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요한 6,51)
하느님의 신비한 도성
최후의 만찬
가경자 아그레다의 마리아
우리들이 현재 집에서 사용하는 테이블보다 조금 낮은 테이블 주변에 앉아 몸을 뒤로 젖히고 식사하는 것이 유다인의 습관이었습니다. 주님은 사도들의 발을 씻긴 후 현재의 식탁 같은 높은 테이블을 가져오도록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으로 주님은 과거의 형식적인 율법에 종지부를 찍고 은총의 율법인 새로운 만찬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 테이블 즉 가톨릭교회의 제단에서 거룩한 성사가 행해지는 것을 주님은 희망하셨던 것입니다. 이 테이블은 매우 고가의 천으로 덮여지고 그 위에는 접시와 큰 술잔 같은 컵을 놓으셨습니다. 그 집 주인은 에메랄드 같은 보석으로 만든 접시와 술잔을 제공한 것입니다. 모두가 착석하고 나자 주님은 누룩 없는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오게 했습니다.
주님은 진심으로 사랑의 말씀을 사도들에게 했습니다. 말씀은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 도달하고 마음을 불태웠습니다. 자신의 신성(神性)과 인성(人性), 구원, 그리고 지금 세우고자 하는 신비의 서약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면 아드님을 사랑하는 아버지로부터 사랑받는다는 것, 새로운 율법과 새로운 교회의 건설을 위해 사도들을 선택한 것, 성모님의 숭고함과 특권에 대해서 사도들의 이해를 새롭게 바꾸셨습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는 접시 위의 빵을 양손으로 들어 올려 영원하신 아버지에게 마음속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지금 내가 말하는 그리고 앞으로 교회에서 반복될 말씀에 의해 내가 실제로 이 빵 속에 진실로 존재하는 것, 내가 이 약속을 지키는 것을 도와주시고 허락해주십시오.” 이 기도를 하면서 눈이 하늘을 향하고 있는 장엄한 모습은 사도들, 천사들과 성모님에게 새로운 깊은 경외의 생각을 일으켰습니다.
주님은 성변화(聖變化)의 말씀을 선언하고 실질적인 빵을 당신의 진짜 몸으로 바꾸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포도주에 대해서 성변화(聖變化)를 선언하고 당신의 진짜 피로 바꾸셨습니다. 그리고 영원하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야말로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기쁘다. 세상의 끝에 이를 때까지 나의 기쁨이 되리라. 내 아들은 인류의 나그네 생활 중에 항상 함께 있으리라.” 이 같은 말씀이 성령에 의해 선언되었습니다. 말씀의 위격(말씀이 사람이 되신) 가운데 그리스도의 지극하신 인성(人性)은 자신의 몸과 피의 성사 안으로 들어가는 신성(神性)에 아주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았습니다.
성모님은 한 걸음 물러나서 거룩하신 성사 안의 아드님께 경배 드렸습니다. 성모님의 수호천사들과 하늘의 대천사들과 함께 에녹과 엘리아의 영혼도 구약의 왕들과 예언자들을 대표하여 성사 안의 주님 앞에 엎드렸습니다. 배신자를 제외한 사도들과 제자들 모두는 이 성사를 믿고 각자의 겸손과 위엄을 담아 경배 드렸습니다.
최고의 사제인 주님은 성변화(聖變化)되신 몸과 피를 양손으로 높이 드셨습니다. 이때 성모님과 요한, 에녹과 엘리아는 특별한 깨달음을 하느님께 받았습니다. 어떻게 몸이 빵 안에, 피가 포도주 안에 존재하는가, 몸과 피가 영혼과 묶여있다는 이유로 살아있는 진짜 아드님이 현존하는 것, 아드님의 페르소나(위격 삼위일체)와 아버지와 성령의 페르소나(위격 삼위일체)와 어떻게 결합해 있는가. 거룩한 삼위일체의 일치의 이유로 성체는 주님의 인성(人性)과 함께 거룩한 삼위일체인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주님이 하신 것을 사제 한 사람 한 사람이 재현하는 것과 천지가 무너져도 이 성사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 것도 성모님을 비롯해 4인이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의 깨달음은 더욱 심오했습니다. 이 성사에 의해 빵과 포도주의 모양은 변하지 않고 예수님의 몸과 피도 원래대로 있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아드님의 성사는 계속됩니다. 아드님은 성체를 자르고 한 개를 드셨습니다. 자신을 인간으로서 인정하고 성체와 성혈을 경건하게 모시는 모습은 우리들에게 성체배령의 방법을 가르쳐 주신 것뿐만 아니라 인간이 성체를 가볍게 취급하는 것을 슬퍼하신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주님의 성체배령에 의해 타볼산에서의 변모 때처럼 주님의 몸은 짧게 빛났습니다. 성모님에게는 잘 보였고 다른 세 사람에게는 조금 보였습니다.
주님은 성체와 성혈을 배령하고 영원하신 아버지를 찬양하고 인간 구원을 위한 희생으로서 성사 안에 들어있는 자신을 바쳤습니다. 남은 빵을 성 가브리엘 대천사에게 건네고 성모님이 계신 곳으로 가져가게 했습니다. 대천사에게 많은 천사가 수행했습니다. 성모님은 눈물을 흘리고 성체를 겸손하게 배령했습니다. 그 후 주님은 빵을 사도들에게 건네고 쪼개어 나누어주도록 명령했습니다. 사도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성체를 배령했습니다.
사도들은 사제의 권한을 받고 거룩한 교회의 창립자가 되고 다른 누구보다도 우선권을 받았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의해 베드로는 성체를 에녹과 엘리야에게 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크게 기뻐하고 장래에 천국에 들어가 주님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것을 세상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것을 다시 한 번 결심했습니다. 진심으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 뒤 천사들에 의해 두 사람의 주거지인 고성소에 돌아갔습니다. 이 기적에 의해 주님은 옛날부터의 자연법과 성문법을 잉태, 세상의 구원과 사람들과의 부활 안에 포함시키는 것을 나타내셨습니다. 이 모든 비밀들은 지극히 거룩하신 성찬 안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모후의 말씀
아아, 나의 딸이여, 가톨릭 신자들이 돌같이 굳어진 마음을 열고 성체배령의 진짜 의미를 알도록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성체 안에 힘과 건강이 있습니다. 악마에게 유혹 받고, 박해 받아도 문제없습니다. 성체를 빈번하게 배령하는 것에 의해 신자는 악마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루치펠과 그의 부하 악마들이 성체에 가까이 할 때 지옥의 고문보다 더 무서워합니다.
교회 안에 들어가 성체가 안치되어있는 곳에 있으면 잔혹한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만 사람들을 죄로 유혹하고 멸망에 인도하고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성체가 거동할 때 악마들은 무서운 나머지 도망칩니다. 성체를 경건하게 배령하는 신자들도 악마는 싫어합니다. 그리고 악마들은 신자에게 성체의 고마움을 잊어버리게 하여 무관심하게 만들고 세상의 일에 신경을 쓰도록 끊임없이 부추깁니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해서 성체배령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거룩한 교회를 위해서 당신이 싸워야만 하는 것은 주님의 뜻이고 나의 의지입니다.
죄를 범하는 가톨릭 신자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경건하게 성체를 배령하는 것 다음으로 나에게 중재를 원하는 것이 매우 큰일인 것임을 명심하십시오. 또 성체에 대해서 실례의 태도를 취하는 사제들은 그것을 흉내 내는 신자들보다도 더욱 비난 받아야 합니다.
신심 깊이 성체를 배령하는 사람들은 주님의 몸과 피를 모시지 않고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보다도 더욱 큰 영광을 받습니다.
나는 단 한번이라도 성체를 모실 가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원죄의 더러움 없이 세라핌 이상의 애덕을 쌓아 모든 덕행에 있어서 모든 성인 이상의 영웅적 공덕을 행하고 나의 모든 행위의 의도는 지극히 높으며 나의 습성도, 은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한 아드님을 본받아 은총의 공덕을 받지 않은 때가 한시도 없었습니다만 이것들 전부를 뛰어넘는 것은 ‘성체배령’ 뿐입니다.
성체를 배령하는 당신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흠숭하고 찬미하고 언제나 주님을 모실 준비와 몇 번이라도 순교할 각오를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