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소매업계가 계속되는 경제 침체로 인해 고전하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의 메카로서의 홍콩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리치몬드에서 버버리 그룹, 초우타이푹 주얼리에 이르는 고급 소매업체들은 2014년 마지막 사분기의 홍콩 매출이 중국 본토 여행객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패션 뉴스 전문 웹사이트 Nofashion.cn의 설립자 탕샤오탕은 “일부 명품 브랜드는 홍콩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최소한 사업 확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품 쇼핑의 매력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었으나, 점점 그 폭이 줄어들고 있다. 한때 중국 본토 대비 홍콩의 명품 가격 할인율은 30~40%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재 할인율이 15%로 줄어든데다 중국에 자유무역지구가 늘어나고 있어 중국 여행객들이 그리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탕은 홍콩의 가격 이점이 사라질 경우 명품 브랜드들이 홍콩 사업을 축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중국의 반부패 정책과 성장률 둔화 역시 명품의 중국 본토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있으며, 홍콩 달러 강세와 새로운 관광지 개발 지연으로 인해 홍콩을 찾는 여행객 수는 감소했다. 또한 명품 매출은 줄었지만, 홍콩의 명품 쇼핑 지역 임대료는 급격하게 상승 중이다. 홍콩의 1월 소매 매출은 작년 1월에 비해 14.6% 줄어든 60억 달러였으며, 같은 기간 주얼리, 시계, 귀중품 매출은 21.4% 하락했다. 탕은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홍콩의 높은 임대료와 임금에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모든 명품 브랜드들이 어두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 진입한 명품 브랜드들은 사업이 순조로우며, 기존의 명품 브랜드들은 새로운 디자이너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 앤 영에서 중국 무역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밥 패트리지는 “2014년 4사분기에 관광 산업 부진이 일어나 홍콩의 소매 매출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일부 명품 브랜드 전문가들은 명품 브랜드의 메카로써의 홍콩에 대해 아직 낙관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태리의 명품 가죽의류 브랜드인 타르디니의 중국 법인장인 허빈은 “우리는 홍콩에서 새로운 매장 오픈 기회를 모색 중이다. 대부분의 아시아 소비자들은 면세 구역인 홍콩을 대표적인 쇼핑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DBS Vickers의 연구팀장 마비스 회이는 홍콩의 명품 브랜드의 미래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회이는 “홍콩의 임대료는 옛날부터 무척 높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주요 명품 그룹은 홍콩에 충분한 수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홍콩 매장의 매출 효율성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홍콩에 신규 매장을 신설하는 것을 (적어도 당분간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대규모 소매 체인을 원하는 일부 홍콩 브랜드들은 산하 매장 네트워크를 통합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회이는 다양한 명품 그룹들이 현재 중국에서의 사업 규모와 매장 수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을 세울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매장 오픈에 대해 고민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백화점 및 명품몰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이들은 매장 위치 선정에 매우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하지만 패트리지는 홍콩 사업 전략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었으며 이에 대해 “계속해서 홍콩인들과 홍콩을 방문한 여행객들에게 고급 브랜드의 고급 상품을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현재 홍콩이 일시적으로 후퇴하고 있으나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의 전통적인 집결지인 홍콩에서는 또한 현지 업체들이 해외의 명품 브랜드를 인수하여 이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들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노하우를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다. 허빈은 “홍콩의 업체들은 현금 부족을 결코 겪지 않는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기에는 좀 약하다. 리 앤 펑의 자회사인 트리니티는 여러 유럽 브랜드를 사들여 중국에서 여러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빠른 성공과 즉각적인 이익을 지나치게 갈망한 나머지 브랜드 문화 연구 및 신상품 개발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라파포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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