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뽑다
사랑은 아픈 거라며
아름아름 앓는 거라며
감싸고 다독여 온
마흔 해, 사랑니 뽑다
아득한
삶의 분화구
길이 하나 놓인다.
-홍오선 제6시조집 [사랑니, 뽑다](2006, 연인M&B중에서)
*사랑니 뽑다
내가 아내와 결혼한 해가 30살이던 1967년이니 금년이 결혼 56주년이고 나이로 86세가 된다. 1965년 크리스마스 이브 12월 24일, 나는 생머리에 앞머리를 살짝 볶아내린 23세의 여대생, 이화여대 국문화 4학년 졸업반 학생과 크리스마스 이브 모임에서 처음 만난다. 그 때 내 나이 28살. 군에서 제대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이었다.
젊음과 열정이 용솟음치던 열혈 청년 이정원은 그렇게 홍오선이라는 한 여인과의 연애사가 시작된다.
...하략
"아득한 삶의 분화구 길이 하나 놓인다"라는 종장을 쓰기까지 18년의 긴 세월이 흘럿다. 사랑도 하고 시인도 되는 길은 참으로 길고 험하다. 그래서 사랑니를 뽑는 것은 두려우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할 어미로서의 숙명이며 문인으로 가기 위해 겪어야 할 통과의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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