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우즈벡에서 오셨습니다.
어릴적 이유도 모르고 떠난 연해주로 아들가족과 함께
오늘 아침에
한쪽 눈은 감기고 한쪽 눈으로 며느리
묵다바르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셨습니다.
09년 마지막 저녁
묵다바르가 끓여준 떡국 저승밥 챙겨 드시고
마음만 두고 가셨습니다.
아침 일찍 마을분들이 모여 염을 하고 할머니를 모셨습니다.
옆 집 리나 아주머니와 루바 아주머니께서 묵다바르와 함께 할머니를 곱게 씻기우고 손톤 발톱 깎아 고운 종이에 싸고, 두 손과 발을 모으고 편히 눕혀드렸습니다.
니키타 아저씨는 할머니를 모실 관을 짜고 계십니다. 이 관이 다 짜여지면 할머니 입관식이 있습니다.
슬픈고 힘든 일 함께 나누고 위로하는 마을분들이 고맙고 고마을 뿐입니다.
아들과 함께 할 집...
완성이 되어 함께 마지막 생을 즐겁게 살아야 하는데
마음만 가득 남겨두고 가셨습니다.
시어머니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마음을 나눈 묵다바르는 눈에서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혈압약과 심장약을 먹으면서까지 시어머니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할머니를 모신 방에 마을분들과 모여 저승길 외롭지 않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영하 40도 추위는 오늘 로지나 마을을 더 춥게 만듭니다.
10분이면 걸어가 공사 중인 집을 볼 수 있는데
할머니는 한 시간을 걸어 그 곳에 도착합니다.
공사를 하는 아들 예브게니를 바라보며 말없는 미소만 지으시던 할머니
당신과 함께 할 집에 몸도 들여보지 못하고
이 추운겨울
조용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할머니
다음 생애에는 함께 살 수 있는 곳에 태어나세요.
첫댓글 고난의 역사와 풍파를 고스란히 격으신 분이군요. 내세 내내 항상 행복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해외동포 혼은 초청장과 비자가 없어도 고국에서 고국 방문을 허락 하실까요?
체류기간은 ? 만약 해외동포 혼이 불법 체류하면 고국의 어디에서 강제 추방을 집행하는지요?
이순생 할머님 이 추운날에 초행 고국 방문하시다가 불쾌한일 당하기보다는 순야센에서 ...?!
이순생 할머님이 가신곳에서는 집이 마련되여 있기를 바라고,
자식들의 집들도 하루속히 완공되도록 봐주시기를 할머님께 부탁...!
고국의 지원 약속 사라질줄 알았으면 5가구 함께 시작하기 보다는, 이순생 할머님 집이라도 먼저 수리해 드렸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모금 되는데로 노인 가족부터 시공을 우선해 드려야...?! 시공 초기에 참여했던 저의 마음도 참으로...
할머님의 아들과 손자와 유라 함께 보일러 수리를 하던일이 어제 같은데...
이순생 할머니께서 짓던 조용한 미소가 떠오르는군요. 그 미소 속에는, 최은영 선생님께서 표현했듯이, '밝고 강인한 고려인'이 따뜻하게 내재되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고려인의 격'이 여러모로 부럽기도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연해주 오신지 2년을 고생만 하시다 마지막 자리 못잡고 떠나셨네요. 2년전 연해주 도착 하시던 날 알렉 큰 아들집에서 온 가족이 모여 아침밥을 드시며 가족이 다 모였다고 기뻐하시던 모습이 엊그제 같습니다. 빠블로브까에서 집안이 함께 틀을 잡을 집과 땅을 보시고 어렵지만 그곳에 처음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타민족 마을에 자리잡는것이 쉽지 않음을 느끼고 다시 고향마을로 이주하기를 원하셨고, 아들 에브게이니도 고향마을에서 소를 키우고 농사지으며 살아가기를 원하여 고향마을에 다시 보금자리를 만드는 중 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족이 다 모인곳에서 가실 수 있으셨음을 다행
이라 생각해 봅니다.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새해들어 처음 들어와 슬픈 소식을 먼저 접하네요. 작년 8월 문 앞에 앉아 선한 웃음으로 해바라기 하시던 모습 생각납니다. 할머니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순생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남은 분들은 더욱 힘내시길 기원합니다.
작년 다큐멘터리3일에서 이곳 마을을 접하고, 바로 까페를 검색해 본 다음 몇달간을 계속 들어와 보고 소식 접하면서 마음속으로만 응원을 해왔던 사람입니다...제 기억이 맞다면 이순생 할머니가 바로 그 프로그램 마지막 헤어지는 순간에 눈물만 연신 흘리시던 분이시지요?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정말 많이 아픕니다.. 늙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한민족의 이별이 하루빨리 끝나야만 합니다... 통일도 다른 이유 때문에 해야 하는게 아닙니다... 형제가족 못 보시고 고향 땅 못 밟아 보시고 눈감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때문이라도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가슴 한켠에 이런 아쉬움과 한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나마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2007년에 MBC '고향'이란 고려인 다큐를 봤고, 2009년에 KBS '다큐3일' 방송을 봤습니다. 2007년에는 우즈벡에서 연해주로 처음 이주하는 이순생할머니에 관한 내용인데, 처음엔 연해주로 꿈과 희망을 안은 부푼 마음에 기차를 타서 도착했더니 가장 중요한 거주할 집이 완공도 안된 상태였더군요. 그렇게 MBC 다큐가 끝나고 걱정이 됐는데 2년 후에 방송한 KBS 다큐3일에서 마침 이순생할머니 가족들을 비춰주더군요. 세상에....... 2년이 지나도 그 집이 아직도 수리가 안됐더군요!!! 그리고 2년 전 우즈벡에서 연해주로 출발할 때의 가족들 모습과 2년 후 연해주에서의 가족들 모습은 완전히 변해있었습니다.
연로하시긴 하셨지만 이순생할머니는 살이 엄청 빠지고 주름지고 힘도 다 빠진 모습에 매일 누워 있는 상태였고, 다른 가족들도 정말 엄청 고생한 모습이 선하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우즈벡에서 연해주로 이주한 계기는 고려인을 후원하는 단체가 과거 강제이주 당한 분들의 원래 거주지였던 연해주로의 복귀와 고려인마을의 형성을 위해 이주시키기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거주할 장소부터 구비해 놔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2년이 지나도 집이 완공되지도 않고, 이런 것들로 인해 단체의 후원을 받고 우즈벡에서 연해주로 꿈을 안고 이주한 가족들의 행복지수는 제가 볼 땐 더 낮아진 것 같습니다.
삶의 질이 더 떨어진 거 같았어요. 차라리 우즈벡에 두고 온 가족들과 다 같이 우즈벡에서 계속 살았다면 어쩌면 이순생할머니도 어린 손자들과 즐겁게 몇년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기사를 보게 돼서 글을 남기는데 이순생할머니가 돌아가신 소식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그리고 다른 가족들도 안타깝고요. 후원을 하더라도 자잘한 다른 것도 좋지만 가장 기본적인 집부터 마련해 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2014년인 지금은 나머지 가족들이 어떻게 지내는진 모르겠지만 정말 궁금하네요. 가난은 둘째 치더라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