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해외 선교는 1980년대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선교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적 성장세가 둔화되고 다양한 내부적, 외부적 도전에 직면하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1. 한국 해외 선교의 현황 (2024년 기준)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최신 통계(2024년 말 기준)에 따르면, 한국 교단의 해외 선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 선교사 수:
2024년 기준 한국 국적 선교사는 총 21,621명이 171개국에 파송되어 활동 중입니다 (이중 소속 중복 포함 시 23,199명). 이는 2019년 정점을 찍었던 시점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이며, 선교사 수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 고령화:
장기 선교사의 연령 분포를 보면 **50대 이상이 약 69.25%**를 차지하며, **60대 이상 선교사도 29.42%**에 이릅니다. 반면, 30세 이하의 젊은 선교사 수는 6.51%에 불과하여 선교사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신규 파송 선교사의 비율은 최근 몇 년간 약 3%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주요 사역 지역:
아시아 권역에 가장 많은 선교사가 파송되어 있으며, 특히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높습니다. 젊은 선교사들은 태국, 일본, 필리핀, 캄보디아 등으로의 파송이 비교적 많습니다.
* 사역 유형:
해외 교회 개척, 제자 훈련, 교육 선교, 지도자 양육, 현지 지역 교회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국내 단체 중심:
한국의 해외 선교 단체 중 90.8%가 국내 단체이며, 선교사의 89.0%가 국내 단체 소속으로 나타나 여전히 국내 교단 및 단체 중심의 선교 활동이 주를 이룹니다.
2. 주요 교단 해외 선교부/해외 선교회 상황
한국의 주요 개신교 교단들은 각각 독립적인 해외 선교부를 운영하며, 자체적인 선교 전략과 파송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세계선교회 (GMS):
한국 장로교의 대표적인 교단 선교회로 오랜 역사와 방대한 선교 네트웍을 자랑합니다. 선교사 교육 및 훈련, 멤버케어 시스템 등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으며 최근 선교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함께 선교사들의 재교육 및 은퇴 후 사역 전환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세계선교부 (KPM):
한국 장로교의 교단 선교부로, 오랜 역사와 방대한 선교 네트워크를 자랑합니다. 최근 선교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함께 선교사들의 재교육 및 은퇴 후 사역 전환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감리교단의 해외 선교를 총괄하며, 선교사 파송 및 관리, 현지 교회와의 협력 등을 진행합니다.
* 기독교한국침례회 해외선교회 (FMB):
비교적 선교사의 비율이 높은 교단 중 하나로, 2030 비전 등을 통해 새로운 선교 전략과 재정 동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기타 주요 교단: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해외선교위원회,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세계선교회(KPM) 등 각 교단마다 활발하게 해외 선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교단 선교회의 주요 활동:
* 선교사 모집 및 훈련:
선교적 소명을 가진 지원자들을 선발하여 신학 교육, 언어 훈련, 문화 적응 교육 등 다양한 훈련 과정을 제공합니다.
* 선교사 파송 및 관리:
선교지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현지에서의 사역 지원, 행정 관리, 재정 지원 등을 담당합니다.
* 현지 교회 협력 및 개발:
선교지 현지 교회와의 동역을 통해 자립적인 교회 성장을 돕고, 교육, 의료, 사회 복지 등 다양한 개발 사역을 지원합니다.
* 선교 정책 수립: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선교 환경에 맞춰 새로운 선교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합니다.
* 멤버케어:
선교사들의 영적, 육체적 건강과 안녕을 위해 심리 상담, 건강 관리, 선교사 자녀(MK) 교육 지원 등을 제공합니다.
3. 한국 교단 선교의 당면 과제 및 변화 추세
한국 교단 해외 선교는 현재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 선교사 수 감소 및 고령화 심화:
젊은 세대의 선교 헌신이 줄어들고, 기존 선교사들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전체 선교사 수가 감소하고 고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선교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재정적 어려움: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성장 둔화와 맞물려 선교 재정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선교사들은 충분한 후원 없이 사역을 감당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 선교지 상황 변화와 선교 전략 수정 요구:
* 반기독교적 정서 및 규제 강화:
특히 이슬람권 및 공산권 국가에서 기독교 선교에 대한 규제와 감시가 강화되고, 반기독교적 정서가 확산되면서 선교 활동에 큰 제약이 따르고 있습니다.
* 현지 교회 자립 및 리더십 이양:
현지 교회가 성장하면서 한국 선교사의 역할이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교회와의 동등한 동역 관계 구축, 리더십 이양, 그리고 현지인 선교사 양성 및 파송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팬데믹으로 인해 선교사들의 이동 제한, 대면 사역의 어려움, 재정 악화 등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비대면 선교, 온라인 선교, 디지털 선교 등 새로운 방식의 선교 모델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 선교 윤리 및 질적 성장 요구:
과거 양적 성장에만 치중했던 선교 방식에 대한 반성과 함께, 현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 상호 협력, 성과주의 지양, 선교사 개인의 윤리성 강화 등 질적인 성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전문인 선교 및 창의적 접근:
전통적인 방식의 선교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의사, 교사, IT 전문가 등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현지 사회에 기여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전문인 선교(Tentmaker mission)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 내지 선교(이주민 선교)의 부상:
국내로 유입되는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내지 선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은퇴 선교사들이 국내 이주민 사역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4. 미래를 위한 노력
이러한 도전들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교단의 해외 선교부와 선교회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선교 전략의 재정비:
미전도 종족 복음화, 선교지 맞춤형 전략, 지속 가능한 개발 연계 선교 등 보다 효과적이고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선교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 선교사 역량 강화 및 멤버케어:
선교사들의 영적, 지적, 정서적 건강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심리 상담, 휴식 지원, 자녀 교육 지원 등 멤버케어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현지 교회와의 동역 강화:
"선교사 중심"에서 "현지 교회 중심"으로의 전환을 통해 현지 교회의 자립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하여 선교의 주체가 되도록 돕고 있습니다.
* 초교파적 연합과 협력:
각 교단 선교부 및 초교파 선교 단체 간의 연합과 협력을 통해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 기도와 후원의 지속:
한국 교회 성도들의 꾸준한 기도와 재정적 후원이 선교 사역의 중요한 동력임을 인식하고, 선교 동원 및 교육을 통해 성도들의 선교적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단의 해외 선교는 양적 성장 시대의 뒤안길에서 질적 성숙과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국제 정세의 변화와 교회의 내부적 상황을 고려하여 지혜롭고 전략적인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