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 2018년 7월 31일~8월 11일(10박 12일)
2. 코스 : 슈넥가 파라다이스 트레킹=체르마트-슈넥가 파라다이스-블라우헤르트-스텔제 호수-그린제 호수-체르마트
3. 참석자 명단 : 수월님, 공산님, 산양님, 최사장님, 장미님, 바람님, 설봉님, 별빛님, 마빡님, 네모님, 산꾸러기(11명)
체르마트는 알프스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청정마을로 세계 3대 미봉인 마터호른(초원의 봉우리)이 있는 도시다.
스위스 남부 발리스 주, 해발 1,620m에 위치한 길이 1,500m, 폭 600m 정도의 작은 관광 휴양지로 상주인구는 6,000명 정도다.
알프스의 설봉과 수많은 빙하를 찾아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등산 및 스키의 중심지로 샤모니 등과 함께 알펜리조트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좌측부터 바이스호른, 체르마트, 돔, 태슈호른, 알프후벨
스위스 내 4,000m급 고봉 38개 중 29개가 하늘을 찌를 듯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며 산악철도나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마터호른 글래시어스 파라다이스나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슈넥가 파라다이스 등 수많은 전망대에 손쉽게 오를 수 있다.
웅대한 알프스의 파노라마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400km에 이른다는 스키와 하이킹 코스가 다채롭게 마련되어 있어 더욱 명성이 자자한 고장이다.
눈 쌓인 면이 마터호른 북벽
그 중에서도 스위스와 이태리 국경지대에 솟아오른 4,478m의 환상적인 피라미드 마터호른은 스위스의 랜드마크인 동시에 체르마트의 오늘을 있게 만든 알프스의 상징이며 혼이다.
이 수려한 빙식첨봉은 평균경사 45도 안팎의 삼각암벽이 1,500m 이상의 높이로 둘러 선 특이한 형상으로 몬테로사 산맥의 중심에 우뚝 자리잡고 있다.
방위에 따라 조금씩 다른 네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데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심벌로 익숙한 마터호른의 모습은 체르마트 쪽 동북에서 보는 조망으로서 SST콩코드와도 일맥상통하는 절묘한 맵시를 자랑한다.
그 자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번 올라보고 싶은 욕망이나 신비로운 경외감에 홀려서 서늘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오랫동안 마터호른은 인간이 결코 오를 수 없는 산으로 인식돼 왔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4,000m가 넘는 알프스의 여러 고봉 중 마지막으로 1865년 초등이 이루어졌다.
마터호른은 등반에 수반하는 기술적 난이도 보다는 산악인들의 마음속에 잠재한 영적 두려움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그저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갖기에 충분한 산이었던 것이다.
특히 회른리 오른쪽, 북으로 향한 삼각암벽이 그랑드조라스, 아이거와 더불어 등반이 어려운 것으로 이름난 알프스 3대 북벽의 하나다.
다른 분들은 어제 마터호른 일출을 보았지만, 네모님과 나는 오늘 마터호른 일출을 보기 위해 5시경 눈을 뜨게 된다.
대충 씻고 일출을 보기 위해 5시 40분 호텔을 출발해 빈켈마텐 승강장으로 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마터호른 일출이 아름다운 멋을 뽐내기 때문이다.
새벽 햇빛에 물드는 마터호른의 붉은 모습인 알펜그뤼헨, 흔히 말하는 모르겐로트는 이곳에서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명물이다.
날씨는 맑은데다 구름 한점 없으니 멋진 황금산을 기대해 본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황금산을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지금의 온도는 12~3도를 오르내린다.
너무 일찍 와서 한참을 기다리니 쌀쌀함을 느끼게 하고 서서히 일출이 이루어지면서 황금산으로 변해 가지만 히말라야의 푼힐 전망대나 안나푸르나의 일출처럼 아주 화려하지는 않다.
아마 산의 높이 차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늘은 슈넥가(해가 비치는 곳) 트레킹으로 다섯 개의 호수를 구경하게 되는데 다섯 개의 호수중 제일 위에 있는 스텔지 호수만 자연호수라 한다.
다른 네 개의 호수는 인공호수라 하는데 규모도 자연호수인 스텔지가 가장 크다.
마터 피스파강의 빙하 녹은 물
푸니쿨라 승강장으로 걸어 가는데 별빛님이 장미님과 설봉님이 보이질 않는다고 한다.
서로 바라보지만 정말 두분이 없다.
두분은 뒤 따라 오다가 잠시 엉뚱한 곳으로 진행을 하게 되고 가이드와 찾으러 가면서 전화를 해보지만 받지를 않는다.
잠시 후 합류를 하고 푸니쿨라로 12분 정도 올라서 슈넥가 파라다이스(2,288m)에서 하차, 레이 호수를 구경하면서 반대편의 마터호른을 바라보니 삼각뿔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 올라오는 모습이고 하늘은 맑은 상태다.
누군가가 근처에 작은 마터호른을 세워 놓았다.
레이 호수
구름에 휩싸인 마터호른
리틀 마터호른
스키 보관소
블라우헤르트
다시 곤돌라를 타고 블라우헤르트(2,571m)에 도착하니 스키 보관소도 있지만 지금은 철이 아니라서 스키는 보이질 않고 승강장을 나오니 이정표가 있고 제주 올래길을 이곳에서 벤치 마킹했다는 안내판이 있다.
정상적이면 로트호른(3,103m)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더 올라가지만 로트호른의 케이블카 지반이 유실되어 6월 28일 이후 운행을 하질 못한다고 한다.
제주 올래길을 이곳에서 벤치마킹했다는 안내판
이곳에서 스텔제 호수(2,537m)로 트레킹을 하는데 한국의 젊은 부부가 갓난아이를 없고서 트레킹을 하고 있다.
유러피언들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저렇게 어린아이를 업고 트레킹을 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생소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많이 힘들겠다는 안타까움도 든다.
그리고 주변은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다.
당블량슈, 오베르 가벨호른, 치날로트 호른, 바이스호른
스텔제 호수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호수와 마터호른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고 다른 호수에 비해 상당히 큰 호수다.
그런데 잔잔한 호수에 견공 한 마리가 헤엄을 치고 돌아다니면서 물결을 일으키니 마터호른의 아름다운 반영은 흐릿하게 밖에 보이질 않는다.
젊은 부부가 견공에게 나무 막대기를 던져주고 가져오라고 하는 것 같다.
사진은 호수 입수부쪽 바위에서 찍는 것이 가장 잘 나온다고 한다.
스탈제 호수
사진을 찍고 호수로 물이 흘러들어오는 입수부에서 잠시 손을 물에 담그는데 얼마나 차가운지 20초를 견디기 힘들다.
그런데 이 높고 맑은 호수에 물고기들이 많이 노닐고 있으며 네명이 낚시를 하고 있다.
아마 네명은 일가족으로 아버지와 자식들인 것 같다.
가이드 말로는 낚시요금을 지불하면 낚시를 허용해 준다고 하는데 요금을 받는 사람도 받을 건물도 보이질 않는다.
한 바퀴 둘러보고 이제 두 번째 호수인 그린제(2,334m)로 이동한다.
그린제 호수는 계곡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스텔제에서 사면을 타고 많이 내려가야 하는데 이 험한 낭떠러지 오솔길에서 MTB를 타는 청춘남녀가 있으니 대단한 용기를 가진 젊은이들인 것 같다.
별빛님은 알프스의 별이라 불리는 에델(고귀한), 바이스(흰색)를 보고 싶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는데 이곳에서 소원이 이루어진다.
에델바이스의 기품 있는 모습은 모든 산악인의 동경의 대상이라 하는데 에델바이스 군락을 만나게 되니 마빡님과 설봉님은 에델바이스를 촬영하기 위해 묘한 포즈를 취하니 모두의 웃음보가 터진다.
에델바이스는 유럽의 알프스가 원산지인 고산 식물이다.
'귀중한 추억, 인내, 용기'란 꽃말을 가졌으며 알프스의 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는 자라지 않으나, 이와 비슷한 식물로 같은 속에 속하는 산솜다리, 솜다리, 한라솜다리 등이 설악산과 한라산 등의 고산지대에서 자라고 있다.
그러나 설악산에서 자라는 솜다리와 산솜다리를 에델바이스로 잘못 알고 마구 뽑아 가는 실정이라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한다.
그린제 호수
그린제 호수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조금 이른 관계로 호수를 한 바퀴 둘러보고 햇볕이 너무 따가워 호숫가 나무 그늘에서 도시락과 컵라면, 미숫가루 등으로 민생고를 해결한다.
세 번째 호수는 계곡 반대편 사면에 위치해 있어 거리가 먼 관계로 생략하고, 네 번째 호수는 등산로 밑으로 뚜렷이 내려다 보이는데 회백색의 빙하물에다 내리막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뜻에서 그냥 지나친다.
무지 호수
아마 오늘은 자연호수인 스텔제만 제대로 둘러보면 될 것 같다.
날씨는 덥고 체르마트까지는 제법 먼 거리다.
핀델른과 핀델바흐 마을을 지나는데 트레커들도 종종 보이고, 내리막길은 넓고 좋은 편이라 크게 힘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도 수월님과 공산님이 조금씩 뒤처지니 선두와 후미는 제각각 알아서 체르마트로 하산을 한다.
그러다보니 갈림길에서 서로 다른 길을 가기도 하지만 결국은 체르마트에서 만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장미님과 가이드와 함께 진행을 하면서 후미와 간격을 조절해 보지만 결국은 따로 따로 진행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호젓한 아름드리 낙엽송 군락지대로 하여 하산을 하게 된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오늘밤 파티를 위해 가게에 들어가 삼겹살과 홍합을 산다.
홍합 삶은 시원한 물이 먹고 싶어 사지만 내륙이라서 그런지 가격이 엄청 비싸다.
소주는 많이 있지만 맥주와 음료수가 없어서 같이 구입을 한다.
그리고 쌈장이나 된장 또는 고추장을 찾아보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양념거리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다 가이드가 돼지고기를 사면서 생고기를 사는 바람에 호텔에서 자르는데 고생을 많이 하게 되고 같은 물건인데도 가게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14시 30분 하산을 완료하고 샤워를 한 후, 17시에 마을 구경을 하면서 선물을 사도록 한다.
내일은 오전 트레킹을 하고 오후에 프랑스 샤모니로 떠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저녁 파티를 위해 일찍 저녁을 먹기로 한다.
18시부터 저녁이 제공된다고 하며 첫 타임으로 저녁을 먹기로 한다.
파티를 하면서 저녁을 먹기 위해 배달이 되느냐고 물으니 배달은 안된다고 한다.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우리 방으로 모이기로 하는데 산양님이 가장 먼저 오셨다.
그렇게 먹고 싶던 삼겹살을 다른 분들이 오시면 먹을 수 있도록 산양님과 네모님, 셋이서 땀을 흘리면서 돼지고기를 자르지만 잘라지지 않는다.
가만히 보니 케이크 자르는 칼이다. ㅋㅋ
다른 음식 도구들은 다 있는데 왜 칼만 없는 것일까?
하는 수 없이 내가 사 둔 스위스 칼을 꺼내 자르니 쉽게 잘려지고 장미님이 오셔서 요리를 한다.
축배의 잔을...
그렇게 해서 행복한 파티가 열리고 축배를 들다보니 640ml 소주병 17개와 맥주병 등이 쓰러지는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파티가 끝나고 뒷정리는 방주인들이 하겠다는데도 힘들다면서 여성 회원분들이 깔끔히 해주시고 파티를 마치게 된다.
그리고 이 행복한 파티에 소요된 경비는 경주산조아산악회 회원이신 채운님이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라면서 넉넉하게 주신 금일봉으로 준비를 하였답니다.
모두들 고마워하는 마음과 함께, 다시 한번 채운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스위스에서 마지막 밤은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꿈나라로...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