해할만 합니다.
3.
이 지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할 것은 "맥락"입니다.
계절성과 패턴은 참고 지표일뿐, "이번에도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예언해주는 수정구슬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매월마다 매크로, 실적, 지표 등 각각의 변수들이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을 고려하는게 좋지 않나 싶습니다.
최근 2~3년간 9월에 증시가 안좋았던 것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에 놓여있었기 때문일수도 있으며, 지금시점은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려는 시기에 놓여있습니다.
또 과거의 9월에는 이익과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망가지는 구간이었다면, 지금은 이익이 잘버텨주고 있는 데다가, 밸류에이션도 "이정도면 얼마나 빠지겠어"라고 부를 만한 구간에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구요(ex: 코스피 선행 PER 8.61배로 8월 5일 폭락 당시 8.54배 이후 최저 수준).
4.
물론 이번주 ISM 제조업 PMI, 고용, 다음주 미 대선토론회,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그 다음주 국내 연휴 끝나고 바로 9월 FOMC 등 곳곳이 지뢰밭처럼 느껴지는 9월입니다.
전체 증시 단에서도 그렇고, 어제 이차전지 주식들이 외사 보고서 하나로 동반 폭등하다보니 오늘이라도 따라 붙을까라는 고민이 급증할 정도로, 섹터 단에서도 대응 난이도가 높아진 시점입니다.
그렇지만 계절성과 패턴에 얽매이다보면 업 사이드 리스크가 존재할 것이라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동시만기일, 연휴 직전 수급 공백 등은 일회성 요인이고,경제지표에 따른 시장 반응은 결과 의존적이며, "연준의 금리인하 = 증시 악재"라는 인식도 상당부분 희석된 상태라는 점도 다시금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경제지표들이 침체 내러티브를 8월 초처럼 확산시키지 않을 것이며, 이는 9월 FOMC 이후 안도감을 조성시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만만치 않은 한달이겠지만, 잘 견디고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저도 좀더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담아 수시로 자료나 코멘트 드리겠습니다.
날이 무척 선선해졌습니다. 가을이 아니랄까봐, 출근 길의 하늘, 퇴근길의 노을도 이쁘네요.
바쁜 일과 속에서도 산책이라도 담아서 오게 중간에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러 다녀오기 좋은 날씨 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키움 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