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나무[학명: Clerodendrum trichotomum Thunb.]는 마편초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짐승의 고기에서 나는 기름냄새를 누린내라고 한다. 누릿한 장 냄새가 난다고 누리장나무이며 지방에 따라 개똥나무, 구린내나무라고도 한다. 오동잎을 닮은 잎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취오동(臭梧桐)이라고도 부른다. 취동(臭桐), 추엽(秋葉), 취목(臭木), 해동(海桐), 해주상산(海州常山), 명목단수(冥牧丹樹), 누루장나무, 야취포, 취추, 추골풍, 노나무, 개나무, 깨타리, 이라리나무, 누룬나무, 개똥나무, 누리개나무, 누린내나무, 개나무, 저나무, 포화동, 깨타리나무, 구릿대나무 등 지방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유사종으로 가지와 잎에 갈색 털이 빽빽이 나는 것을 털누리장나무(var.ferrungineum), 잎 밑이 심장밑꼴이고 끝이 뾰족하며 꽃받침조각이 좁고 긴 것을 거문누리장나무(var.esculentum)라고 한다. 관상용, 약용, 식용, 열매는 천연염료이다. 꽃말은 친애, 깨끗한 사랑이다.
누리장나무는 두 전설이 있다. 첫 번째 전설은 애절한 남녀의 이루지 못할 사랑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잘생긴 백정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 아들이 언감생신 양가집 규수를 사모하였다.이를 눈치 챈 양가집에서 관가에 고발하여 힘없는 백정의 아들은 곤장만 흠뻑 두들겨 맞고 풀려나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그 아비가 죽은 불쌍한 아들을 위하여 양반집이 내려다보이는 뒷산에 묻어 주었다. 얼마 후 겨울에 양가집 규수가 우연히 그 무덤 앞을 지나가다가 그만 발이 땅에 붙어버려 움직이지 못하고 얼어 죽고 말았다. 전후사정을 들은 양가집에서는 결국 두 사람을 합장하였다.이듬해 봄에 그 무덤가에 냄새나는 나무가 자랐는데 사람들은 그 냄새를 백정이 풍기는 누린내라 생각하여 누리장나무라고 불렀다.”
또 다른 전설은 “옛날 중국의 상산이라는 곳에 암자 하나가 있었다. 그곳엔 스님이 한사람 있어서 날마다 근처의 마을로 시주를 얻으러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이 학질에 걸려서 오후가 되면 추웠다 더웠다하여 괴로웠으나 간호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스님은 날이 갈수록 몸이 장작개비처럼 말라갔다. 어느 날 스님은 아픈 몸으로 산을 내려와 마을을 돌다가 몹시 가난한 집을 방문했더니 주인은 먹을 것이 다 떨어졌다면서 나무뿌리 죽을 한 그릇 내놓았다. 스님은 배가 고픈 터여서 나무뿌리 죽을 정신없이 먹고는 주인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절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나무뿌리 죽을 먹은 뒤로는 학질이 재발하지 않았고 며칠이 지나니 정신도 더 또렷해졌다. 스님은 학질이 다 나은 것으로 여겼던 학질이 한 달쯤 지나서 재발했다. 스님은 나무뿌리 죽이 학질을 낫게 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 집을 찾아가 그 나무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 나무는 잎이 넓은 달걀꼴이고 모서리에는 톱니가 있었다. 스님이 나무뿌리를 캐 절로 돌아와서 달여 먹었더니 이튿날 병이 나았다. 스님은 그 나무를 절 주위에 심어두고 날마다 죽을 끓여 먹었더니 다시는 학질이 재발하지 않았다.그 뒤부터 스님은 시주를 받으러 다니다가 학질 환자를 보면 그 나무로 학질을 고쳐주니 상산의 스님이 학질을 잘 고친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멀리서 까지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이 나무는 그 후 상산의 낡은 절 주위에 심어 널리 퍼뜨렸다하여 '해주상산(海州常山), '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전국의 산기슭이나 골짜기의 기름진 땅에서 자란다. 높이 약 2m이다. 나무껍질은 잿빛이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다. 밑은 둥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으며 양면에 털이 난다. 잎 길이 8∼20cm, 나비 5∼10cm로 겉에는 털이 없으나 뒷면에는 털이 나며 잎자루는 길이 3∼10cm이다.
꽃은 양성화로 8∼9월에 엷은 붉은색으로 핀다. 취산꽃차례로 새가지 끝에 달리며 강한 냄새가 난다. 꽃이 필 때는 향긋한 백합 향을 풍긴다. 꽃받침은 붉은빛을 띠고 5개로 깊게 갈라지며 그 조각은 달걀 모양 또는 긴 달걀 모양이다. 화관은 지름 약 3cm이고 5개로 갈라진다. 열매는 핵과로 둥글며 10월에 짙은 파란빛으로 익는다.
누리장나무는 가을이 되면 냄새 때문에 생긴 불명예를 씻어 버리기라도 하듯 정말 특별하게 생긴 열매로 우리 눈을 유혹한다. 열매가 맺힐 때면 붉은 말미잘 모양의 열매받침을 펼치고, 가운데 1캐럿(지름 6.5밀리미터) 크기의 사파이어 보석이 박힌다. 열매는 매끄러운 진한 푸른색으로 가을 하늘과 맞서려 한다. 냄새나무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이다.열매 받침과 열매가 이루는 전체 모양은 브로치(brooch)를 연상케 한다. 옛 한복에서 저고리의 고름이 없어지고 편리한 브로치로 바뀌던 개화기 때는 누리장나무 열매 모양이 가장 널리 쓰였다. 보기야 좋지만 누리장나무 자신은 왜 이렇게 특수한 설계를 하게 되었을까? 이는 종족보존을 위하여 고안된 튀는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붉은 바탕과 푸른 열매는 새들이 찾기 쉽고 매력적인 색 대비이기 때문이다. 열매 안에는 새들이 목마를까봐 맛있는 즙액을 잔뜩 넣어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생약명(生藥銘)은 취오동(臭梧桐)이다. 잔가지, 꽃, 열매, 뿌리를 수시로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쓴다. 중풍으로 마비가 온 데, 혈압 높은 데 10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아토피, 습진에 달인 물을 바른다. 생즙을 내서 하루에 두 번씩 복용하면 통풍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이른 봄에 새로 나온 잎을 데쳐서 나물로 먹는데, 신기하게도 냄새 성분은 휘발성이 강하여 금방 날아가 버린다.
(참고자료: 원색한국식물도감(이영노.교학사), 한국의 자원식물(김태정.서울대학교출판부), 네이버·다음 지식백과/ 글과 사진: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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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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