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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 22
S#1. 블랙 화면
자막 (2001년 3월 19일)
마치 후려치듯 (타이프 글씨체로) 화면 하단에 와서 박혔다가 사라지는 글씨
(F.I 되면)
S#2. 별장 앞 (1부 S#86을 그대로)
자막(P. M. 05시12분) - 타이핑 되었다 사라지고
서전무의 차 와서 멎으면 황급히 뛰쳐나와 차문을 열어주는 정기사
내리는 서전무
정기사 : 전무님 오셨슈
서전무 : (끄덕여주고) ....
서전무, 발걸음을 옮겨 계단을 오르다 잠시 멈춰 서서 안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슬쩍 꺼내보면
그런 서전무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는 정기사
S#3. 별장 서재
봉투를 열어보는 오회장
상해에서 딜하는 현태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위에
서전무 : 신현태 이사는 그동안 중국 화양전자 측에 우리 측 기술을 팔아왔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만도 벌써 네번째입니다
오회장 : (서전무를 의심스런 눈으로 보면서) 뭐야?
서전무 : 그뿐만이 아닙니다. 회장님! 증권사 지점장과 결탁해서 그동안 꾸준히 SR 전자 주가를 조작한 작전도 펼쳐왔습니다
오회장 : 그게 사실이라면 그동안 왜 아무 말도 없었지? 신이사를 사위삼고 싶어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자네가
왜 아무 말도 없었어?
서전무 : 그건 ... 좀더 명확한 증거를 찾은 다음에 ..
오회장 : (버럭) 내가 이래서 자네한테 SR을 맡길 수 없는 게야!
서전무 : (더욱 굳어지는) ....
오회장 : 리더는 5년 앞을 아니 적어도 1년 앞을 내다볼 줄 알아야돼!
당장 오늘만 볼 줄 아는 소인배 같은 식견으로 SR의 미래를 어떻게 책임져?
서전무 : ....
오회장 : 자네보다 나이가 어린 신이사를 후계자로 지목한 게 억울한가?
(사진을 들고) 그래서 이런 걸 준비했나? 이런 걸 어디서 구했어?
서전무 : ....
오회장 : 이런 걸 어디서 구했냐니까!
서전무 : (쩔쩔매며) 회장님!
오회장 : 자네가 사람시켜 한 일인가? 왜 말못해?
서전무 : 말씀드리기 전까지 고민 많이했었습니다. 하지만 회살 위해선 보고를 드리는 것이 ...
오회장 : 우리 수아와 결혼만 하면 SR 전자가 제 손에 떨어져! 그런데 뭐가 아쉬워서 이런 허접한 짓을 했겠나?
서전무 : 저도 도무지 그게 이해가 안돼서 ...
오회장 : 리더는 그냥 되는게 아냐! 의심하면 사람을 쓰지 않되 일단 썼으면 죽어도 의심을 해선 안되는거야!!
서전무 : 죽을 죄를 졌습니다, 회장님!
오회장 : 나가봐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나가는 서전무
안경을 벗고 현태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다시 들여다보는 오회장
S#4. 별장 앞 (N) (1부 S#88을 그대로)
자막 ( P. M 05시 32분) (타이핑 치듯 왔다가 사라지고)
서전무 떨떠름한 표정으로 나오면
서있던 정기사 인사하고
정기사 : 서전무님, 가시는규
서전무 : 그래요, 수고해요
정기사 : 들어가셔유
차쪽으로 가는 서전무에게 인사를 하는 정기사
오회장 : (E) 정기사, 정기사!!
정기사 : 예, 회장님!! (안으로 뛰어들어가는)
S#5. 서재 (1부 S#89. 서재를 그대로)
들어오는 정기사
오회장 : 신현태 이사 수배해, 이리 오라고 해, 당장!
S#6. 해외사업본부장실 (1부 S#90. 그대로)
자막( P.M. 05시 44분)
현태 : (핸드폰 들고) 회장님이요? 알았습니다. 바로 출발하죠. (핸드폰 끄고 잠시 생각)
S#7. 별장 부근 길 (N) (1부 S#91, 그대로)
달려오던 서전무의 차 멈추다 Z. I 되면
뒷좌석에 앉아 의미를 알수 없는 야릇한 눈빛의 서전무
S#8. 해외사업본부 (1부 S#92, 그대로)
본부장실에서 나오는 현태
몇몇 직원들 “퇴근하십니까? 이사님” 등등 인사하면
현태 : 수고들 해요
직원1 : 즐거운 주말 되십쇼, 이사님
현태 : 그래요, 수고!
인사 받으며 나가는 현태
그 시야로 정현,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습 눈에 들어온다
그 모습보며 다가오는 현태
일하는 정현이 보이다가 스치는 순간, 울리는 핸드폰 벨
정현 : 여보세요, 어 나야, 응 오늘 야근이라니까, 많이 늦을거야
S#9. 국도 (N) (실제로 3월19일의 6시경의 어두움)
달리는 서전무의 차
S#10. 거리 (N)
달리는 현태의 차
S#11. 차 안 (N)
생각에 잠겨있는 현태, 핸즈프리로 통화중이다
현태 : 그래서 서전무는 바로 갔습니까?
정기사 : (F) 예, 가시는 거보고 전화드린규
현태 : 회장님은 지금 어떠십니까?
S#12. 별장 마당 (N)
마당 한쪽에 서서 별장쪽을 쳐다보며 핸드폰 통화중인 정기사
정기사 : 시방 경장히 화가 나셔가지구 식사도 안드시고 신이사님을 지달리고 계시구먼요
S#13. 차 안
현태 : 어쩌면 오늘도 정기사님의 도움이 필요할지 모르겠군요
S#14. 별장마당
정기사 : 아, 저야 신이사님 일이라면 일년, (히죽 웃으며) 365일 항상 대기상태쥬!
S#15. 차 안
현태 : 고맙습니다
전화끊고 비장한 각오라도 하는 듯 예리해지는 현태의 눈빛
S#16. 국도
달려오는 현태의 차
달려가는 서전무의 차, 서로 스치고
S#17. 서전무의 차
이제 막 스쳐지나간 현태의 차를 고개를 뒤로 빼고 쳐다보는 서전무
분명, 차 넘버가 현태의 차다! 잠시 두 눈 빛내더니
서전무 : 차 세우게
기사 : 네?
차를 갓길로 세우는 운전기사
서전무 : (운전기사에게 지폐 몇장을 내밀면서) 자넨 택시 타고 올라가게
운전기사 : .. 예.. 전무님
S#18. 국도
뜨악한 얼굴로 차에서 내리는 운전기사
뒷좌석에서 내려 운전석에 올라타는 서전무
꾸벅 인사하는 운전기사
이내 방향 돌려 중앙선 너머 별장 쪽으로 되돌아가는 서전무의 차
S#19. 별장 앞 (N) (1부 S#93 그대로)
자막 (P. M 07시 10분)
현태의 차 와서 멎고 뛰어와 차문을 여는 정기사
차에서 내리는 현태
서로 잠시 눈길을 스치다가 안으로 들어가는 현태
S#20. 별장 서재
책상 앞에 서있는 현태
의자에 노기등등한 얼굴로 앉아, 테이블에 펼쳐진 사진들을
현태의 얼굴을 향해 집어던지는 오회장
오회장 : 해명해봐!
현태 : 서전무가 갖고 왔던가요?
오회장 : 누가 갖고 온 게 무슨 문제야?
현태 : 지금 극비리에 신기술 개발팀을 가동중입니다. 그동안 효용가치와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술을 팔아
오회장 : (버럭) 왜 니 마음대로 신기술 개발팀을 가동시켜?
현태 : 성공을 할지 실패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회장님께 괜한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회장 : 해외사업본부 회계 장부에서 심각한 분식이 발생했어. 암만 신기술을 개발하면 뭐해? 깨진 쪽박으로 주워 담아 봤자지!
현태 : (내심 당황했다가 얼른) ... 그렇잖아도 보고드릴까 했습니다
오회장 : (보는) ?
현태 : 이번 기회에 서전무를 회사에서 내치셔야합니다. 서전무는 자금담당시절 공금을 횡령한 전적도 있는데다
꾸준히 회사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해온 위인입니다
오회장 : (의심의 눈초리로) .....
현태 : 그동안 서전무는 분식회계 장부가 발각될까봐 음으로 양으로 저를 음해해왔습니다.
이번 화양전자 건도 그런 차원입니다, 회장님!
오회장 : (불같이 화를 내는) 니가 해외사업본부를 떠맡은 게 언젠데 이제 와서 그런 소릴해?
분식을 발견했으면 발견한 즉시 나한테 보고를 했어야지
현태 : 괜한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회장 : (O.L) 이런 못된 놈을 봤나! SR전자의 오너는 나야! 니 뭔데 보고하고 말고를 판단해? 일개 이사주제에
신기술 개발을 하질 않나, 기술을 팔아먹질 않나 한 두 푼도 아닌 수백억의 분식을 발견하고도 뒷짐만 지고 있어?
이거 SR 전자를 죽이기로 작정한 놈 아냐?
현태 : (서서히 일그러지는) ....
오회장 : 내가 널 사위삼고 싶어하니까 니가 오너라도 되는 줄 알아?
만에 하나 널 사위삼아도 SR은 내꺼야, 최종결정권자는 나라구!!
현태 : (부글부글 끓는)
오회장 : 날 잡아먹을 놈인 줄도 모르고 사자새끼를 키웠구만! 당장 사표 내!
현태 : (일그러지며) 알겠습니다, 까짓거 쓰지요, 사표!
오회장 : 뭐, 뭐야?
오회장을 향해 비식 쓴 웃음을 지어보이고 그대로 나가버리는 현태
오회장 : 저저저놈이 .... 정기사! 정기사!!
S#21. 별장 밖
정기사!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현관문 앞에 서서 흘낏 현태 쪽을 보는 정기사
잠시 멈칫하는 현태
플래시백 1부 S#92. 해왜사업본부
야근 중이던 이정현과 스치던 현태
핸드폰을 꺼내드는 현태
현태 : 우리 해외사업본부에 이정현이 알지? 회장님이 찾으셔 ... 지금 바로 별장으로 내려오라고 전해
현태, 핸드폰 끄고 정기사를 쳐다보면
정기사, 긴장한 눈으로 쳐다보면
현태 : 오늘도 ... 절 도와주셔야겠습니다
정기사 : .....
현태 : 지금까지 도와주신 것과는 다릅니다
정기사 : .....
현태 : 제게 당신의 운명을 배팅하시겠습니까?
정기사 : (보는) ...
현태 : (보는) ...
정기사 : (이내 결심한 듯 음흉한 미소로) 뭐부터 할까유?
현태 : (긴장된 눈으로) 가서 시너부터 사와요. 가까운 곳으로 가지말고 알리바이를 생각해서 먼곳으로 다녀오세요.
정기사 : (비장한 각오로 끄덕이며) 별장을 태우시려구요?
현태 : (살의에 찬) 당신은 불만 지르면 되요,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자신의 키를 주면서) 내 차 타고 갔다와요.
정기사 : (천천히 키를 받아드는) ....
안으로 들어가는 현태
서둘러 현태의 차에 올라타는 정기사
S#22. 별장 거실
오회장 : 정기사! 정기사!
이제 막 서재 문을 열고 씩씩대며 거실로 나오는 오회장
거실 안으로 성큼 들어오는 현태, 양복 윗도리를 획 벗어재끼며 오회장을 노려보면
오회장 : 너 지금 이게 뭐하자는 태도야?
현태 : (넥타이를 풀며) 한성수란 이름을 기억하나요?
오회장 : 한 ... 성수?
현태 : (넥타이 풀어 던지고) 그래 한성수, 니 놈 손에 죽은 한성수 ...
오회장 : (굳어지며) ......
현태 : 그래요. 내가 한성수의 아들이야!
오회장 : (충격) !!
현태 : 한평생을, 오로지 새로운 걸 개발해낸다는 만족감만으로 청계천 골방에 틀어박혀 기술개발밖에 몰랐던 내 아버지!
오회장 : ....
현태 : 넌 내 아버지의 기술을 당신이 개발한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뺏어갔어. 마침내 그것도 모자라
내 아버지가 평생을 받쳐 개발한 기술을 가로채고 내 아버지를 죽였어! 내 아버지의 기술로 오늘 날의 SR을 만들었어!
오회장 : (충격으로) ...
현태 : 내가 한성수의 아들일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었지?
오회장 : (뒷걸음질 치며) 한성수 ... 한성수 아들이라구?
현태 : (서서히 다가가며) 내가 어떻게 복수를 꿈 꾸어왔는지 알아? 내가 왜 SR을 들어왔는지 알아? 날 알아볼 줄 알았어.
그럼 복수고 뭐고 다 헛것이 되는데 ... 알아보면 어뜩하나, 어뜩하지? (일그러지는 미소로) 그런데 전혀 못알아보더군
고모부 호적에 입적돼서 성과 이름이 바뀌었다고 당신의 딸 오수아조차 날 못 알아 봤어.
그래, 당신들한테 난 그런 존재였던 거야 ...
오회장 : (확연히 공포감에 질려) ... 이보게 ...
현태 : (와락 목을 움켜쥐고) 이 살인자!!!
순간, 현관문 열리면서 들어서는 별장지기
별장지기 : 회장님, 저녁식사 ...., (순간 놀래서 획 뛰쳐오며) 이게 무슨 짓이야. 이놈아!! (현태를 붙잡고 낚아채려면)
현태 : 당신은 비켜!!
별장지기 : 아니 이런 못된 놈, 감히 회장님께!
현태 : 비키란 말야!!!
현태와 별장지기 서로 멱살을 잡은 채 몸싸움 벌이다 한 순간 휙 밀 쳐버리면
비명과 함께 떠밀려 진열장 모서리에 머리를 찧고 진열장의 장신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린다.
나뒹구는 별장지기
현태, 다시금 오회장의 멱살을 움켜쥐고
현태 : 아직은 때가 아니었어, 당신이 내 아버지의 기술을 빼앗아갔듯이 나 역시 SR을 무너뜨리려고 했어,
하나씩하나씩 짓밟고 뭉개고 당신 눈에서 피눈물이 쏟아질 때 천천히 죽이고 싶었어. 그런데 당신이 화를 자초했어!
오회장 : (무슨 말을 하려 하는데 헉헉거리기만 할 뿐) ...
현태, 오회장의 머리를 미친 듯 벽에 쾅쾅 벽에 찍어대며
현태 : 당신같은 인간은 죽어야돼, 죽어! 죽어서 빌어! 내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피눈물로 빌어, 빌어---!!!
S#23. 별장 밖 발코니
창문 밖에 달라붙어 별장안의 그 광경을 지켜보는 서전무
S#24. 별장 거실
한순간, 오회장이 축 늘어지면 그제야 멱살을 푸는 현태
거친 숨을 내쉬며 자신의 두 손을 내려다보고 다시, 쓰러진 오회장을 내려다보고
다시, 계단 참에 쓰러진 별장지기를 내려다보고
아직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온 몸을 부르르 떨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방안을 휘이 둘러보다가 거친 숨을 내쉬는 현태
(시간경과)
여전히 나동그라진 채 움직이지 않는 오회장과 별장지기
소파 한곳에 냉정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현태
마침내 자신의 양복 윗도리를 낚아채듯 들고 별장을 뛰쳐나가는 현태
S#25. 별장 밖
나오는 현태를 발견하고 재빨리 몸을 숨기는 서전무
현태, 잠시 망설이더니 두려움에 휩싸인 듯 미친 듯이 별장 마당 저쪽을 향해 달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재빨리 별장 뒤쪽으로 가는 서전무
S#26. 별장거실 (N)
뒷문을 열고 조용히 들어서는 발.
천천히 카메라 올려보면 서전무다.
서전무 천천히 거실 안으로 들어선다.
계단 한곳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별장지기.
그 곁을 지나쳐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거실 끝 소파에 스러져 있는 오회장의 하반신.
서전무 천천히 다가간다.
쓰러진 채 신음하고 있는 오회장.
내려다보는 서전무. 싸늘한 미소.
오회장, 흐릿한 시선으로 서전무를 올려다보고
오회장 : .... 재우야... 재우야...
서전무 : (냉소를 띄며) 오랜만에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 군요.
서전무 천천히 오회장 곁에 앉아 오회장을 내려다보며
서전무 : 그래요. 나 서재웁니다.
오회장 : 재우야... 살려...줘...
서전무 : 이런...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나요?
오회장 : (꺽꺽 신음만)
서전무 : 당신이 그렇게 믿고 SR의 후계자로 키우려했던 신현태가 이랬나요?
오회장 : ...
서전무 : 그런 놈을 사위로 삼고 싶으시다고? 그런 놈에게 SR을 넘겨주시겠다고?
오회장 : ...
서전무 : 리더는 그냥 되는 게 아니라면서요? 5년 앞을 적어도 1년 앞을 내다볼 줄 알아야한다면서요?
나더러 당장 오늘만 볼 줄 아는 소인배라더니 ...
오회장 : 내가... 잘못 ...
서전무 : 그래. 당신이 사람을 잘못 본 거지. 하지만 이제 어떡하나... 후회하시기엔 너무 늦은 것 같은데...
S#27. 별장 앞 길 (N)
한적한 길을 달리는 택시
S#28. 별장 거실(N)
오회장 : 재우야...살...려...줘...
서전무 : 살려줘? 내가 왜?
오회장 : ...?
서전무 : (조소 띄며) 만년 2인자의 설움이 뭔지 알아? 당신의 기침소리를 천둥소리로 들어가며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
질책과 모욕을 참아가며 평생 당신 그림자만 뒤쫓아왔어. 그런 내게 당신은 뭘 해줬지? SR은 뭘 줬어?
이젠 그렇게 못해.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는데 ... 이 기횔 놓칠 수 없지, 안 그래?
S#29. 별장 앞 (N)
자막) P.M. 09시 47분
정현이 탄 택시 별장 앞으로 와서 선다.
그 오른편에 오회장의 차 서 있다.
S#30. 별장 거실 (N)
서전무 : (목을 짓누르며) 당신만 조용히 사라지면 돼, 당신이 죽고 그 놈이 감방으로 가게 되면 SR은 내 것이 돼!
난 유일한 목격자거든!
신음하는 오회장의 목을 계속 찍어 누르던 서전무
밖으로부터 자동차소리와 헤드라이트가 비치자 오회장을 찍어 누르던 손을 멈칫!
황급히 몸을 일으켜 문 쪽으로 다가가 밖의 동정을 살피면
S#31. 별장 앞 (N)
택시의 뒷문에서 내리는 정현.
S#32. 별장 거실 (N)
당황하는 서전무
S#33. 별장 앞 (N)
택시 되돌아가고 정현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S#34. 별장 거실 (N)
긴장된 표정으로 쓰러진 오회장쪽을 힐끗 보고는 다시 다가와 오회장을 내려다 보는 서전무
그를 바라보며 신음하는 오회장의 눈.
외면하고 급히 숨을 곳을 찾다 서재 안으로 몸을 숨기는 서전무. 한쪽 벽에 몸을 붙이고 선다.
S#35. 별장 앞 (N) (1부 S#100을 그대로)
무척 긴장된 얼굴로 문 앞에 잠시 멈춰서는 정현.
정현 : 계십니까?... 회장님 부르심 받고 왔습니다! (세 번 노크 하고) 아무도 안계십니까?
조금 문을 열고 안의 동정을 살피다가 다시 문을 조금 더 열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는 정현
S#36. 거실 (N)
은밀한 곳에 숨어 있는 서전무.
그 시선으로 안으로 들어서는 정현
닫히는 문.
어둑한 실내
정현 : 아무도 안계십니까?
둘러보다가 불이 켜져 있는 서재쪽을 바라보고 다가가서
서재 안을 들여다보면 아무도 없고 스탠드 불빛만.
은밀한 곳에 숨어서 정현을 보고 있는 서전무.
정현 천천히 몸을 돌려 거실 쪽으로 나오는데
발에 채여 소리 내며 데구루루 구르는 유리화병.
화병이 구른 곳에 화분이 깨지고, 의자가 뒹글고.....심상찮다 본능적으로 긴장하는 정현,
계단쪽을 보면 계단 아래쪽에 쓰러져 있는 별장지기
황급히 다가가 보면 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별장지기.
정현 : (달려가, 일으키며) 이봐요! 아저씨!
별장지기 : (정현을 보고) 나 좀 살려줘...
별장지기, 두 손을 뻗어 피 묻은 손으로 정현의 멱살을 와락 움켜 쥐면
정현 : 아저씨 으윽...
별장지기의 신음소리와 정현의 거친 숨소리.
정현은 기겁해서 별장지기의 손을 제 손으로 거칠게 떼어내면
별장지기 한곳으로 나동그라지고 피 묻은 손을 내려다보며 놀라는 정현
그를 지켜보고 있는 서전무.
S#37. 별장 마당 밖 (N)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현태
쏜살같이 와서 멎는 현태의 승용차
시너통을 들고 내리는 정기사
정기사 : 아우 여기 기셧슈? 난 또 저짝에 기신줄 알고
현태 : 어서 불부터 질러요!
정기사 : 걱정 붙잡아 매시고 올라가시라니께요
현태 : 키줘요
정기사 : (주머니 뒤져서 키를 내밀면)
다시 한번 정기사를 스윽 보고 황급히 운전석에 올라타는 현태
그대로 시너통을 들고 별장쪽으로 달려가는 정기사
S#38. 별장 안
헉헉대던 정현, 오회장의 신음소리 들려온다.
저 멀리 소파 뒤 구석진 곳에 보이는 오회장의 하반신
정현, 황급히 다가가면 소파 뒤에 쓰러져 있는 오회장
정현 : 회장님! 회장님!
오회장 : (정현을 보며) 살...려...줘...
정현 : (오회장을 일으키며) 회장님...회장님...
지켜보고 있는 서전무.
오회장을 들쳐 업는 정현.
당황하는 서전무. 몇 걸음 옮기는데
순간, 창문을 깨면서 별장 안으로 던져지는 무엇.
이내 거실 바닥에 불길이 번지기 시작한다.
정현 이리저리 둘러보면
현관 문 쪽으로부터 퍼져 나오는 불길 벽을 타고 커튼을 불길이 치솟기 시작한다.
은밀한 곳에 숨어 있던 서전무도 당혹스러워지고
정현, 불길을 피해 몇 걸음 옮기려는데
창밖을 스쳐가는 사내의 실루엣
정현 : 거기 누구야! 이봐요! 이봐요! 좀 도와주세요!
떨어져 내리는 불길
다시 발걸음 옮기는데
발아래 별장지기의 모습 보인다.
정현 : 이봐요!
정현 별장지기를 흔들어대면 의식을 잃은 채 돌아눕는 별장지기.
눈을 번뜩이며 생각하는 서전무.
이쪽저쪽 둘러보다가 시선 한 곳으로 고정하면
거기보이는 한곳의 각목과 흰 장갑
천천히 흰 장갑을 끼고 각목을 집어 든다.
다시 걸음 옮기는 정현.
타오르는 불길.
힘겹게 걸음 옮기는데
순간, 각목으로 두 번 뒷머리를 내려치는 서전무.
정현, 뒷머리를 맞는 충격으로 별장지기가 쓰러진 쪽을 향해 쓰러진다.
가물가물 의식을 잃는 정현.
잠시 그대로-
천천히 다가오는 서전무.
마치 중원에게 귓속말이라도 하듯 얼굴을 바싹 드리밀고
서전무 : (마음의 소리 같은 혼잣말로) 데리고 나가면 안 되지. 이제 와서 오병무가 다시 살아나버리면 난 어떻게 되겠나?
자네한텐 미안하네. 하지만 어쩌겠나? 자넨... 재수 없게 발에 채인 돌멩이인 걸....
천천히 정현에게서 멀어지는 서전무.
타오르는 불길-
잠시 후,
다시 뒷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정기사
불타는 거실 안으로 들어와 쓰러진 정현과 오회장쪽으로 다가가는 데 순간 열린 뒷문으로 휙 빠져나가는 서전무.
그 인기척을 돌아보고 정기사 고개 갸웃하며
정기사 : 아직 안가셨었슈?
하더니 뒷머리를 맞고 쓰러져 있는 정현을 내려다보며
정기사 : 워따! 내 실력을 못 믿는 거여? 뭐여?
정현 곁을 어슬렁거리며 여유 있게 장갑 낀 손으로 정현의 손을 들어 전화기 손잡이, 트로피, 시너통 등에 지문을 찍고
거실 이곳 저곳에 시너를 뿌려댄다.
이쪽저쪽 활활 솟구쳐 옮겨 붙는 거센 불길.
천천히 뒷문으로 나가는 정기사.
밖에서 뒷문을 걸어 잠그는 소리.
타오르는 불길.
S#39. 별장 부근 (N)
멀리서 타오르는 별장을 바라보고 있는 서전무. 오회장의 차 별장에서 떨어져 있고
정기사가 시너 통을 한곳으로 내던진 후 오회장의 차를 타고 별장을 떠난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서전무.
S#40. 별장 거실 (N)
타오르고 있는 불길
의식을 찾는 정현. 천천히 깨어나 머리를 흔들고
문득 창문을 보면 타오르는 불길 너머로 울부짖는 수아의 환영과 어머니의 환영.
비틀대며 일어나는 정현.
오회장을 들쳐 업고 창문으로 다가가는 정현
유리창을 골프채로 깨트리고 창틀을 부수고
창밖으로 오회장을 밀어낸 후 자신도 힘겹게 창문을 넘는데
그 뒤로 펑-소리와 함께 치솟는 불길.
창밖으로 나뒹구는 정현.
S#41. 별장 부근 (N)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서전무
두 눈을 깜박이며 한참 동안을 골똘히 생각한 후 획-- 카메라에서 빠져나가는 서전무
S#42. 길 (N)
별장을 빠져 나온 서전무의 차 달려오는데
소방차 맞은편에서 달려오고
그 소방차를 피해 화면을 향해 달려오는 서전무의 차.
화면 천천히 불랙되면서
S#43. 별장 앞 바다 (N)
블랙화면 저쪽에서부터 몰려드는 하얀 포말의 파도
모든 것을 다 알아내고도 무심한 바다를 망연히 쳐다보고 있는 중원
그런 그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수아
중원 : .....
수아 : (중원의 옆에 다가와 서면) ....
중원 : (수아를 보지 않은 채) .... 어떻게 해야할까요 ...?
수아 : (미어지는 시선으로 중원을 보는) ....
중원 : 회장님께서 용서를 하라시는데 .... 나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수아 :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억울하게 교도소에 보내놓고 ... 어머니가 무엇을 하셨는지 ... 아세요?
중원 : (수아를 보면) ....
수아 : 한 숟갈도 뜨지 못하시고 ... 한 잠도, 아니 쪽잠도 못 주무시면서 어머니가 무엇을 하셨는지 ... 아세요?
중원 : (보는) ....
수아 : (고이는 눈물로) ... 기도만 하셨어요 ... 오로지 기도만 ....
중원 : .....
수아 : 억울하게 갇힌 아들을 위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아빠를 위해 ... 그리고 저를 위해 ..... 그렇게 기도만 하셨어요
중원 : ...
수아 : 이제야 알겠어요, 어머니의 기도가 아들을 살리셨다는 것을 ...
중원 : ....
수아 : 어머니가 어떤 기도를 하셨을지 .... 아시리라고 믿어요. 그 기도가 진정 ..... 아들을 되살리실 것을 .... 저는 믿어요 ...
중원 : !!!
간절한 눈으로 중원을 쳐다보다가 천천히 돌아서는 수아
그대로 중원을 홀로 남겨둔 채 멀어지는 수아
홀로 남는 중원 ....
천천히 시선을 들어 바다를 쳐다보는 중원의 모습에서
S#44. 오검사실
오검사 서성이고 있는데 들어오는 정변호사.
오검사 : 아 어서와! 앉지. 무슨 꿍꿍이야? (정색) 자네...재심청구를 했을 땐 뭔가 새롭고 강력한 히든카드를 손에 쥐었단 얘긴데..
정변호사 : 그래서? 그걸 나한테 미리 불란 얘긴가?
오검사 : 이건... 적어도 우리 모두의 명예가 걸린 일이야. 무고한 사람을 살인범으로 몰아 형을 확정지었다면
비단 이 오영신 하나뿐 아니라 검찰 재판부 할 것 없이 모든 사법기관의 명예가 실추될 것일세.
자네... 대의를 위해 자네의 입장을 조금만 양보해주면 안되겠나?
정변호사 : 명예... 명예라... 그러니까 자네 말대로, 무고한 사람을 다시 형을 확정시키고 살인범을 만들어서 지켜지는게
사법부의 명예라면... 그 명예가 무슨 가치가 있지?
오검사 : 이보게 내 말은... (막히고)
정변호사 : ... 장중원... 그래, 자네 짐작대로 그는 이정현이지. 이정현이라는 평범한 이름 석자일 뿐이지만
그 이름은 가장 명예로운 이름이 될걸세. 그 이름 석자를 되찾기 위해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까지도
걸어야 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와 응징보다는 용서와 화해를 통해서,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되찾게 될걸쎄.
그 명예야말로 정말 값진 것이겠지.
오검사 : 오랜만에 강의실에 앉아 강의 듣는 기분이구만.
정변호사 : ... 미안하네. 도움이 못 되서. 그만 가겠네. (일어서고)
오검사 : 그래. 결국 법정에서 만나야겠구만, 응?
정변호사 : 그래... (나가다) 아! 이거... (포켓에서 녹음테이프를 꺼내 보이면)
오검사 : 뭔가 그게?
정변호사 : 복수는 개인이 하는 거지만 그건 바람직하지 않아. 그래서 법이 개인을 대신해 응징하는거구...
앞으로 이 사건 진범을 밝히려면 고생 많이 할텐네... (내밀면)
오검사 : ... (천천히 받아들고)
정변호사 : 도움이 될걸세. 자 법정에서 보세. (나가고)
오검사, 천천히 테잎을 보는데서 DISS 되면
오검사 테잎을 듣고 있다.
거기 흘러나오는 정택수의 목소리.
정택수 : (E) 시시 신현태요. 신현태가 별장지기를 죽였슈.
놀라는 오검사의 얼굴. 그 위로 계속되는
중원 : (E) 회장님을 해치려한 놈은?
정택수 : (E) 그 그것도 신현태요.
중원 : (E) 불을 지른 사람은?
정택수 : (E) 지지지는 차참말로 하라는 대로 한 죄밖에.
부지중 급히 스톱버튼을 누르는 오검사의 손.
가늘게 떨려오는 그 손, 그 얼굴에서 깊게 DISS되면.
S#45. 법원 전경 (D)
법의 근엄성을 상징하듯 위풍당당한 건물
재판장 : (E) 2005재고합 7호 살인등 재심사건의 재판을 시작합니다
S#46. 법정 (D)
방청석에 앉아 있는 중원(담담한)과 동욱, 춘복(긴장한)
그 사이에 앉아 있는 수아(애가 타는)와 소라(긴장한)
맨 뒤쪽에 앉아있는 조계장과 김수사관
그들의 모습 위로 정변호사의 목소리 들린다
정변호사 : 원심은 유죄의 증거로 증인 정택수와 차유란의 법정진술, 지문감정의뢰 회보서의 기재, 죽은 별장지기의 손톱 밑에서
발견된 피고인의 피부 조직등을 들고 있으나 모두 피고인이 범행을 하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만을 가지게 할 뿐 법관의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거는 전혀 없었습니다
중원 : .....
정변호사 : 이제 피고인이 범행을 하지 아니하였음을 밝혀줄 명백한 증인이 확보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 오병무 회장를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S#47. 법정
수아가 미는 휠체어를 타고 오는 오회장, 법정에 들어서자
교도경비가 휠체어 탄 오회장을 이어서 증인석으로 안내하고
정변호사 : 사건 당일 별장지기를 살해한 범인이 죽은 이정현이 맞습니까?
오회장 : .... 아닙니다 ....
중원 : (보는) ....
수아 : (보는) ....
정변호사 : 그럼 오회장님을 해치려한 범인이 죽은 이정현이 맞습니까?
오회장 : ..아닙니다...이정현이는 오히려 나를 구해준 사람이예요..불길 속에서 쓰러진 나를 목숨을 걸고 구해준
내 생명의 은인입니다.
중원 : .....
오회장 : 내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동안 이정현이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사실이 ... 무척이나 가슴이 아픕니다
정변호사 : 감사합니다. 이상입니다
재판장 : 검찰측 반대 신문 하세요
오검사 : (오회장에게 다가오며) 이정현이 범인이 아니라면 별장지기를 죽인 범인은 누굽니까?
오회장 : .... 잘 모르겠습니다
오검사 : 잘 모르신다구요? 그럼 오회장님을 해치려한 범인은 누굽니까?
중원 : (오회장을 보는) ....
오회장 : .... 잘 모르겠습습니다
오검사 : 잘 모르는 겁니까? 기억이 안 나시는 겁니까?
오회장 : (당황) ...
중원 : (긴장) ...
오검사 : 이정현이가 아닌 것은 기억이 나는데
정작 별장지기를 죽이고 오회장님 자신을 해치려한 범인은 기억이 안 난단 말씀이십니까?
오회장 : ... 처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
오검사 : (버럭) 증인!! 처음보는 사람이라니요? 그게 누굽니까?
정변호사 : 재판장님, 이의있습니다. 본 재판은 이정현이 무죄냐 유죄냐를 가리는 재심재판이지
오병무회장 살인방화사건의 진범을 찾는 재판이 아닙니다. 검사는 그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재판장 : 인정합니다, 검사는 사건을 수사하는 듯한 신문을 자제하세요
오검사 : (정변호사를 흘깃보며) 이상입니다
방청석에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수아의 얼굴에서 DISS되면
S#48. SR 전자 사장실
몹시 긴장한 얼굴로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현태 .... 오늘 재판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
S#49. 서전무의 사무실
역시 몹시도 굳은 얼굴로 자신의 책상에 앉아 있는 서전무
S#50. 창고안
드럼통 여러개 놓여져 있고 그 중 한 드럼통에 묶여 있는 정기사의 얼굴에서
S#50. 법정
재판장 : 변호인 최후 변론하십시오
정변호사 : 비단 피해자 오병무 회장의 증언이 아니더라도 이 사건은 수사상 허점을 무수히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검찰 측에서는 이정현에 대한 상해진단서조차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불길이 치솟는 별장 바로 옆에서 발견된 이정현은 발견당시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병원에 실려와 두피를 열 바늘이나 꿰매는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측에서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인 상해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입니다.
오검사 : (열받는) ....
정변호사 :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입니다. 검사가 피고인에게 유죄의 선입견을 가지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 하지 않은 건 객관의 의무에 위반됩니다.
수아 : .....
정변호사 : 더욱이 불을 지르고 스스로 머리까지 때린 피고인 이정현이
자신의 지문이 찍힌 시너통을 들고 별장 근처에 가서 버렸다는 것 또한 상식밖입니다
중원 : .....
재판장 : 검사 반론하세요.
오검사 : 반론 없습니다.
S#51. 법원 전경 (INSERT)
S#52. 법정 (시간경과)
긴장하고 있는 중원과 춘복, 동욱, 수아, 소라 ...
다시 입장하는 판사들
정리 : 일동 기립하세요.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오검사와 정변호사, 모두 엄숙한 분위기
재판장 : 7호 사건 피고인 이정현에 대한 판결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고인 이정현은 무죄!
증인 오병무의 증언 등 현출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 이정현은 이 사건의 범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합니다.
중원 : (자리에 앉은 채 두 눈을 감는) ....
동욱 : (중원을 와락 껴안는)
춘복 : (역시 중원을 껴안는)
수아 : (감사해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
오회장 : (안도감으로) ....
오검사 : (열받는) ...
정변호사 : (신나서) ...
조계장과 김수사관도 기뻐서 서로 마주보고 웃고 ...
마침내 일어나는 중원, 천천히 정변호사에게 다가가면
정변호사 : 진심으로 축하하네, 이정현!
중원 : 고맙습니다
손을 내미는 정변호사
그와 악수를 하는 중원
마침내 돌아서는 중원에게 다가오는 조계장, 김수사관
조계장 말없이 손 내밀면
중원 : (손잡으며) 감사합니다.
조계장 : 아니요. 감사해야 할 건 저흽니다. 우리가 자칫 잃어버릴 뻔 했던〈진실〉이란 것을 우리 가슴 속에 되찾아 주셨으니까요.
중원 : 고맙습니다. (시선 돌리면)
김수사관 : (나서며)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구... 축하드립니다.
중원 : 고맙습니다.
천천히 수사관들 손을 놓고 돌아보면
방청객 한곳에 서서 눈물이 그득한 얼굴로 중원을 보는 수아
중원 : (보는) ....
수아 : (보는) ....
중원 : 수아야!!
수아 : 오빠!!
와락 달려와 중원에게 안기는 수아
그녀를 으스러지게, 껴안는 중원 ....
수아 : 오빠!
중원 : 그래... 그래 수아야. 나 오빠야, 오빠. 이정현. 내 이름이야.
수아 : 그래 오빠! ... 오빠...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 흘리는 두 사람에게 쏟아지는 보도진의 훌래쉬 세례)
그대로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정현과 수아의 얼굴 길게-
S#53. 법원 청사 일각
오검사 보도진에 둘러싸여 인터뷰하고 있는 배경으로
기자(리포터) : 속보입니다. 오늘 SR전자 오병무회장의 살인. 방화사건의 범인으로 무기형이 확정되었던 이정현씨가
재판부의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S#54. TV모니터
모니터에 나타나는 경찰들의 수색작업 화면위에-
기자(리포터) : (E)4년전 형이 확정된 이후 극적으로 탈주해 경찰과의 추격전 끝에
방화대교 난간에 몸을 던져 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그가
S#55. 서전무실
망연자실한 서전무의 얼굴위에-
기자(리포터) : (E) 4년만에 다시 살아 나타난 것도 놀랍지만, 재심을 통해 무죄를 입증해 낸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S#56. SR 전자 사장실
현태의 얼굴위에-
기자(리포터) : (E) 이로써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검찰은 곧 새로운 수사팀을
통해 진범을 찾아내 검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수사한 검찰마저도 피의자가 무죄였음을 시인한
희대의 미스테리 소설 같은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S#57. 오검사실
창가에 기대 서있는 오검사의 얼굴위에-
기자(리포터) : (E) 법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법의 생명은 정의와 평등일 것입니다.
오검사 얼굴, 서서히 고뇌에 차오르는데서-
S#58. 변호사 사무실
흡족한 표정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정변호사.
문이 열리고 환한 표정의 조계장과 김수사관 들어온다.
조수사관 : 안녕하십니까? 승소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정변호사 : 당연히 이길 재심이어서 이긴 거지. 내가 뭐 한 게 있나?
조수사관 : 이제 장중원이 누명 벗고 이정현이란 이름도 되찾았으니 진범을 잡아야하는데 말이죠...
정변호사 : 그런데?
조수사관 : 범인들이 누군지 다 밝혀진 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왜 오회장이 범인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을까요?
정변호사 :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조수사관 : 좀 이상하잖습니까? 뭔가 오회장이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장중원이 아니... 이정현이가 무슨 얘기 안 해주던가요?
정변호사 : 무슨 얘기?
조수사관 : 이정현은 그 이유를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정변호사 : (다 알면서도) 나 아무 말 못 들었어.
김수사관 : 아무 죄 없는 별장지기가 죽었습니다. 진범을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정변호사 : 그래. 잡아야지. 범인 잡는 건 자네들 소관이니까 자네들이 붙잡아 들여.
조수사관 : ....
S#59. 오검사실
오검사 창가에 기대 생각에 잠겨있는데 노크소리.
오검사 : (나직히) 들어와요.
들어서는 조계장과 김수사관.
오검사 : 왔어? 앉지.
조계장 : 네... (앉고)
김수사관 : 영감님. 이거... 도움이 못되드려서...
오검사 : 아니야. 수고들 했어. 그보다 (품안에서 종이 내밀어주며) ... 이거
조계장 : 뭡니까?
오검사 : 긴급 체포 영장이야.
조계장 : 영장이요? 누구... (보다가) 정택수... (오검사보면)
오검사 : 그 친구부터 잡아들이면 사건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거야.
조계장 : 아니 부장님...
조계장, 김수사관 놀라운 듯 보는데.
오검사 : 뭘 그렇게 쳐다봐? 내 얼굴 첨봐?
김수사관 : 아니 그보다...
오검사 : 어서 정택수부터 잡아들이라니까 뭐 하구들 앉아 있어? 오회장이 스스로 입을 열지 않는데 그 방법 밖엔 없는 거아냐?
조계장 : 사실 그렇습니다만...
오검사 : 새로 수사팀이 짜여지겠지만 우선 급한대로 그 친구 긴급 구속 영장하구
당시 용의선상에 있던 인물들 비밀리에 출국정지 시켜 놨으니 발빠르게 움직여들봐!
조계장 : ...
김수사관 : 알겠습니다.
오검사 : 아 얼른들 가보라니까!
김수사관 : 네... (옆을 보면)
느리게 일어나는 조계장, 오검사 얼굴 본다.
오검사 말없이 그 시선 외면하고
조계장 말없이 오검사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한다. 한참 길게-
김수사관 그 모습 보며 서 있고,
오검사 : ... (말없이 외면한채)
조계장 : 그럼...
이윽고 나가는 조계장, 김수사관.
오검사 천천히 일어나 자리로가 앉아, 테이블 위에 있던 백지위에 펜으로 쓰기 시작.
“사직원” 본인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원을 써내려가는 그의 얼굴에서.
S#60. 서전무실
빼곡히 쓴 편지지를 봉투에 집어 넣고 일어서는 서전무. 책상위를 깨끗이 정리하고 나가려다 멈칫선다.
천천히 방안을 둘러보는 서전무. 다시 책상위의 명패를 한번 손으로 쓸어보다가 그 명패를 엎어 놓고 나간다.
S#61. 호텔 전경(D) - INSERT
S#62. 중원의 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서 통화중인 중원
중원 : (중국어) 드디어 제이름을 찾았습니다, 회장님! 이모든게 회장님께서 저를 장중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회장님의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미소로) 걱정마십시오, 장중원이란 이름으로 해야 할 소임은 끝까지 해내겠습니다.
(사이) ... 예 ...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수화기 내려놓고 천천히 창가로가 서는 중원. 눈시울이 젖어오는 듯 가늘게 떨리는 그의 뒷모습에서.
들어서는 춘복
춘복 : SR 전자 서재우 전무가 찾아왔어
중원 : ...? ... 만나겠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춘복
이내 들어서는 서전무
자신의 책상에서 일어나는 중원
들어와서 의자에 앉지도 않고 서있는 서전무
테이블 쪽으로 다가오는 중원, 서전무를 향해
중원 : 앉으시지요
서전무 : 누명을 벗고 이정현이란 이름을 되찾게 된 것 ... 축하하네. 그리고 ... 진심으로 미안하네
중원 : (보면)
서전무 : (품에서 흰 봉투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회장님께 이걸 좀 전해주시게.
중원 : (보면)
서전무 : 내가 어떻게 회장님을 다시 뵐 수 있겠나. 이제 뭘 하면서, 어떻게 살까 ... 생각 좀 해봐야겠네
중원 : ....
서전무 : 다시한번 .... 진심으로 미안하네
정중히 허리를 꺾어 인사를 하는 서전무
애틋한 시선으로 서전무를 바라보는 중원
천천히 뒤돌아서 나가는 서전무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흰 봉투 CU
S#63. 호텔 복도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복도를 걸어 나오는 서전무
S#64. 달리는 차안
체념한 듯 달관한 듯 한 얼굴로 운전을 하는 서전무의 얼굴위로
서전무 : (마음의 소리) 회장님, 그날 밤 별장에서 회장님을 죽이러 들어간 저를 보며 하신 말씀 ... 기억하십니까? ...
재우야 .... 용서해다오 .... 너를 이렇게 만든 건 ... 나다 ... 그 말씀이 제 심장을 눌러왔던 쳇기를 뚫었습니다.
제가 회장님을 증오한 게 아니라 ... 사랑해왔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S#65. 별장 서재
오회장의 얼굴위로 계속되는-
서전무 : 회장님...2인자의 자리도, 1인자의 자리도 중요한 건 서열이 아니라...그 역할이고 몫이라는 걸 저는 이제야 알겠습니다...
회장님과 함께 한생을 다 받쳤던 SR이 자랑스럽습니다 ...
S#66. 달리는 차안
서전무 다소 비감한 얼굴위에-
S#67. 국도
멀어지는 서전무의 차.
S#68. 산속 주차장
도착하는 현태의 차.
차에서 내려 둘러보면 그 시야에 산 언덕 묘지들 눈에 들어오고.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현태.
S#69. 현태부의 묘
한성수의 묘.
낡은 비석 있고, 그 앞에 절을 올리고 천천히 내려 앉는 현태.
현태 : (E) 아버지. 저 왔어요. 아버지 아들 현태요. 아버지 세상 뜨시고 어머니 마저 절 입양시키고 사라지신후
모진 세월 질기게 살아온 당신의 자식 현태, 원한과 복수심과 증오, 그게 절 살아남게한 힘이었죠.
헌데 이제... 태어나느니만 못한 삶을 살기에도 참 많이 지쳐가네요. 도대체 어떻게 사는게 옳은걸까요?
아버지 목숨을 뺏구 내 인생을 온통 짓밟아버린 저 오병무는 또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서서히 충혈되어가는 현태. 조금씩 떨려오는 어깨. 이윽고 오열하는 그의 모습.
멀리 지평선 위로 해가 지고 있다.
S#70. 갯벌 (석양)
갯벌 한 가운데 멀리보이는 서전무의 차
카메라 조용히 다가가면 핸들에 머리 묻고 잠든 듯 조용한 서전무.
그 얼굴에서 축 늘어진 팔 따라 카메라 가만히 내려오면 발치에 떨어진 약봉과 흰 알약들.
카메라 그 차에서 서서히 줌백되면서.
S#71. 별장 마당 (석양)
노을에 붉게 물든 꽃들.
그 언저리에 놓인 파라솔 밑에 앉은 오회장, 정현, 수아.
오회장 무릎 위에 담요 덮은 채 휠체어에 앉아 있고.
오회장 : 한영태. 그게 어릴적 현태의 이름이었구. 그 애 애비의 이름이 한성수였어. 한성수가 개발한 신기술을 필요로한 건
나뿐이 아니었다. 현태의 애빌 구슬려도 말을 안듣자 결국 그를 차사고를 가장해 살해했구, 현장을 목격한 현태는 내게
달려와 도움을 청했어. 정확히 무슨일인진 몰랐지만 그 애가 그때 그러더구나. “도와주세요. 아빠가 죽어가고 있어요!”
수아 : .....
오회장 : 한성수가 말을 듣지 않아 내 회사 역시 부도 위기에 몰려 있었던 터라 그가 곱지 않았지.
그와 만나 싸우고 돌아온 직후여서 나 역시 흥분 상태였다. 상황파악을 해볼 생각도 않고 이 애비가 뱉은 말은...
“문닫아.” 란 말이었어. “문닫아. 어서 문 닫으라니까!”... (괴롭고)
중원 : ...
수아 : ...
오회장 : 뒤늦게 현태 애비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서야 후회가 가슴을 치더구나.
사람 목숨인데... 아무리 서운하고 미운들 그걸 외면했던거야.
중원 : 하지만 회장님께서 그 사람을 직접 해친건 아니쟎습니까.
오회장 : 뭐가 다른가? ... 내 손으로 죽인 것과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한 것 이... (가로 젓는)
수아 : 하지만 그걸 알리없는 신사장은 아버지의 죽음이 아빠가 한 일인 줄 알고 살았겠죠.
중원 : ... (오회장 보면)
오회장 : (회환의) ... 그 후 그 사람을 해친 사람도 이유 모르게 병이와 이듬 해에 세상을 뜨드구나. 다 업보였을게야... 모든게 다...
중원 : 제가 만나보겠습니다.
오회장 : (보면)
중원 : 네. 제가 만날 겁니다.
오회장 : 이보게. 그를 용서하게. 그 애야 말로 어쩌면 가장 큰 피해자일세.
중원 : 압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려는 건 그를 용서 못해서가 아닙니다. 해명을 해야죠. 그가 진실을 알게 해줘야합니다.
그의 작은 오해 하나가 얼마나 큰 비극을 불러왔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줘야죠.
오회장 : 아니, 지난 일을 해명한들 믿지 않을 걸세. 나는 그에게 계속 SR을 맡길 생각이네.
그리구 애초 그 애비의 몫이어야 했던 것도 그에게 되돌려주고 싶어
수아 : ....
정현 : ....
오회장 : (쓸쓸히) 바람이 차구나.
수아 : 네 아빠!
일어나 휠체어를 밀고 가는 수아.
그대로 잠시 서있는 중원의 모습에서.
S#72. 중원의 거실 (N)
춘복, 동욱, 남직원 둘, 여직원 하나 소파에 둘러 앉아 회의 중이고, 테이블 위에 잔뜩 서류들.
춘복 : 어렵게 성사된 조인식인데다가 파티와 겸해 하는 행사니 만큼 철저 하게 준비해줘요.
미스리 : 알겠습니다.
춘복 : 김과장님도 당일 진행팀들 각 조별로 사전 리허설 철저히 시키구요.
직원1 :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춘복 : 이거 챙겨도 챙겨도 일이 끝이 없네. 뭐가 또 빠졌지?
동욱 : 아 글쎄 다 챙기고 있다니까요. 이 이사님은 당일날 의상 컨셉이나 잘 세우세요. 중후한 중년의 섹시룩으로요.
전부들 웃는데 전화벨.
춘복 : (받고) 어 나야, 장사장. ... 응? 준비... 잘 되구있어. 염려 뚝 놔.
S#73. 리무진 안 (N)
중원 : 고마워요. 회장님도 조인식에 참석하실지 모르니 잘 좀 챙겨주세요. 그리고... 정택수 지금 어떻게 됐어요?
춘복 : (E) 그대루 창고에 있지 뭐. 걱정마. 죽지 않고 살만큼은 먹여주고 있으니까.
중원 : 풀어주세요.
S#74. 중원의 거실 (N)
춘복 :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잡아 쳐 넣던지 아니면 암자로 보내 인간을 만들던지 해야지...
S#75. 리무진 안 (N)
중원 : 내 뜻에 따라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제 맘이 편해요. 네...
전화 끊고 다시 생각에 잠기는 중원.
S#76. 창고 앞 (N)
멀리 보이는 창고. 문 열리며 꽁지 빠지게 뛰쳐나오는 정택수. 한 참을 뛰다가 서서 헥헥 거리다가
정택수 : 뭔일이야? 잡아먹을듯이 그러더니 갑자기 순순히 풀어줘? 이거 이현상을 어떻게 해석을 해야하는 거여..(눈 돌아가는데)
S#77. 주택가 골목 (N)
달려와 멎는 택시.
내리는 정택수. 초췌한 몰골.
기사 : 아니 손님!
정택수 : 응? 뭐여?
기사 : 요금 주셔야죠.
정택수 : 응? 아... 요금. 그렇지 요금... (주머니 뒤지다) 아! 이거 지갑이... 어디 갔지? 가만, 술집에 놓고 나온 모양이네? 응?
기사 : (나오며) 아니 사장님!
정택수 : 어허 글쎄. 나도 운전경력 30년이지만 말여, 택시하는 사람이 사람 볼 줄 알아야지. 내가 치사하게 그 돈 몇 푼 떼먹고
도망이라도 칠 사람으로 보이는규? 잠깐만... 잠깐만 기다리시면 내 곧 돈 갖고 나 와서! (하는데)
김수사관 : (E) 정택수씨!
정택수 : 오메? 이 위급한 상황에 누가 날 부른댜? (소리나는 쪽을 보면)
검은 짚차 쪽에서 다가서는 조계장, 김수사관.
정택수 : 아니, 남의 집 골목 앞에서 심야에 무슨... 일이시래요?
김수사관 : 무슨 일은? 도대체 당신 집 앞에서 며칠짼 줄 알기나 알아?
조계장 : 정택수씨. 당신을 오병무 회장 별장 방화혐의로 체포합니다.
정택수 : 아 또 다 지난일을 갖구 왜... 오메! (그 손에 덜컥 수갑을 채우는 김수사관.) 아니 이봐요. 이보시라니께!
김수사관 : (정택수의 뒷덜미 낚아채며) 갑시다. 그 동안 자주 봐서 정들었는데 이제 아주 오래 같이 있게 생겼시다.
잡아끌고 가면 얼떨떨해 보고 있는 택시기사.
가다가 돌아보면 조계장, 다시 돌아와서
조계장 : 얼마예요?
기사 : 네?
조계장 : 얼마냐구요 택시비?
기사 : 네. 저... 이만 오천... 좀 멀리서와서...
조계장 : (돈 꺼내서 주면)
기사 : 감사합니다.
수갑 찬 채 짚차 뒷자석에 던져지는 정택수.
조계장 올라타면 출발하는 검은 짚. 밤거리 속으로 멀어지고.
S#78. 묘소 (N)
묘지곁에 그대로 굳은 듯 앉아 있는 현태. 표정없는 그 얼굴 천천히 줌인되고.
을씨년스런 묘지. 멀리 보이는 원경에서
( F.O )
S#79. SR전자 외경
S#80. 기획상무실
서있는 수아, 김상무
김상무 : 전무님 사표껀은...
수아 : 네. 사실이예요. 회장님께도 말씀 드렸어요. 그보다...
김상무 : 사장님 댁으로 사람을 보냈습니다만 (하는데)
박실장 : (들어오면) 계속 연락이 안되십니다. 댁으로 사람을 보내봤습니다만 안 계시구요. 핸드폰도 계속 꺼져 있습니다.
김상무 : (무겁게) 정말 큰일이에요. 당장 오늘 행사는 어떡하죠? 모처럼 회장님도 참석하신다는데 이거
수아 : 협상대표로써 제가 조인서에 싸인 할 거예요. 그보다 남은 준비사항이나 잘 체크해주세요.
김상무 : 알겠습니다.
김상무, 박실장 나가면
우두커니 서 있는 수아
S#81. 국도 (D)
경호원들이 차 앞에오고,
그 뒤를 따라 달려오는 오회장의 차.
달려오는 두 대의 차
S#82. 오회장의 차안 (D)
창밖을 내다보는 오회장.
곁에 있던 소라, 오회장의 팔을 끼며
소라 : 회장님, 오랜만에 나들이 하니까 좋으시죠?
오회장 : 그래... 참 좋구나... 햇살두 참 밝구...
소라 : ... (그 모습보다 괜스레 눈시울 붉어지고)
오회장 : ... (천천히 돌아보면)
소라 : ... (얼른 눈 훔지는데)
오회장 : (소라 손 다독이며) 얘야... 소라야.
소라 : 네. 회장님.
오회장 : 너두... 맘고생 많이 한거 알아... 참 고맙다.
소라 : 회장님...
오회장 : 아니야. 정말... 정말 고마워. 너 이렇게 잘 커준거... 날 니 친 애비 처럼 따라준거... 늘 이렇게 내 곁에 있어주는거...
늘 고맙게 생각해.
소라 : 회장님... (눈물 솟는)
오회장 : (한쪽 팔로 소라를 달래듯 안아주며) 그래... 그래... 언제나 그렇게 니 애비처럼 생각해주렴... 언제나...
소라 : 네... 그럴꺼예요... 그럴꺼예요. 회장님.
친 부녀 같은 그 모습에서
S#83. 국도 (D)
멀어지는 두 대의 차
S#84. 연회장 외경 - INSERT
S#85. 연회장안
중앙의 벽면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LC Electronics 합자회사 설립 조인식
대륙전자 - SR 전자 2005. 5. 29
단상 중앙에 앉아있는 중원과 수아.
그 옆의 춘복, 동욱, 김상무, 박실장
단상 앞자리에 오회장과 소라, 임원들 자리하고 있고
중원 : (수아를 따뜻하게 보는) ....
수아 : (중원을 따사롭게 보는) ....
비서진, 중원에게 서류를 가져다주고
동시에, 수아에게도 서류를 가져다주면
중원, 감회어린 시선으로 서류를 내려다 본다.
장중원이라는 이름을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순간이다.
그런 중원을 흐뭇한 미소로 쳐다보는 춘복
역시 감격스런 눈으로 쳐다보는 동욱
일필휘지로 “張重元” 이라고 쓰는 중원
펜을 내려놓고 수아를 보면
이제 막 사인을 한 후, 밝은 미소로 중원을 보는 수아
천천히 서류를 들고 중앙으로 나오는 수아와 중원
서로 서류를 교환하고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하는 두 사람
일어나서 박수를 쳐대는 춘복과 동욱, 그리고 임원들
대견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오회장과 소라.
두 손을 잡은 채 서로 마주보고 웃는 중원과 수아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에서
사회자 : 네, 드디어 SR전자와 대륙공사, 대륙공사와 SR전자 양국 양사의 염원이던 합작회사 조인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축하하는 뜻에서 전부 축배를 들겠습니다. 건재 제의는... (사이) 특별히 SR전자의 설립 자이신 오병무회장님께서
오랜만에 병석을 떨치고 이 자리를 함께 하고 계십니다. 회장님께 건배 제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박수로 회장님을 맞이 해주십시오!!
장내에 쏟아지는 우뢰와 같은 박수.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쳐댄다.
오회장 감회로운 얼굴. 옆의 목발 짚고 일어나려 애쓰면 소라 얼른 부축하고,
직원 한 사람 무선 마이크를 오회장에게 쥐어준다.
오회장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다시 계속되는 박수소리, 서서히 잦아들고
오회장 : 제가 잠이 없는 사람이라 지난 30년간 사업하느라 밀린 잠을 한꺼 번에 잤나봅니다. (장내에 웃음소리)
긴 잠에서 깨어보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드군요. 가슴 아픈일도 있었구. 있어서는 안될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30년간... 작은 점포하나에서 시작된 사업이 이렇게 커져오는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인재들이 SR전자의 지붕아래 모여 SR인으로써 자부심을 갖고 하나씩 만들어낸 개발품들이...
회사를 일으키고 회사를 키우고... 드디어는 세계시장에 이름을 떨칠 불굴의 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다시 박수소리 터지고 한손 들어 천천히 만류하고) 여러분! 오늘 SR의 영광은 여러분들 의 몫이고
SR의 제품을 믿고 애용했던 모든 사람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SR의 제 지분 모두를 SR 장학 재단에 기증하기로 하였습니다.
웅성이는 실내. 터지는 보도진의 플래쉬.
오회장 : SR장학재단은 회사의 수익으로 새로운 인재들을 키우고 한국의 기술력을 향상시키는데 앞장서게 될 것입니다.
터지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
오회장 : (제지하고) 단 한가지 후회되는 일도 있긴 합니다.
박수소리 잦아들면
오회장 : 사실 회사는 하나 뿐인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다 내놓고 나면 자식 놈 굶지나 않을까 걱정되서요.
웃음과 박수 환호가 터지면서
오회장 :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SR이 중국의 대룩공사와 합작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을 축원하는 뜻에서
다 같이 건배합시다. 건배!
장내에 우렁차게 울리는 건배! 회침.
전부 잔을 들어 마시고
단상에 젖은 눈으로 잔을 든채 마주보고 있는 중원과 수아.
중원 : 축하해!
수아 : 축하해요!
중원 웃으며 잔 부딪고 마시는데
요란하게 문을 박차고 탁자 쓰러지는 소리
놀라서 돌아보면, 거기 탁자를 뒤엎은 채 서 있는 현태
소란스럽던 장내 찬물 끼얹은 듯 조용해지는데.
목발 짚고 서 있는 오회장.
단상에서 일어나는 중원, 수아, 춘복, 동욱 등
동욱 : 아니 저 인간이 (나서려는데)
중원 : 동욱아! (제지하고)
현태 : (천천히 다가가며) 축하합니다. 회장님. 기억을 되착으셨다면서요?
오회장 : (보는) ...
현태 : (계속 다가가며) 한 사람의 평생이, 혼이 담긴 기술을 갈취해놓고, 아니 그 사람을 죽여 놓고 뺏은 기술을 갖고,
지난 이십년 호위호식 승승장구 배터지며 행복을 누렸던 사람이... 이젠 세계적인 기업의 오너가 되셨군요.
무슨 말이야? 웅성임 술렁임
현태 : 당신은 충분히 배부른 사람이었어! 가난하지도 않았고, 무식하지도 않았어. 그런데 왜, 못 배우고 무식한 ...
가진 거라고는 이 아들 하나밖에 없는 내 아버지를 죽였어?
오회장 : (담담히) ... 그래... 미안하네.
현태 : 미안? 미안하네?
오회장 : 배운 건 없어도 니 아부진 참 손재주가 남 달랐지 .... 대학 나온 나도 ... 못 따라 갈 만큼 기계라면 귀신이었어 ...
석사, 박사들도 해내지 못한 칼라 TV 브라운관 제조기술을 겨우 중학교를 중퇴한 전파사 수리기술자가 해내다니 ....
현태 : (분노의 눈물로 듣고 있는) ....
오회장 : 내게 팔라고 ... 제발 팔라고 ... 하루가 멀다하고 쫓아다녔어. 그것만 있으면 삼일전기가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데 ...
현태 : ....
오회장 : 자네 아버진 기술만 있었지, 사업수완이 없었어 ... 난 그 기술이 절실히 필요했어!
현태 : 그래서 내 아버질 죽였어? 당신 욕심 때문에?
오회장 : 아니! 니 아버지... 한성수를 죽게한 건 내가 아니야.
현태 : 뭐라구? (움찔)
오회장 : 그래. 내가 아니었어. 내 다 얘기 해줄 수 있어. 그러니 이제
현태 : 그래. 그러니 이제 뒤늦었지만 변명을 해보겠다구? 내 눈으로 본 걸, 죽어가는 내 아버지의 피흘리는 모습,
도와 달라고 울며 매달리던 어린 아이를 문 밖으로 내쫒고 외면했던 당신 모습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본걸!
그걸... 그걸 무슨 수로 변명할거야. 무슨 수로!
현태 오회장에게 달려드는 순간 그 앞을 가로막는 수아
수아 : 현태씨!!!
현태 : (멈칫 보면)
수아 : 차라리 날 죽여요, 아빠를 해치려거든 차라리 날, 날 죽여요!
현태 : (살의에 찼던 눈이 멍해지면서) ....
수아 : 그리구 그거 오해예요. 오해라구요.
현태 : 당신이 뭘 알아. 당신이 뭘!
수아 : (눈물로) 다른 사람들 다 뭐라고 해도..난 알아요..현태씨, 나쁜 사람 아니예요..나한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사람이었어요...
현태 : (눈물이 핑도는) ....
수아 : (눈물로) .... 충분히 그럴 시간도 기회도 많았었는데 .... 현태씬 아빠를 해치지 않았어요 ...
얼마나 괴로웠을까 ... 얼마나 불안했을까 .... 그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요
현태 : ...
수아 : 그래요. 아빠가 당신의 아버질 해쳤다고 생각하는거...다 이해해요. 하지만 확실한건... 아빤 그러지 않았어요.
내 말 믿어줘야되요. 그래야해요. 현태씨.
오회장 : 수아야!
수아 : 아빠! 이젠 이 사람도 알아야 한다구요!
현태 : 뭣들하는거야. 내 눈으로 본걸 안 믿고 당신들 말을 믿으라구?
수아 : 그래요. 당신 아버지 죽어가는 걸 외면하신거 맞아요. 아빤 그것 땜에 한 평생을 아파하며 사셨어요.
가슴속으로 피흘리고 고통을 한 평생 안고 사신 거라구요, 알아요?
현태 : 용서할 수 없어. 땅속에 묻힌 내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난 용서 못해요. 용서 못한다구, 알아?
수아 : 그럼..당신은 뭐죠? 당신이 한 일은 뭐예요? 당신역시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고 그 사람의 어머니의 목숨마저 잃게 했어요.
목숨을 잃은 건 비단 그 한 분만은 아니죠. 별장지기, 차유란씨.....그리구 무덤속에서 다시 살아나오긴 했지만
이정현씨도 당신으로 인해 제 목숨을 강물에 버렸던 사람이예요. 아닌가요?
현태 : .... (중원을 보면)
중원 : .... (천천히 단상에서 내려오기 시작하고)
현태 : .... (그를 노려보는데)
중원 : (다가오다 서) 우리 잊읍시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희생됐어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희생은..그걸루 충분해요.
당신 아버지의 목숨에 대한 빚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니.... 가슴 아프겠지만 이제....잊읍시다.
현태 : 미친놈!
중원 : 나역시!..내어머니를 잃은 사람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를...하지만 난, 아니, 그래서 난, 당신 이해해요.
누구보다 더 깊이!
현태 : .....(괴롭고)
수아 : 현태씨!
오회장 : 이보게.... 미안하네. 정말 내 이렇게 사죄하겠네. 그러니 우리..... 지난날 보단... 앞일을 얘기하세.
현태 : 뭐요? 앞날?
오회장 : 이회사....앞으론 이 회사의 반이 자네 몫이 될걸세. 그리구
현태 : 그런가? 고작 그걸 바라구 내가 여기까지 온줄알아? 고작 그걸 바라구? (확뒤집힌다.)
오회장 : 이렇게! 그래서가 아닐세. 그래서가
현태 : 아니면! 아니면?
오회장 : 그래, 아니면 원하는 걸 말해보게. 그게 뭐든 자네가 원하는 걸.
현태 : 내가.... 내가 원하는 거? 흐흐...
일그러지고 비틀린 웃음 웃는 현태, 그 웃음 광기처럼 이어지다가 현태 한순간 테이블위에 있던 칼을 집어든다.
흠칫하는 오회장, 중원.
순간 수아의 목을 낚아채는 현태.
수아 : 아악!
소라, 오회장 : ....
현태 : 그래 내가 원하는 거? .....그건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거지.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
중원 : (나서며) 이봐! 이봐요! ... 제발....
수아 : 현태씨! ...!
현태 : 조용히해! 다가오지마. 다가오면 이 여잔 죽는다.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는 현태.
그새 그를 에워싼 춘복, 동욱, 타오렌.
수아목에 바짝 칼을 들이댄 채 뒷걸음질치는 현태.
한순간 중원 그를 향해 확 다가서는데
흠칫 피하는 현태, 테이블을 안고 쓰러지는 중원.
현태 : 정말 누구죽는 꼴 보구싶어? 그래?
중원 : (얼른 일어나며) 그래 당신 말대루 할께. 제발 치워. 칼만은 제발 치우라구.
현태 : 비키라니까 전부!
주위사람들 물러서면
현태 얼른 수아 잡아채 밖으로 튀고
S#86. 연회장 복도
수아를 잡고 뛰쳐나오는 현태.
와르르 뒤쫓아나오는 일행들
현태, 엘리베이터 쪽으로 움직이려는데,
그때 엘리베이터 문열리며 나오는 조계장과 김수사관.
흠칫 놀래서는 현태.
나오다 발견하고 서는 조계장, 김수사관.
현태, 얼른 다시 뒬로 돌아 움직이는데
조계장 : (얼른 총뽑는 조계장, 김수사관) 서! 신현태 거기서! 안서면 쏜다.
현태 : (천천히 돌아보면)
조계장 : (품안에서 영장 꺼내 보이며) 신현태 당신을 살인 및 방화 용의자로 체포한다.
현태 : .....
김수사관 : 정택수가 다 불었어요. 알아요?
현태 : (보가다 웃기 시작) 허허.... 허허허.... 그래? 순순히 응해줄까? 응? 하아..... 당신들이 응해 주는 건 어때?
난 지금 이 여자하고 할 얘기가 있거든.
조계장 : 신현태씨!
중원 : (뛰어와 나서며) 이봐요, 나하고 (하는데)
현태 : (수아 목 조이며) 비키라니까!
전부들 다시 물러나고
현태 : 전부 여기서 잠시 기다리는게 좋을 걸. 비켜! 비키라구!
모두 주춤하는 사이 수아를 안은채 복도 끝으로 가는 현태. 옥상으로 오르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뒤쫓는 사람들.
중원, 문을 열려는데 열리지 않는다.
중원 : 이봐! 문 열어! 문열라구!
S#87. 연회장 옥상
수아를 끌고 오는 현태. 한쪽 구석에 그녀를 던지듯 밀쳐 놓는다.
수아 : (목 움켜쥐며) 컥컥...
현태 : (씩씩대고)
수아 : 현태씨! .... 제발 지금이라도 제발....
현태 : 조용히 해!
수아 : 이런다구 뭐가 달라지죠? 이런다구 뭐가요.
현태 : 당신 말대로 지난 4년 나한테는 악몽이었어. 당신 아버지만 죽으면 내 평생이 보장되는데.... 하루에도 수 십 번,
아니 수 백 번도 더 죽이고 싶었어. 그런데 끝내 못했어. 웬줄 알아? 그때마다 그때마다 당신의 얼굴이 떠올라서야
수아 : !!
현태 : 나한테 SR은 이미 물건너갔어. 아니, 내 인생은 이미 다 부숴졌지. 알고 싶은 건 하나야. 알고 싶은 건....
수아 : ....?
현태 : 말해봐, 당신.... 날 사랑하긴 했던거야?
수아 : .... 현태씨!!
현태 : 말해... 말해줘....
수아 : ... 현태씨!
현태 : 누구를 사랑할 수도 없었어. 누구에게 사랑 받아본 기억도 없어. 그래 그렇게 살았어. 그런데 왜 하필 당신....
그렇게도 죽이고 싶었던 원수의 자식이 하필 내 가슴을 헤치고 들어와서.... 온통 내 가슴을 흔들어 봤어.
수아 : (눈물로)... 현태씨...
현태 : 말해줘... 어땠어?... 나... 나 사랑했던거야?... 그래?...
수아 : 네... 그래요... 그랬어요.
현태 : 그랬...어?...
그때 쿵쾅거리는 발자국 소리.
돌아보면 달려오는 중원들과 수사관들.
현태, 얼른 목을 다시 틀어쥐는데.
다가오는 일행들.
중원 : 신현태!
현태 : 그래 좋아. 저 놈앞에서 다시 말해봐. 날 사랑한다구. 이 신현태를 사랑한다구.
수아 : .... 난 .....
중원 : 그녀를 놔줘, 신현태!
현태 : (중원을 노려본다)
중원 : 부탁이다. 제발 그녀를 놔줘. 네 스스로 한때 사랑하는 맘이 있었다면.. 그녀를 놔줘. 부탁이다.
현태 : 네 놈 때문에 모든 게 틀어졌어. 바로 너 때문에!!
중원 : 네가 원한다면 어디든 떠날 수 있게 도와줄게.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해. 그럴 수 있어, 신현태!
현태 : 다시 시작해? 뭘 바라고? 뭘 위해서?
중원 : 그게 뭐든 다시 시작해야해! 나는 더한 역경 속에서도 살아나왔다.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왔어! 그러니
현태 : 그래, 넌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와야 할 이유가 있었지. 다시 살아야 할 이유가.
중원 : 너도 마찬가지야. 누구든 목숨이 살아 있는 한은 마찬가지야.
현태 : (눈 붉어지며) 그래.... 살아있는 한은 그렇지... 살아있는 한은.
순간, 아악!! 비명을 지르며 수아를 밀쳐내버리고 난간위로 올라가는 현태.
조계장 : (뛰어오며) 신현태!!
현태 : 가까이 오지마!!
수아 : 현태씨!!
중원 : (가슴이 아파서) 신현태 누구보다도 네 마음 내가 알아. 벼랑끝에 선 심정 내가 알아 .... 내려와, 내가 도와줄께!
현태 : (슬픈 미소로) 나도 행복할 수 있었어 .... (마음의 소리) 아버지 .... 나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었어요. 나도 행복할 수 .....
순간 휙-- 뛰어내리려는 현태.
순간 와락 달려드는 중원과 조계장, 김수사관.
달려와 아래를 보면, 이내 허공에서 낙하하고 있는 현태.
아악! 비명을 지르는 수아, 그녀를 감싸안는 중원.
아직 한참 낙하하고 있는 현태.
낭패해 눈을 질끈 감는 김수사관.
털썩 주저앉는 조계장.
질려서 떨고 있는 수아.
그녀를 더욱 감싸안는 중원의 눈에도 눈물이 흐르고.
그 얼굴에서 서서히 F. O
(F. I 되면)
S#88. 한강 변
정현이 노숙자 생활을 했던 바로 그 강변이다
저 멀리 “푸르른 날(서정주시/송창식노래)” 을 노래부르는 노숙자 두 명
강가에 서있는 정현
그의 뒤에 동욱과 춘복, 타오렌 지켜보고 있다
정현, 천천히 강가에 앉아, 그 강물에 손을 담그고 ...
정현 : 당신 덕분에 ... 제 이름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살아생전 만나시지 못했던 가족, 반드시 제가 찾아서 돌보겠습니다
손을 담근 채, 슬픈 미소로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정현의 모습에서
S#89. 기사식당
카운터에 계산하고 있는 안교도관 계산마치고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는데
손님들 나가면서 들어오는 정현과 타오렌
놀라운 듯 눈껌벅이며 보는 안교도관.
안교도관 : 이정현이? 강물에 떨어져 죽었다던 ....?
정현 : (미안한 미소로 보다가 정중하게 인사) ... 죄송했습니다, 저 때문에 ....
안교도관 : (덥석 정현의 손을 잡으며 눈물가득) 이렇게 살아있었다니... 살아있었더니 ...
정현 :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S#90. 별장뜰 (석양)
멀리보이는 바다에서 PAN되면
별장뜰, 오회장과 수아, 정현 파라솔 아래 앉아있다.
오회장 : 내 지은 죄가 ...참 크구나.
수아 : ....
오회장 :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죄악은 남으로부터 용서받을 수는 있지만.... 정작 자신의 가슴속에선 사라지지 않는다.
난...한순간의 욕심 땜에 죽어가는 목숨을 외면했어. 더많이 얻기 위해서, 더높이 오르기 위해서 힘겹게 살아온 삶이었어.
그게 내 스스로 삶을 욕되게 하는 것인지 모르고... 왜 그렇게 내가 가진 건 늘 모자라고 작고 어둡기만 해 보였는지....
수아 : ...아빠....
오회장 : 그 많은 날들을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다시는....단 하루라도 욕된 삶을 살지 않을텐데...얘야....
수아 : 네 아빠!
오회장 : 사랑이란건... 소유가 아니라 상실이며 단념이야. 자기의 모든 걸 남에게 주어버렸을 때 사랑은 더욱 풍부해진다는 걸..
난 너무 늦게 알았다. 그리고 이보게.
정현 : 네, 회장님.
오회장 : 어느 누구에게도 과거가 현재를 가두는 감옥이어선 안되네. 그 용서야말로 자네 마음속 감옥의 열쇠를 쥐어주게 될걸세.
정현 : ... 회장님....
오회장 : 난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사랑은 때론 우리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구
고뇌와 인내에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를 보기 위해서 있는 거야. 너희들은 그걸 세상에 보여줬다.
수아 : (천천히 정현을 본다)
정현 : (마주 본 그 시건 멀리 던지면)
그 시선 따르듯 별장에서 PAN되면 멀리보이는 바다.
S#91. 강 혹은 바다
멀리 흰 포말 머리 날리며 달려오는 파도.
그 반짝이는 물결따라 PAN되면
멀리서 걸어오는 정현, 수아.
정현 : (마음의 소리) 어머니 ... 저 보이세요? 어머니가 지어주신 이름 ... 이정현 ... 이제야 찾았어요.
어머니가 그토록 이뻐하신 수아 ... 저 다시 찾았어요. 보이세요, 어머니? ... 이제 편하게, 마음 편하게 쉬세요... 어머니 ...
수아 : (반지 케이스를 열어 보이면서) 어머니가 주고 가신 반지야. 오빠 나오면 오빠랑 나랑 하나씩 나눠끼라구
정현 : (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 수아에게 끼워주는) ...
수아 : (역시 꺼내서 중원의 손에 끼워 주는) ....
정현 : (보는) ...
수아 : 이제 우리.... 다시 헤어지는 일 없는 거지?
정현 : .....
말없이 수아 바라보다 그 볼을 쓸어보는 정현.
마주보는 수아.
서서히 다가오는 두 사람의 입술.
다시 서로 볼을 부비다 포옹하는 두사람의 모습에서
F.O 되면
서서히 떠오른 자막
“세상의 모든 어버이들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앞에 이 드라마를 바칩니다.”
(명조체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