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주일) 스물둘째 날 - 물이 피가 되었습니다
말씀제목
물이 피가 되었습니다
말씀본문 - 요한계시록 13장 18절
“둘째 천사가 그 대접을 바다에 쏟으매 바다가 곧 죽은 자의 피 같이 되니 바다 가운데 모든 생물이 죽더라 셋째 천사가 그 대접을 강과 물 근원에 쏟으매 피가 되더라”(개역개정)
“둘째 천사가 그 대접을 바다에 쏟으니 바닷물이 죽은 사람의 피처럼 되고, 바다에 있는 모든 생물이 죽었습니다. 셋째 천사가 그 대접을 강과 샘물에 쏟으니, 물이 피가 되었습니다.”(새번역)
말씀묵상
요즘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데자뷰를 사용하지요? 데자뷰란, 처음 겪는 일이 언젠가 일어났던 일처럼 보이는 현상(現象)입니다. 가끔 그런 적이 있지요? 데자뷰는 기억의 혼선(混線)이기도 합니다. 드라마나 책을 통해서 그와 유사한 일을 간접(間接) 경험(經驗)했기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지요. 어떤 이는 전생(前生)과 환생(幻生)을 상상(想像)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겪는 일이 전에 겪었던 일이라고 느껴진다면, 그때는 잘못했던 것을 지금은 잘하도록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데자뷰는 반복의 사슬을 끊는 기회(機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성서는 우리에게 데자뷰를 보여주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전과는 전혀 새롭게 살 기회를 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계시록을 읽다보면, 이 장면(場面)은 언젠가 보지 않았나 싶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묵시문학의 특징(特徵)이기도 합니다. 묵시문학은 오래전 ‘옛날’이야기들을 이어받아서 ‘오늘’의 이야기로 새롭게 기록(記錄)하지요. 실제로 요한계시록은 다니엘서나 에스겔서 같은 예언서들의 이야기와 상징(象徵)을 가져다 씁니다. 그뿐 아니지요. 출애굽의 이야기도 데자뷰처럼 사용합니다. 옛이야기에 담긴 위로(慰勞)와 희망(希望)을 오늘의 위로와 희망으로 전하려는 것이지요. 또 옛 이야기에 담긴 잘못과 후회(後悔)를 오늘은 반복하지 말고 바로잡으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解放)하실 때, 이집트를 열 재앙(災殃)으로 치셨습니다. 이 열 재앙 이야기는 계시록에서 바벨론을 치는 일곱 심판(審判)으로 나타납니다. 파라오에게 내린 첫 재앙이 무엇이었지요? 강물이 피로 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시록에서는 강물만 아니라 바닷물도 피로 변합니다. 이집트는 강의 나라지만, 로마는 바다의 나라지요. 그 근원(根源)을 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파라오의 강물이 피로 변한 것일까요? 모세가 지팡이를 가지고 강물을 내리쳤기 때문이지요? 그것은 강의 신 ‘하피’를 치는 것이기도 했지요? 그것이 다 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이 강을 치신 것은 파라오의 죄악을 심판하신 것입니다. 파라오는 무슨 죄악을 저질렀습니까? 히브리 사람들을 노예로 억압(抑壓)하고 학대(虐待)했지요. 무엇보다 히브리 사람의 아기들을 강물에 던졌습니다. 가장 약한 아기들을 학살(虐殺)한 것입니다. 그 어린 아기들의 피로, 그 맑고 고운 피로, 강물을 붉게 물들인 것은 먼저 파라오였습니다. 마지막 재앙도 그들의 아들을 죽이는 것이었지요. 열 재앙은 그렇게 보면, 파라오의 잔악한 살육(殺戮)의 죄를 하나님께서 하나하나 심판하신 것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벨론이, 아니 로마가 바다를 피로 물들였습니다. 잔혹한 전쟁(戰爭)을 통해 모든 민족의 피를 흘렸습니다. 피가 말 굴레 높이까지 닿고, 1,600스타디온(300KM)이나 퍼져 나갔습니다(14:20). 창녀 로마는 자주색과 빨간색 옷을 입고, 성도들의 피와 예수님 증인들의 피에 취했습니다(17:6). 로마에 대한 심판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언자들의 피와 성도들의 피와 땅에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피가 그 도시(都市)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18:24). 로마의 영화(榮華)와 진귀(珍貴)한 보석과 기름진 음식과 포도주는 죽임당한 사람들의 고혈(膏血)입니다. 그렇게 힘없는 사람들의 피를 흘리게 했으니, 주님이 그들에게 피를 마시게 하신 것이지요(16:6).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피로 세운 도시의 영화는 흔적(痕迹)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화를 입었다. 화를 입었다. 큰 도시야! 이 강한 도시 바벨론아! 너에게 심판이 한순간에 닥쳤구나!”(18:10)
그렇습니다. 소돔이 불탄 것처럼 바벨론이 무너지고, 바벨론이 멸망한 것처럼 로마도 사라질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빨리 바벨론으로부터 도망쳐야 합니다. 그런데 어디로 도망쳐야 하지요? 소알(작은 성읍)은 어디에 있나요?
찬송
522장(통269) 웬일인가 내 형제여
기도
아벨의 피의 호소를 들으신 주님, 히브리 아기들의 피의 부르짖음을 들으신 주님을 생각합니다. 우리도 귀를 기울여 힘없는 사람들이 부르짖는 호소를 듣게 하소서. 아멘.
※ 학생들을 위해 한자어 병기(倂記)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