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속에서 언제 넣어두었을지 모르는, 그래서 더욱 무심해 보이는 꽃잎은 종종 희미한 기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백은하 작가가 책 속에서 꺼낸 꽃잎은 조금 특별합니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꽃잎이니까요. 꽃잎으로 이야기를 쓰는 작가 백은하와 함께했던 아르떼랩은 참가자들이 만들어 낸 ‘감동’과 ‘따뜻함’으로 채워진 시간이었습니다.
6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후, 설렘과 기대감을 안은 참가자들이 하나둘 강의실로 들어섰습니다. 스태프들은 테이블 위에 수업 내용이 적힌 종이 그리고 수줍은 꽃잎 하나씩을 놓아두었습니다. 휴일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아르떼랩에 참석한 이들을 위해 준비한 수줍은 환영인사였지요.
수업 시작 전, 백은하 작가의 간단한 인사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어떻게 꽃잎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 설명을 들었습니다. 작가의 따뜻한 미소가 어색했던 공기를 따뜻하게 하면서 참가자들의 마음을 녹였는지 표정도 한결 부드러워지고 있었습니다.
백은하 작가는 참가자들을 위해 다양한 꽃잎들을 접시에 담아 나눠주었습니다. 어느 집 담장 너머에 흐드러지게 핀 꽃일 수도 있고, 선물로 받은 꽃다발 속 꽃일 수도 있는, 저마다 사연 있는(!) 꽃잎들을 보며 참가자들은 어떤 이야기를 써 나갈지 고민했습니다. 긴 종이를 개성대로 접고 잘라 각자 생각한 이야기에 맞춰 꽃잎을 붙이고 연필로 그림을 그리며 종이 위에 이야기를 불어넣었습니다.
3시간이 너무 길지 않을까 싶어 음료도 준비하고 몇 번이고 휴식을 권했지만, 책상 위에 음료는 줄어들지 않고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는 모습에 백은하 작가는 ‘감동’이라고 했지요.
하나둘 이야기가 완성되고 수줍은 표정으로 자신의 작품을 작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참가자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도 서로의 작품을 보여주며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같은 꽃잎으로 누군가는 이불에 쌓인 아기를 만들고 누군가는 토끼를 만들어냈으니 얼마나 신기할까요?
이날 아르떼랩에 참석한 분들은 숨은 ‘예술가’였습니다. 백은하 작가가 꽃잎으로 참가자들의 마음을 살짝 건드린 것뿐인데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이 탄생했습니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소개되는 작품마다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주었지요.
우리는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전화로 문자로, SNS로 이야기를 전하지만 우리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늘 마음 한편에 남겨둡니다. 이날 참가자들이 그려낸 이야기는 꽃잎과 선이 만나 우연히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진짜’ 하고 싶었던 가슴 속 깊이 담아두었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던 참가자들의 표정에서 뿌듯함, 만족감과 함께 편안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상 속에 불쑥 찾아든 ‘예술’은 어쩌면 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요?
전부 다 보여드릴 수 없지만 이날 참가한 평범한, 하지만 이제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작품을 사진으로 공유합니다.
글_ 박성희
사진_ 최민영
첫댓글 드림톡톡의 자연미술을 가져갔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