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백부장
제가 군대에서 사단상황실 연락장교를
하고 있는데 제가 소속된 우리 연대가 아닌
다른 연대의 전방철책을 통해서
북한군 군인 한 사람이
귀순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전방에서 전화가 왔고
그 전화를 제가 근무시간 이었으니까
제가 받았습니다.
급박한 귀순 사건이 발생하니까
여기 저기 연락해야 할 곳에 연락을 했고,
조치가 잘 이루어져서 귀순용사는
무사히 사단사령부로 호송이 되었습니다.
그 귀순용사는 나중에 알고 보니까
너무 배가 고파서 자기 보다 높은
계급에 있는 사람의 도시락을 훔쳐 먹었다가
혼이 날까봐 차라리 맞아 죽느니
남한으로 가자!
그래서 도망을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시끄러운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를 놓고
공과를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연대장이 상을 받아야 된다.
대북방송을 잘하고 남한이 살기 좋은 나라라고
홍보를 잘한 정훈장교가 받아야 된다.
그 지역을 지키던 대대장도, 중대장도,
소대장도, 귀순한 북한병사를 인도했던
남측 병사도 상을 받아야 된다.
상황조치를 잘한 연락장교도 받아야 한다....
그러던 중에 저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3년 복부하고 제대하는 사람이지만
귀순용사가 내려온 해당 연대의 연락장교는
장기복무를 할 사람이니까
저보고 상을 양보하고,
그 사람이 근무 섰고 그 사람이 대처를
잘 한 것으로 하자는 거예요..
장기 복무할 사람들이 중위에서 대위진급하고,
소령, 중령 진급할 때
표창장 받은 게 중요한 플러스 점수가 되니까
저보고 양보를 하라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 말도 맞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제대할 사람이고
동료는 장기 복무할 사람이니까
양보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할려고 했더니
또 한편 마음은 내가 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옳지 않은 일 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요?
만약 그날 그 동료장교가 근무를 섰다면
그 사람이 저보다 상황조치를 잘해서
더 신속하게 귀순이 이루어졌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근무는 제가 섰습니다.
결국 상부에서 심사를 하면서
당시 근무를 섰던 저에게
군단장 표창을 주기는 했지만
그런 일들을 겪어보면서
철 없던 나이에 세상을
배워간 적이 있습니다.
아하~ 사람들은 자기들의 이름이 나는 것,
상을 받는 것, 대우 받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구나!
어쩌면 이것도 자기사랑에서
출발하는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성경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가버나움에 살던 백부장은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 대부분이
대통령의 이름을 알 듯이
그 당시 그 동네에 살던 많은 사람들은
새로 부임한 백부장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을 듯합니다.
더군다나 그는 유대인이 아니면서도
유대인을 위하여 회당을 지을 정도로
원주민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달랐기에 당연히 그의 이름은
유명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누가는 누가복음 7장을 기록하면서
이 백부장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고의적이었는지 진짜 몰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가는 그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어떤 백부장’ 이라고만 합니다.
어쩌면 누가는 백부장의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그의 이름을 억지로 생략했을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놀라게 할 정도의 믿음이 있었지만
그는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큰 믿음의 사람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종들에게까지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보였지만,
그래서 그의 병듬을 함께 아파하며
그의 병을 고쳐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잘남이나 바른 행동들을 통해서
영광을 받고 싶지 않았을수도 있습니다.
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오면
사람들은 서로 말합니다.
내가 공을 세웠다고.
내가 열심히 뛰어 다녔다고,
내가, 내가, 내가....
문득 어떤 백부장의 이름이 궁금해집니다.
예수님을 놀라케한 사람입니다.
그의 겸손과 배려와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사랑!
그리고 그의 믿음이
예수님을 놀라케한 사람입니다.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해다고
칭찬하셨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런데 누가는 그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우리에게 전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라고...
금산교회 김화준목사 드림
카페 게시글
담임목사칼럼
[담임목사 칼럼] 어떤 백부장 (2024.01.18 목)
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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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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