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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덕재물(厚德載物)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는 뜻으로, 땅의 형세를 이르는 말이다.
厚 : 두터울 후(厂/7)
德 : 클 덕(彳/12)
載 : 실을 재(車/6)
物 : 만물 물(牛/4)
출전 : 주역(周易) 곤괘(坤卦)
주역(周易) 곤괘(坤卦)는 땅을 상징하는 음(陰)의 괘로, 유순하고 사물을 성장시키는 덕을 나타낸다고 했다.
단전에 이르기를 지극하도다, 곤의 으뜸이로다. 만물이 바탕하여 생겨나니 이에 순응하여 하늘을 이어받으니, 곤의 덕이 두터워 만물을 모두 실어주고 그 덕은 끝이 없도록 광활한 데에까지 이르며, 안으로 품는 것은 한없이 넓고 광대하여 품물이 다 형통한다.
彖曰; 至哉坤元. 萬物資生, 乃順承天, 坤厚載物, 德合无疆, 含弘光大, 品物咸亨.
상전에 이르기를 땅의 형세가 곤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느니라.
象曰; 地勢坤, 君子以, 厚德載物.
기해(2019)년 올해는 한국경제의 역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두 분이 세상을 떠났다. 12월 9일 김우중(金宇中) 대우그룹 전 회장이, 14일에는 LG그룹의 구자경(具滋璟)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두 분 다 재계 서열 2위에까지 오를 정도의 큰 경영을 했지만, 경영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김 회장은 정식으로 경제학을 공부하여 자신의 손으로 기업을 일으켜, 기발한 발상과 예리한 통찰력과 물불 가리지 않는 추진력으로 기업을 계속 확장시켜 신화를 써 가다가, 마지막에는 완전히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러 말년을 불우하게 보내다가 떠났다.
구 회장은 초등 교사 출신으로 부친 회사에 일을 거들러 들어갔다가 기업총수가 되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
구 회장은 인상이나 처신하는 방식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후덕재물(厚德載物)'이다. 이 말은 주역 곤괘(坤卦)에 나오는데, 곧 땅의 덕(德)을 상징하는 괘이다.
하늘의 햇볕과 비를 받아서 만물을 실어 길러주는 것이 땅이다. 군자가 땅의 이런 점을 본받아서 후한 덕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여 길러준다는 뜻이다.
경영인이나 장사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매정하고 약삭빠르고 악착같은 그런 인상을 주는데, 구 회장은 전혀 그렇지 않고, 마음씨 좋은 소박한 시골사람 같다. 경영하는 방식도 순전히 자신이 몸으로 터득한 것이다.
처음에 부친 회사에 들어갔을 때, 판자로 된 방 침낭 속에서 4년을 잤고, 낮에는 생산품인 '동동구리무' 운반하는 일을 했다. 이때 현장의 중요성을 익혀 경영의 큰 원리를 터득한 것이다.
정식으로 경영학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으로 경영해 나갔다. '고객 만족', '정도경영(正道經營)' 등등의 경영학 용어를 맨 먼저 만들어 실천에 옮긴 분이 바로 구 회장이다. 이런 원리는 사실 집안에 대대로 전해 내려온 유학의 가르침이었다.
인간존중의 경영을 하여 '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인재'라는 것을 맨 먼저 알고 실행했다. '연구소를 잘 지어야 좋은 과학자가 모여든다' 해서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서 연구소를 맨 먼저 지었고, 그룹 직속의 종합연구소도 LG그룹이었다. 육성한 인재의 능력을 알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 업적을 인정해 주었다.
1990년 최초로 기업공개를 했고, 전문경영인 도입도 맨 먼저 도입했다.
해외에 생산 공장을 지은 것도 LG 컬러텔레비전 미국 공장이 우리나라 최초였다. 그는 25년 동안 LG그룹의 경제규모를 260억원에서 30조로 1150배나 성장시켰다.
인화(人和)를 강조하면서 창의적이고 합리적이고 자율적인 경영을 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을 했다. '70살이 되면 물러나겠다'고 약속한 1995년에 물러나, 나무 키우고 메주 만드는 평범한 노인으로 살았다.
이번에 장례식도 아주 간소하게 치렀다.
많은 비판을 받는 경제인들 가운데서 드물게 존경을 받는 기업인으로 살다가 간 성공적인 일생이었다.
▶️ 厚(두터울 후)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후)로 이루어졌다. 산이 두텁게 겹쳐 있는 뜻이다. 또 흙을 쌓아 올리거나 제사 음식을 수북히 담는다는 뜻에서 융숭한 마음이라는 뜻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厚자는 '두텁다'나 '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厚자는 厂(기슭 엄)자와 曰(가로 왈)자,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曰자와 子자는 단순한 모양자이기 때문에 뜻은 전달하진 않는다. 厚자의 갑골문을 보면 기슭 아래로 절구통 하나가 놓여있었다. 이것은 돌을 깎아 만든 절구통이다. 돌을 깎아 만든 절구통이니 두께가 상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厚자는 절구통의 두께가 매우 두껍다는 의미에서 '두텁다'나 '후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厚(후)는 ①두텁다, 후하다 ②두터이 하다 ③두껍다 ④짙다 ⑤진(津)하다, 맛있다 ⑥지극하다 ⑦정성스레 대하다 ⑧친하다, 친밀하다 ⑨우대하다 ⑩많다, 많아지다 ⑪크다 ⑫무겁다 ⑬늘리다, 증가시키다 ⑭낫다, 훌륭하다 ⑮두께, 두꺼운 정도 ⑯부(富) ⑰두터이, 매우, 많이, 크게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엷을 박(薄)이다. 용례로는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후하게 대접함 또는 그러한 대접을 후대(厚待), 두터운 심덕이나 덕행을 후덕(厚德), 두텁게 생각해 주는 마음을 후의(厚意), 후한 값을 후가(厚價), 두꺼움과 얇음 또는 많고 넉넉함과 적고 모자람을 후박(厚薄), 후한 이익을 후리(厚利), 두터운 배려를 후려(厚慮), 많은 녹봉을 후록(厚祿), 진한 맛이나 훌륭한 음식을 후미(厚味), 두터운 정의를 후의(厚誼), 넉넉한 급료를 후료(厚料), 두터운 정의에 의하여 용서됨을 후면(厚免), 남의 슬픈 일이나 기쁜 일에 인사의 뜻으로 물건을 많이 부조함을 후문(厚問), 태도가 점잖고 마음씨가 너그러움을 중후(重厚), 빛깔이 진하거나 짙음을 농후(濃厚), 양순하고 인정이 두터움을 순후(淳厚), 인정이 두터움 또는 친절하고 정중함을 돈후(敦厚), 충직하고 순후함을 충후(忠厚), 너그럽고 후함을 관후(寬厚), 부지런하고 온후함을 근후(勤厚), 성품이 온화하고 후덕함을 온후(溫厚), 성실하고 인정이 두터움을 독후(篤厚), 참으로 두터움을 단후(單厚), 얼음의 두께를 빙후(氷厚), 어질고 후덕함을 인후(仁厚),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라는 뜻으로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름을 후안무치(厚顔無恥), 부드럽고 온화하며 성실한 인품이나 시를 짓는 데 기묘하기 보다 마음에서 우러난 정취가 있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온유돈후(溫柔敦厚), 성격이 온화하고 착실함을 일컫는 말을 온후독실(溫厚篤實), 사랑과 미움과 후함과 박함을 일컫는 말을 애증후박(愛憎厚薄), 덕행이 두텁고 점잖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후덕군자(厚德君子), 사람과 사귀는 데 선물이나 음식 대접은 다소 박하더라도 정만은 두터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물박정후(物薄情厚) 등에 쓰인다.
▶️ 德(큰 덕/덕 덕)은 ❶형성문자로 悳(덕)의 본자(本字), 徳(덕), 惪(덕)은 통자(通字), 㥀(덕), 恴(덕)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悳(덕)으로 이루어졌다. 悳(덕)은 바로 보다, 옳게 보는 일이고, 두인변(彳)部는 행동을 나타내고, 心(심)은 정신적인 사항임을 나타낸다. 그래서 德(덕)은 행실이 바른 일, 남이 보나 스스로 생각하나 바람직한 상태에 잘 부합하고 있는 일을 뜻한다. 본디 글자는 悳(덕)이었는데 나중에 德(덕)이 대신 쓰여졌다. ❷회의문자로 德자는 '은덕'이나 '선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德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直(곧을 직)자,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금문에 나온 德자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德자는 사람의 '행실이 바르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直자는 곧게 바라보는 눈빛을 그린 것이고 心자는 '곧은 마음가짐'이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길을 뜻하는 彳자가 있으니 德자는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걷는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길'이란 우리의 '삶'이나 '인생'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니 德자는 곧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德(덕)은 (1)공정하고 포용성 있는 마음이나 품성(品性) (2)도덕적(道德的) 이상(理想) 또는 법칙(法則)에 좇아 확실히 의지(意志)를 결정할 수 있는 인격적(人格的) 능력(能力). 의무적(義務的) 선(善) 행위를 선택(選擇), 실행(實行)하는 습관(習慣). 윤리학(倫理學) 상 가장 중요한 개념의 하나임 (3)덕분 (4)어떤 유리한 결과를 낳게 하는 원인(原因) (5)공덕(功德) 등의 뜻으로 ①크다 ②(덕으로)여기다 ③(덕을)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④고맙게 생각하다 ⑤오르다, 타다 ⑥덕(德), 도덕(道德) ⑦은덕(恩德) ⑧복(福), 행복(幸福) ⑨은혜(恩惠) ⑩선행(善行) ⑪행위(行爲), 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⑫능력(能力), 작용(作用) ⑬가르침 ⑭어진 이, 현자(賢者) ⑮정의(正義) ⑯목성(木星: 별의 이름) ⑰주역(周易) 건괘(乾卦)의 상,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태(太)이다. 용례로는 덕이 높고 인망이 있음을 덕망(德望), 어질고 너그러운 행실을 덕행(德行), 덕행과 선행을 덕선(德善), 좋은 평판을 덕용(德容),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사귀는 벗을 덕우(德友), 덕행으로써 교화함을 덕화(德化), 덕이 두터움을 덕후(德厚), 덕의를 갖춘 본성을 덕성(德性), 덕으로 다스림을 덕치(德治), 잘 되라고 비는 말을 덕담(德談), 남에게 미치는 은덕의 혜택을 덕택(德澤), 어질고 너그러운 마음씨를 덕량(德量), 도리에 닿은 착한 말을 덕음(德音),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도덕(道德), 아름다운 덕성을 미덕(美德), 여러 사람을 위하여 착한 일을 많이 한 힘을 공덕(功德), 집안을 망치는 못된 언동을 망덕(忘德), 사람이 갖춘 덕 또는 사귀어 서로 도움을 받는 복을 인덕(人德), 아름다운 덕행을 휴덕(休德), 이랬다저랬다 변하기를 잘하는 성질이나 태도를 변덕(變德), 착하고 바른 덕행을 선덕(善德), 항상 덕을 가지고 세상일을 행하면 자연스럽게 이름도 서게 됨을 이르는 말을 덕건명립(德建名立), 덕행이 높고 인망이 두터움을 일컫는 말을 덕륭망존(德隆望尊),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이나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사람이 살아가는 데 덕이 뿌리가 되고 재물은 사소한 부분이라는 말을 덕본재말(德本財末), 덕이 있는 사람은 덕으로 다른 사람을 감화시켜 따르게 하므로 결코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불고(德不孤),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 좋은 행실은 서로 권장하라는 말을 덕업상권(德業相勸), 덕망이 높아 세상 사람의 사표가 된다는 말을 덕위인표(德爲人表),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덕필유린(德必有隣) 등에 쓰인다.
▶️ 載(실을 재, 떠받들 대)는 ❶형성문자로 縡(재)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車(거; 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올려 놓는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부수를 제외한 글자 𢦏(재)로 이루어졌다. 수레 위에 물건을 싣다는 뜻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載자는 '싣다'나 '오르다', '등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載자는 車(수레 차)자와 哉(어조사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哉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載자는 수레에 짐을 싣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수레에 짐을 올리는 모습에서 '오르다'나 '올라타다'라는 뜻이 확대되었고 짐을 실어야 출발한다는 의미가 파생되면서 '시행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載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레에 짐을 올리듯이 글을 싣는다는 의미에서 '등재하다'라는 뜻으로까지 쓰이고 있다. 그래서 載(재, 대)는 ①싣다 ②머리에 이다(물건을 머리 위에 얹다)(=戴) ③오르다, 올라 타다 ④행(行)하다, 시행(施行)하다 ⑤비롯하다, 개시(開始)하다 ⑥맡다 ⑦진설(陳設)하다(음식을 법식에 따라 상 위에 차려 놓다) ⑧갈무리하다(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하다) ⑨이루다, 완성(完成)하다 ⑩처(處)하다, 있다 ⑪알다 ⑫가득하다 ⑬지니다, 휴대(携帶)하다 ⑭기록(記錄)하다, 등재(登載)하다 ⑮쌓다, 더하다 ⑯세우다 ⑰일구다, 경작(耕作)하다 ⑱꾸미다 ⑲일, 사업(事業) ⑳해, 년(年) ㉑화물(貨物) ㉒탈것 ㉓담틀(흙담을 쌓을 때 양쪽에 세운 널로 된 틀) ㉔재앙(災殃) ㉕거듭 ㉖비로소, 그리고 ⓐ떠받들다(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어 쌓음을 재적(載積), 도덕적 가치를 실음을 재도(載道), 물건을 쌓아 실은 분량이나 중량을 재량(載量), 물건을 실어 보냄을 재송(載送), 절기가 비로소 따뜻하여 짐을 재양(載陽), 짐작하여 처리함을 재처(載處), 붓을 가지고 감 또는 기록함을 재필(載筆), 차나 배 따위에 실은 짐을 재화(載貨), 실어 올림을 재록(載錄), 석탄을 실음을 재탄(載炭), 물건을 실어 나름을 재운(載運), 태어나려고 함을 재탄(載誕), 재앙을 실어 옴을 재화(載禍), 신문 따위에 글이나 그림을 실음을 게재(揭載), 서적 또는 잡지 등에 올려 적음을 등재(登載), 문서에 기록하여 실음을 기재(記載), 배나 수레나 비행기 등에 물건을 실음을 탑재(搭載), 물건을 실음을 적재(積載), 긴 글이나 여러 장면의 그림 따위를 여러 번에 나누어 신문이나 잡지 등에 계속하여 실음을 연재(連載), 물품 따위를 수레에 실음을 차재(車載), 도를 싣는 그릇이란 뜻으로 문학 또는 시를 정의하는 말을 재도지기(載道之器),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일컫는 말을 천재일시(千載一時), 수레에 싣고 말로 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으로 인재나 물건이 아주 많음을 이르는 말을 거재두량(車載斗量),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짐을 실을 수 있는 정량을 일컫는 말을 적재정량(積載定量) 등에 쓰인다.
▶️ 物(물건 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소 우(牛=牜; 소)部와 음(音)을 나타내며勿(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만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소(牛)를 지목하여 만물을 뜻한다. 勿(물)은 旗(기), 천자(天子)나 대장의 기는 아니고 보통 무사(武士)가 세우는 색이 섞여 있는 것, 여기에서는 색이 섞여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物(물)은 얼룩소, 나중에 여러 가지 물건이란 뜻을 나타낸다. 그러나 옛 모양은 흙을 갈아 엎고 있는 쟁기의 모양과 牛(우; 소)로 이루어져 밭을 가는 소를 나타내었다. 나중에 모양이 닮은 勿(물)이란 자형(字形)을 쓰게 된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物자는 '물건'이나 '사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物자는 牛(소 우)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勿자는 무언가를 칼로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物자는 소를 도축하여 상품화시키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대에는 다양한 색이 뒤섞여 있던 '얼룩소'를 物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가축의 종류나 등급과 관계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제품'이나 '상품', '만물'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物(물)은 (1)넓은 뜻으로는, 단순한 사고(思考)의 대상이건,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건을 불문하고, 일반으로 어떠한 존재, 어떤 대상 또는 어떤 판단의 주어(主語)가 되는 일체의 것 (2)좁은 뜻으로는, 외계(外界)에 있어서의 우리들의 감각에 의해서 지각(知覺)할 수 있는 사물(事物), 시간(時間), 공간(空間) 가운데 있는 물체적, 물질적인 것 (3)사람이 지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구체적 물건. 민법 상, 유체물(有體物) 및 전기(電氣) 그 밖에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自然力). 사권(私權)의 객체(客體)가 될 수 있는 것 등의 뜻으로 ①물건(物件) ②만물(萬物) ③사물(事物) ④일, 사무(事務) ⑤재물(財物) ⑥종류(種類) ⑦색깔 ⑧기(旗) ⑨활 쏘는 자리 ⑩얼룩소 ⑪사람 ⑫보다 ⑬살피다, 변별하다 ⑭헤아리다, 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건(件), 물건 품(品), 몸 신(身), 몸 궁(躬), 몸 구(軀), 몸 체(體)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사람이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내거나 가공하여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는 들고 다닐 만한 크기의 일정한 형태를 가진 대상을 물건(物件), 물건의 본바탕으로 재산이나 재물을 물질(物質), 물건 값을 물가(物價), 쓸 만하고 값 있는 물건을 물품(物品), 물건의 형체를 물체(物體), 물건의 분량을 물량(物量), 물건을 만들거나 일을 하는 데 쓰는 여러 가지 재료를 물자(物資),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논란하는 상태를 물의(物議), 마음과 형체가 구별없이 하나로 일치된 상태를 일컫는 말을 물심일여(物心一如),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는 뜻으로 사물의 질서를 일컫는 말을 물유본말(物有本末),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물외한인(物外閑人), 바깥 사물과 나 그리고 객관과 주관 또는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으로 이루어진 그것을 이르는 말을 물아일체(物我一體), 무엇이나 제각기 그 주인이 있다는 뜻으로 무슨 물건이나 그것을 가질 사람은 따로 있음을 이르는 말을 물각유주(物各有主),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는 뜻으로 남을 의심한 뒤에 그를 두고 하는 비방이나 소문을 듣고 믿게 됨 또는 내부에 약점이 생기면 곧 외부의 침입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물부충생(物腐蟲生), 나는 물건이 많고 지역이 또한 넓음을 일컫는 말을 물중지대(物衆地大), 만물이 한 번 성하면 한 번 쇠함을 이르는 말을 물성칙쇠(物盛則衰), 물건이 오래 묵으면 조화를 부린다는 말을 물구즉신(物久則神),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의 양면을 일컫는 말을 물심양면(物心兩面), 사람과 사귀는 데 선물이나 음식 대접은 다소 박하더라도 정만은 두터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물박정후(物薄情厚), 세상이 시끄러워 사람의 마음이 안정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물정소연(物情騷然), 사물은 바뀌고 세월은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물환성이(物換星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