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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 스크랩 겨울맞은 계양산에서 밤새 `골프장 개발계획 철회`를 고민하다!
캬츄샤 추천 0 조회 35 06.12.04 07:12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겨울밤 숲 속에서, 골프장 개발계획 철회를 이야기하다!
37일째, 소나무위 고공시위 중인 계양산지킴이 만나...


리장

 

* 동영상은 볼륨을 높이세요!



계양산지킴이를 만나러 숲으로 달려가다!

지난 금요일(1일) 퇴근시간인 5시가 '땡'하고 되자마자, 전철을 타기 위해 온수역으로 달려나가 전철을 타고 인천지하철 귤현역으로 향했습니다. 어디를 그리 가길래 서둘렀냐 하면, 인천 계양산 골프장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37일째 소나무위 고공시위를 하고 있는 보름(신정은) 활동가와 밤을 지새야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불침번 당번을 서야하는 날이었습니다.

달빛에 계양산의 능선 윤곽이 희미하게 보인다



겨울로 접어 들면서 날도 짧아져, 5시밖에 안되었는데도 사방이 깜깜해졌습니다. 헌데 농성장이 있는 목상동 솔밭까지 가기위해서는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나, 차도 없고 즐겨 이용하는 자전거도 없어 천상 찻길을 따라 1시간 정도를 걸어서 가야할 뻔 했습니다. 날이 너무 어두워 경인교대(인천 계산동 소재) 계양산관리소 방향의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오후 당번되시는 인천녹색연합 회원님의 택시를 얻어탈 수 있어, 약속한 시간인 7시 전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몇차례 찾아본 적이 있어, 컴컴한 숲길은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헌데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한 전철칸에서 흘린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몰려왔습니다. 오늘밤을 위해 아침에 내복은 물론이고 얇은 옷은 몇가지 껴입고 나왔었는데, 그게 되레 역효과를 내었습니다.

아무튼 계양산 정상 부근에 걸린 달빛에 의지해 솔밭길을 따라 천천히 나아갔습니다. 다른 인기척은 느낄 수 없었고, 주위는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이렇게 어두운 숲 속에 사람이 있을리 만무했습니다.

38일째 아침, 지킴이가 밤새 언 몸을 스트레칭을 통해 풀고 있다




37일째 추운 겨울밤, 지킴이와 끝없는 이야기

하지만 보름님은 차가운 비, 눈이 내려도 소나무 위에서 밤낮으로 계양산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 소나무가 흔들렸지만, 그는 나무위 텐트안에서 너무나 평온하게 작은 불빛에 의지해 자리하고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그가 들을 수 있게 하지만 숲이 놀라지 않게 불러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보름씨!"
텐트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오셨어요? 많이 춥죠?"하고 반갑게 인사하면서 추운데서 고생하는 자신이 되레 저를 보고 춥지 않냐고 걱정을 해오더군요. 날이 추워지는데 잘 지냈는지, 요즘 대응활동이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숲 속에서 밤을 지샐 텐트에 짐을 부려놓았습니다. 텐트안은 네다섯개의 침낭과 농성지원 물품들로 가득했습니다. 간단히 짐정리를 해놓고는, 다시 소나무 아래로 다가가 자리를 잡고 앉아 그동안 쌓인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그와 이야기를 하려면 높은 나무위를 올려다 보아야 하기에 장시간 대화를 나눌 경우 목이 결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지대가 높은 곳을 선택하곤 합니다. ^^::

나무위에서 한달 넘게 살아온 그가 너무나 대단하다



그는 전화로 이야기 했던, 제 신상의 변화(일터)에 대해 우선 물어왔습니다. 어디서 일하게 된건지, 어떤 일을 하는지 말입니다. 그렇게 나무위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질문을 귀담아 듣고 차근차근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계양산 골프장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를, 서로 나무 위아래 텐트안으로 잠자러 가기 전까지 주고 받았습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달빛과 플래쉬 불빛에 의지해 둘이 나눈 이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얼마전 롯데건설이 인천 계양산에 골프장 건설사업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테마파크형 근린공원 부지 일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탄약고 이격거리)에 해당되어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헌데 롯데측은 이 사실을 이전부터 알고 있음에도, 군부대와 바로 인접해 있는 올해 5월 계양산의 약 5만여평의 임야를 훼손하고 골프장용 잔디씨를 심는 등 불법 형질변경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솔밭에는 골프장을 반대한다는 금줄이 쳐져있다


 

너무 추워 새벽에 잠을 깨어 밖으로 나와 나무위를 올려다 보았다




계속 미뤄진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26일날 열려

이를 눈감아 주고 도와준 것은 바로 인천광역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인천광역시는 지난 10월 말 군사시설보호구역 내 근린공원 조성사업과 관련하여 군부대에 협의를 요청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자, 11월 중순경 예정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이제 12월 26일로 미뤄져 롯데측에서 재차 수정.변경한 안을 가지고 심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전에는 시청 관계자가 솔밭에 찾아와서는 한다는 소리가 '11월 26일까지 하기로 한거 아니냐? 이제 그만 내려와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들은 아마 연말, 신년 분위기를 등에 없고 두리뭉실하게 심의통과를 해버리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특히 도시계획위원회 운영상의 문제가 가장 우려된다고 합니다. 개발사안에 대한 안건이나 자료들이 위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도시계획위원에 참여하고 있는 어떤 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시청 관계자가 관련 서류나 문건을 한주 전 정도 미리 전달해주지 않고, 회의가 임박한 2-3일 전에 보내주게 되어 충분한 검토없이 위원들은 안건에 대한 심의와 결정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롯데측이 다시 가져올 변경계획안을 심의위원들이 무사통과시켜 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농후하다 합니다.

그리고 알려진 바에 의하면, 롯데측에서는 기존의 28홀 규모의 골프장을 보름 활동가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목상동 솔밭을 제외한 나머지 양쪽의 땅(18만 6천평)에 9홀씩 총 19홀 규모로 건설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심의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렇게 될 경우, 롯데측이나 골프장 개발계획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인천시는 자신들도 양보를 했으니, '너희들도 양보해야 하는거 아니냐? 서로 상생 Win-Win 하자!'라고 나올 것이 뻔해, 어처구니 없는 타협안으로 절충될 경우 골프장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한달을 넘게 이어온 보름 활동가의 고공시위와 인천시청 앞 무기한 천막농성, 삼보일배 등 모든 시민행동과 활동들이 한순간에 무의미하게 되어버릴까 둘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소나무를 뽑아내어 골프장을 짓겠다는 롯데그룹 계열, 롯데백화점의 '환경가치경영'은 눈가림에 불과하다


 

이 아름다운 숲을 파괴하고 잔디를 깔아 골프를 치겠다니 허니 기가 찬다




계양산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들의 힘이 필요할 때

또한 골프장 개발문제를 시민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접근, 전파, 확산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특히 인천 시민들조차 계양산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중앙과 지역의 언론사에서 보름 활동가의 나무위 시위와 골프장 철회 요구를 취재해 방송이나 신문에 여러차례 내보내긴 했지만, 아직도 롯데라는 재벌기업이 인천시민의 허파이며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에 골프장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시에 이런 것들이 제대로 반영이 될지도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인천시민 5만명이 골프장 반대 서명에 동참해 주시긴 했지만,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시민들의 참여방법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 중에 골프장 개발의 주체인 롯데를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는 행동, 하지만 손쉽게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실천적 운동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인천지역에 소재한 롯데백화점(인천점, 부평점)과 롯데마트(부평역 등)에 안가기/롯데 제품 안사기(껌 안사기)/롯데 백화점이나 마트 앞에서 자발적인 1인시위 하기(피켓문구는 나는 롯데와 절교합니다 등 개성있고 다양하게) 등등 이었습니다. 대책위 차원에서 하지 못한다면,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네티즌과 블로거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방법도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무튼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계양산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들이 한데 힘을 모아, 골프장 개발계획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계양산 지킴이와의 끝없는 이야기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마무리 되었습니다.
나무위 시위 38일째가 되는 다음날 힘차게 일어나기 위해, 각자 텐트에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한겨울 나무위에서 한 달을 굳굳하게 버티고 있는 보름 활동가가 오늘 밤 따뜻하고 편히 잠들길 기도해 보았습니다.

물을 끓여 텐트안을 덥혀보았다. 하지만 잠시뿐이다


 

코펠위에 수건을 올려놓았다 목에 대면 잠시 추위를 덜어낼 수 있다


 

새벽에 누군가가 텐트 앞에 놓고 간 선물, 꺼내보니 유자청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을 반대하고 있다






이른 아침에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침 산행을 나온 시민들이 골프장 반대 서명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 골프공 대신 솔방울이 계속 떨어졌으면 좋겠다



 

운동을 끝낸 지킴이와 아침인사를 나눴다



c.f. 새벽에 '후두둑'하는 소리에 깨어보니 소나기가 내리더군요. 나무위 보름 활동가가 걱정되어 전화를 해보니 괜찮다고 합니다. 그도 거센 바람과 빗소리에 잠을 설쳤나 봅니다. 이른 새벽에는 롯데측 관리인이 키우는 개들이 짖어대고, 산까치가 나무위에서 울어대는 통에 더욱 깊은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솔잎이 떨어지며 내는 소리와 나무들이 바람에 움직이는 작은 소리를 통해 자연과 생명이 살아있는 계양산을 느끼게 해준 하룻밤은 잊혀지지 않을 듯 합니다.


* 아래 사진 : 롯데에서 산림훼손을 하면서까지 불법 형질변경을 하려한 골프장 예정부지(38일째 아침에 둘러보았습니다)

죽음의 골프장 예정부지로 아침 햇살이 계양산을 타고 넘어온다


 

롯데에서 불법으로 임야를 훼손한 현장, 겨울이 되니 더욱 황량하다


 

롯데측에서 불법 형질변경에 대한 고발을 당하고 식재해 놓은 나무들은 이미 많은 수가 죽었다


 

롯데에서 불법으로 임야를 훼손한 현장, 겨울이 되니 더욱 황량하다


 

다행히 목상동 솔밭은 롯데측의 불법 산림훼손으로 부터 살아남았다


 

앙상한 나무가 을씨년스럽다. 뒷편에 롯데 사유지를 관리하는 관리인의 농장(개사육장 포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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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6.12.04 23:38

    첫댓글 그랫구나..예전에 계양산 갔을때 솔밭이 파헤쳐 있는걸 봤는데 골프장 만들려고 그랬구나..나쁜넘들 몇넘을 위해 인천시민의 허파를 파헤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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