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당일 마드리드 거리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 주변을 걸어보면 주드 벨링엄 신드롬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그의 우상인 지네딘 지단에게 헌정하는 등번호 5번이 새겨진 흰색 유니폼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를 가득 채우고 있다.
학교 운동장과 축구 경기장에서는 이미 같은 운명을 꿈꾸는 어린이들이 구세주 그리스도처럼 고개를 들고 가슴을 내밀고 팔을 뻗는 등 벨링엄의 셀레브레이션 동작을 따라 하고 있다.
카림 벤제마가 알 이티하드로 떠난 후 세계적인 스트라이커가 없는 레알 마드리드에 벨링엄은 하늘에서 내려온 성자 같은 존재며 그가 성화를 이어받은 것은 놀랍고도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벨링엄은 신의 선물이에요! 그는 매 경기 구해줘요. 그동안 엄청난 선수들이 왔다 갔다 했지만 나이를 감안하면 벨링엄은 정말 특별한 선수입니다." 68세의 레알 소시오 라몬이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열광했다.
벨링엄은 단숨에 모든 마드리드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월 18일 이탈리아전 이후 공개적으로 사랑을 선언한 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앞으로 10년, 15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에 남고 싶습니다. 저는 이곳을 사랑합니다. 이런 자질과 정신력을 갖춘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정신적, 육체적, 기술적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성장했습니다."
무엇보다 호날두의 레알 데뷔보다 더 멋진 데뷔 (첫 11경기 10골 3도움)가 열정에 불을 붙였다.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출신인 마르틴 바스케스는 "벨링엄이 이룬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의 성숙함입니다. 그는 즉시 팀의 벤치마크가 되었습니다."라고 인정했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출신인 프레드락 미야토비치는 "벨링엄이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레알에 입단해 이렇게 좋은 출발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오직 그와 CR7만이 해낸 일이죠. 이렇게 빨리 적응하거나 카리스마를 가진 선수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찬사가 쌓이고 비교가 쏟아진다. 어쩌면 너무 성급하게 위대한 선수의 반열에 올려놓는 비교일지도 모른다. 지단의 우아함과 부드러운 터치, 디 스테파노의 재능과 효율성의 조합이 마드리드에서 들려온다. 레알 마드리드의 가장 위대한 우상이자 전설인 두 사람이다.
미야토비치는 "벨링엄은 매우 다재다능합니다. 그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쉽게 플레이하며 단순한 플레이가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놀란 것은 그의 리더십입니다. 그의 파트너들은 이미 그의 재능뿐만 아니라 그의 특별한 성격 때문에 그를 사랑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마드리드 구단의 어느 누구도 벨링엄이 이렇게 눈부신 스탯으로 잘 적응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여름에 지출한 130m 유로가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감독, 스태프, 팀 동료들은 모두 벨링엄의 신체적 능력에 반했다. 비니시우스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아끼는 표현을 빌려 "벨링엄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기 위해, 그리고 한 시대를 기념하기 위해 태어났어요."라고 단언했다.
벨링엄은 성숙함과 빠른 속도로 라커룸에 녹아들고 라커룸의 코드를 통합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전문성을 인정받고 그룹의 위계질서를 존중하면서도 고참과 어린 선수들 모두와 편안하게 어울리는 벨링엄은 단숨에 모든 사람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평균 이상의 카리스마와 야망, 결단력도 이러한 성공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