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랫동안 병상에 계시던 이모부의 소천 소식을 들었다
조의금만 보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장례식장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분당 서울대병원이었는데
그곳까지 전도하면서 간다면 고인을 위한 추모도 될 겸
모처럼 새로운 곳에서 전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문제는 평소 안 하던 지역에서
전도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다는 것이다
평소 하던 곳이 아닌 낯선 곳에서는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두려움과 떨림이 내게 이르고 공포가 나를 덮었도다"(시 55:5)
그렇게 새벽 2시부터 떠진 눈은
나로 밤새 기도하게 했다
오랜만에 해 보게 되는 신분당선이니
많은 사람이 복음을 듣고 회개의 계기가 되게 해 달라고
그리고 하는 과정 중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게 해 달라고
그렇게 떨리는 심정으로 신분당선을 도착했다
내가 사는 곳에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만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그 시간 동안 계속 서 있을 수 없어
사람이 많아 전도를 할 수 없는 칸에서는
새롭게 전하는 전도 멘트를 조용히 연습하며 갔다
... 기본에 충실한 메시지 참조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취하라..."(엡 6:12~13)
그렇게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고 시작한 지하철 전도
똑같은 사람들이었지만
주로 하는 일산 지역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더 낯설고.. 더 긴장되고.. 더 떨리고..
하지만 그도 잠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제가 여러분들에게 나누어 드리려고 하는 것에는
제가 교통사고로 죽음에서 예수님을 만나 45일 만에 살아난 사연이 담겨져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예수님이 살아계셔서 지금도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될 것입니다
...
첫 마디가 시작되자 일제히 나를 바라보았고
요즘도 지하철에서 전도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식으로
황당해하면서도 내 지역과는 달리 집중해서 듣는 분위기였다
물론 중간중간 사납게 대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내가 사는 지역이 아니라서 다시는 안 볼 사람들이니 배짱이 생겼다
그래서 그런 분들의 심령을 불편하게 하는 메시지를 더욱 크게 외쳤다
지금은 많은 분이 제가 하는 말이 듣기 싫어서
애써 눈을 감고 외면을 하시는데요
여러분에게는 저에게 벌어졌던 이런 죽음의 순간이 안 올 줄 아십니까
반드시 옵니다 틀림없이 옵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살아계실 때 예수님 바로 믿으셔서 천국 가는 영혼 되십시오
죽어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오늘의 철로(鐵路) 역정을 위해
새벽 2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기도한 만큼의 결실은 보지 못했지만
평소 생각한 지하철 전도자답지 않은 모습과 메시지에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영혼이라면 회개의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이를 위해 하루의 반나절을 지하철 전도로 이끄신 주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