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있는 동네의 인왕초등학교 출신으로 제 글벗인 이시백 작가의 모셔온 글에 산목이 가열 5% 했는데 개처럼 사나운 대목은 나의 추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워리 도꾸 메리 쫑 벅구의 전성시대
옛날엔 대체로 개에게는 이름이 없었던 듯합니다. 그저 몸의 무늬나 색깔을 보고 흰 개인 백구°白狗, 누렁이니 검둥이, 바둑이라고 부르는 정도였지요. 개들에게 제대로 된 이름이 주어진 것은 6.25전쟁이 일어나며 주둔한 미군의 영향이 컸던 듯합니다, 그러나 어찌하여 성모 마리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썰이 있고 가장 오래된 여자이름으로 알려진 Mary(메리)라는 조신한 미국 여성들의 이름이 조선땅의 개들에게 주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조만간 ‘씰데없는연구소’에서 씰데없는 연구를 해보려 합니다. 심지어 ‘메리’는 암수 성별 불문, 수캐에게도 붙여지기도 했지요. 그 밖에도 월리에서 이름을 따온 ‘워리’, 존에서 온 ‘쭁’ 버크에서 '벅구'로... 그도저도 귀찮으면 개를 뜻하는 ‘독(dog)’에서 온 ‘도꾸’로 불렀지요.
그 후 티브이가 보급되며, 외국의 만화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개들의 이름도 다채로워집니다. 대개는 만화영화의 주인공 이름을 본떠서, 요괴인간의 ‘벰, ’베라‘가 등장하고, 개를 주인공으로 한 외화가 인기를 끌며, ’케리‘나 ’벤지‘, ’린티‘라는 이름에서 '뽀삐'까지 잘도 퍼집니다.
지난날 지미 카터와 사이가 벌어진 박정희 정권이 느닷없는 주체사상을 끌어들인 탓인지 한 때 개들에게도 ’아롱이‘니, ’바위‘와 같은 순우리말 이름이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사람도 가수 패티김이 김혜자가 되고 펄 씨스터즈가 ’진주자매‘, 바니걸즈가 ’토끼소녀‘로 바뀌더니 '작은새', 아 빠빠빠 빠빠~ 꿈속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그녀가 나에게 가르쳐준~ '사랑의 진실' 등을 불러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임창제와 이수영의 '어니언스'가 하루아침에 순한 '양떼들'로 둔갑하고 '있을 때 잘해'의 오승근이 젊은날 홍순백과 짝을 이뤄 '투 에이스'란 이름으로 이 빗속을 걸어갈까요~의 '빗속을 둘이서'로 대박을 치다가 갑자기 돈보다 귀한 '금과 은'이 되어버린 시절이니 이는 요즘 KBS2 주말드라마인 '진짜가 나타났다'에서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홍요섭에서 선우재덕으로 바뀐 것 맨치로 황당하지만 돌아보니 그 때는 국민총화적으로 그럴 만도 합니다.
요즘 들어 집에서 기르는 개들의 품종도 다양해지면서, 원산국의 언어로 된 이름을 그대로 붙이는 경우도 늘고, 주인의 개성이 담긴 독특한 이름도 주어집니다. 방송인 주병진은 자신이 기르는 세 마리의 웰시코기에게 크기에 따라 ‘대’, ‘중’, ‘소’라는 이름을 붙였다지요.
한 때는 오로지 마당 넓고 외딴 집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파트에서 기르지 못하게 된 개들을 감당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상두야 학교가자’라는 드라마가 방영될 무렵, 새 가족이 된 비글을 아들이 ‘상두’라 붙이게 되면서 이후의 개들은 졸지에 ‘두’자 항열을 쓰게 되었지요. 래브라도 리트리버 남매는 ‘녹두’, ‘자두’라고 불렸으며, 북한의 개마고원에서 놀았다는 풍산개는 ‘백두’라 지어졌지요. 상두보다 앞서 들어온 닥스훈트는 ‘덕수’라는 이름이 주어졌지요. ONE덕수라는 사람하곤 전혀 상관없이...ㅎ
그런가하면 쇼펜하우어는 자신이 기르던 개에게 평소 미워하던 ‘헤겔’의 이름을 붙였다는 썰이 있습니다. 나와 사이가 나쁜 사람의 이름을 개에게 붙이는 것은 개에게도 정신건강상 좋아 보이지가 않습니다. 럭셔리한 이름은 좋지만 썩려리 동후니 재밍이 나견이 이렇게 지어 부르면 죽을 때까지 들어야하는 개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 것도 늙다리가 되어서까지 <개>씨 성에 어른이 아닌 色己로 부르면 개같은 놈은 빼고 개만 더 억울하지요.
끝으로 우리나라의 저猪 대통령 이름을 정확히 어떻게 불러야하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이는 [성녈]이라고 부르고, 어떤 이는 [서결]이, 더 임팩트있게 [써결]이라고도 하던데 어떤 것이 옳은 것인가요? 문득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오늘도 명랑한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항상 유익한 글 고마워!언제나 멋진 래철 친구님!
갑자기 흑인군인들을 보고서 검둥이라고 했던 그옛날 생각이 나네.
우리나라 사람들 처럼 인종차별이 심한 민족도 별로없어. 독일 게르만 족들은 법과 원칙을 안지키는 사람들은 사정없이 혼내지만 우리나라처럼은 안해. 오죽하면 중국사람들 화교들이 젤 살기힘든곳이 한국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