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니 어제 정말 말이 안나올 정도로 속이 타고 화가 나는 일이있었습니다..
며칠전 저희 어머니께서 차를 몰고오시다가 가게앞에서 도로를 가로 질러 주차를 하시다가 중앙선 위반으로 경찰에게 적발되었습니다.경찰이 벌금쪽지를 뗄려고하자 어머니께서는 가게 앞이라서 쉽게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 넘어가달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경찰(제가 경찰 계급은 잘모릅니다.잎파리 세개정도인걸로 기억되네요)이 가게가 근처니 봐드리겠다며 신분증명차원에 면허증 제시를 요구했고 몇시간 후에 가게로 면허증을 갔다주더군요.전 인정이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그 사람 선한얼굴에 더해서 좋은 인상을 남겼습니다.그런데 오늘 그 경찰이 웃으면서 가게로 오더군요.
경찰:안녕하십니까?
섭:예 안녕하세요.
경찰:장사 잘 되시죠?
섭:그냥 그렇네요.
경찰:면도기(저희집이 만물상입니다.) 좋은것 있습니까?
전 이때부터 심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이사람의 '선물용'의 의도를 전 그런쪽으로는 1%도 상상해본적도 없었습니다.
섭:(그래도 웃으며)허 그건 뇌물아닌가요?
경찰:아..뇌물은요 무슨.
참 기가 막혔습니다.전 어찌해야하나 어머니를 찾았습니다.경찰이 어머니께 엄청 친한척을 하더군요.
어머니:아 오셨어요.
경찰:안녕하세요.
섭:저분이 면도기 좀 보재요.
경찰:(재수없게 웃으며)저번에 한번 봐드렸는데,설도 다 됐고,면도기 하나 선물할것이 없습니까?
착한 저희 어머니,아니 여기서는 뭣같은 권력앞에 놓인 힘없는 서민이었습니다.
어머니:(꺼내놓은 면도기 보시며)이거 하나 가져가세요.
경찰:아 이거 너무 좋은것 아닌가요.비싸보이는데.
어머니:괜찮습니다.하나 가져가세요.
경찰:(저를 가르키며)자제 분이신가보죠?
전 그때부터 그 경찰쪽으로 얼굴을 돌리지 않았습니다.그후 경찰은 어머니와 몇마디를 나누고 고맙다는 말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면도기를 들고는 가버렸습니다.
제가 경찰이 오기 전에 약을 갈아 끼우던 계산기는 그길로 박살이 났습니다.좀처럼 끓어오르는 화를 누를수가 없더군요.경찰이 한번 봐주면,저희도 한번 성은에 보답을 해야하는 것이군요.
이런 경찰의 행위를 어떻게 정의해야하나요?이게 도데체 뭔가요?
갓 군대를 제대하고 순천 대학생교양강좌에 다녀온 후로 저에게도 좌우명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거칠 것이 없어라' 항상 바른마음가짐과 당당함으로 산다면 어떤것도 두렵지 않다. 김종서 대감의 신념이 담겨있는듯한 그 말이 나약한 제 정신에 힘을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그러한 저의 신념과 같이 다른사람 또한 그러하리라 믿었습니다.그런데 더욱 더 그러해야할 '민중의 지팡이' 경찰.그 경찰하나가 '모든 평민은 권력앞에 무릎을 꿇으라'는듯 저를 혼미하게 만듭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영어회화 학원의 외국인 강사가 몇일전 이러한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졌습니다.
'How do you feel about the Korean police system?'
그가 과연 왜 이러한 질문을 했겠습니다.한국생활 2년만에 그도 한국경찰의 특성을 파악한 것 입니다.교통위반을 했는데 돈을 주니 그냥 가더라는것이 그의 설명이었습니다.자기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죠.
얼마나 입술이 떨리고 가슴이 떨리고 온몸이 떨렸던지.외국인에게조차도
이런말을 들어야 되는 우리나라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조직의 계급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사람을 작아지게 만들고 비참하게,초라하게 만들어 버립니다.군대에서도,사회에서도...
전 군대에서 여기는 사회가 아니니 상관에서 무슨말을 들어도 참자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참고 전역을 했습니다.
허나 사회는 군대라는 조직보다 훨씬 더 크고,거대한 조직이라는 것을 오늘 빙산의 일각이나마 맛보아야 했습니다.위로 갈수록 그 힘 대결이라는 것은 더욱더 치열하고 아마 살기까지 띄고 있겠죠.
제가 우리 카페안에서만 이렇게 조그맣게 조잘 대는것도,그놈의 힘 때문인 것 같습니다.마음같아서야 당장 그 경찰에게 달려가서 당신은 그냥 벌금딱지 떼라 난 당신을 고발할테다라고 말하고 싶지만,저희 부모님께 해가 될까봐,힘없는 가게가 해를 입게 될까봐 그저 입속으로 웅얼웅얼 거릴뿐입니다.
정말 답답한 가슴 누구에게 탁 털어놔 버리지 못하고 여기 카페에서 주절대는 저를 이해해주세요.저희 왕가족 어른들 중에 경찰이신 분들께 양해의 말씀드릴께요.전 대한민국의 전경찰이 그렇다고는 당연히 생각지 않습니다.정의롭고 선하신 분들이 훨씬 더 많다는것도 알고 있습니다.다만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저지르는 일부의 공인들이 싫을 따름입니다.
순김여러분 거칠것 없이 당당하게 살아가세요.그 무엇이 두렵겠습니까?사회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생각을 조금씩만 한다면 대한민국은 언젠가 세계의 리더가 되겠지요.
『사람은 저마다 재물을 탐하지만 나는 오로지 내 자녀가 어질기를 바란다 삶에 있어서 가장 보람된 것은 책과 벗하는 일이며 더없이 소중한 것은 부지런한고 알뜰함에 있지 않으랴 이를 너희들의 가훈으로 삼으라 - 절제 김종서』마지막으로 선조의 말씀을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