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만은 그럴 수 없습니다.

춘천행 열차를 타기 위해 용산역에 갔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대합실과 붙어있는 아이파크몰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에 땡볕에 길게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방향을 돌려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아이파크몰 4층에 있는 워터파크라는 어린이풀장을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인파가 대합실이 있는 3층 로비까지 늘어서 있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개장 시간이 한참 남아있는데 말입니다.    워터파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4층까지 올라가 보았습니다. ‘도심 속 오아시스’라고 써진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곳저곳에 야자수나무가 서 있고 풀장 안에는 수정수 같이 맑게 보이는 물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오아시스처럼 연출 된 눈속임이었습니다. 야자수나무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식이고, 수정같이 맑아 보이는 물은 파란색의 풀장 바닥을 비추고 있을 뿐입니다.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이것이 실제로 오아시스가 아니며 연출된 것인 줄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홍보용 사진을 보니 사람들은 진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모두가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밝게 웃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 사진을 보고 느낀 것은 가짜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사람들 또한 자신에게 기쁨이 되는 일이라면 가짜인 줄 알면서도 스스로 자신을 속이고 땡볕에도 줄을 선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가짜인 줄 알면서도 진짜처럼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것은 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해가 갑니다. 오아시스가 가짜면 어떻고 진짜면 어떻습니까? 물에서 나오면 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방이 짝퉁이면 어떻습니까? 물건을 담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생명은 다릅니다. 가짜를 붙잡고 진짜처럼 살면 사망 뒤에 영원한 멸망을 당합니다. 따라서 성도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눅14:28~32) 생명만은 예수께 잡힌 바 된 부활의 생명을 붙잡아야 합니다(빌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