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고속도로 운전중 사고가 났습니다(앞의 회색 싼타페가 제차. 뒤는 스포티지).
100여미터 앞쯤에서 사고가 났는데 제 앞 운전자가 심하게 앞에서 급정거하고, 그 뒤에 제가 간발의 차이로 서고....
제 뒤에 오던 스포티지가 제차를 들이받고 앞으로 밀리면서 앞의 쏘나타도 함께 들이받았죠.
스포티지가 앞의 2대를 보상해줘야 하는 사고였습니다.
사고를 통해서 몇가지 꼭 기억하고 대처해야 할 것들이 있었는데... 나눠서 언급해보겠습니다.
0. 안전거리 확보는 필수.
너무 당연한 얘기죠.
하지만 레이서인 척? 하는 미친 운전자들은 제외하고도, 대부분 운전자들이 지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고 나보면 알게 되죠.
과속이 왜 위험한지...
잘 달릴 땐 문제 없습니다.
과속일수록 돌발 상황일 때 컨트롤 하기 힘들게 되죠.
그리고 어느 정도는 제한속도를 넘는다 해도 (극과속이 아니라) 안전거리만 충분히 확보하면 사고확률은 엄청나게
줄어들 겁니다.
특히 고속에서 급정거 해보면 차가 엄청나게 미끄러지죠.
빗길 운전 시 제동거리 굉장히 늘어나지만 아무도 빗길에서도 속도 크게 줄이지 않지요...
직진에서 급정거는 그나마 나을 텐데 커브길에서 급정거시 커브길 모양대로 차가 서지도 않을 겁니다.
저는 12년 전에 안전거리 미확보로 외곽순환도로에서 10중 추돌을 경험한 후로...
(그땐 제가 잘못해서 앞차 받았음. 돌발상황 - 고속으로 달리던15톤 트럭 집채만한 바퀴가 빠져서
4차선 도로를 이리저리 횡단하며 구르는 바람에. 누가 그런 거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ㅎㅎ)
안전거리는 확실히 확보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간발의 사고로 겨우 세워서 사고를 면하나 했더니
뒤에서 와서 받는 건 어쩔 수 없었네요.
1. 블랙박스는 반드시 설치하자
제가 중간에 끼니까 앞차를 제가 받은 뒤 뒷차가 또 와서 받았느냐,
앞차를 안받았는데 뒷차가 받으면서 밀려서 받았느냐 하는 문제가 관건이 되더군요.
다행히도 앞차 운전자가 충격이 한번 있었다고 진술해서 저의 잘못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죠.
만약 말이 꼬이거나 했으면 블랙박스 판독 해봐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제 차엔 1채널 블랙박스 있거든요.
블랙박스의 충격 감지기로 후방 영상 확인하고 할 필요도 없이 가능하다네요.
누구 잘못인지 애매한 사고인 경우 반드시! 블랙박스 있어야겠더군요. 당연한 얘기지만...
2. 고속도로 사고시 대처요령
진짜 진짜 알고는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고속도로에서 사고나니 머릿속이 새하얘졌던가 봅니다.
1차선에서 사고 후... 차 그대로 둔 상태로
차량 앞 뒤 확인 후...
사진 찍고...
차에서 나와서 차 옆에서 보험사에 전화해서 접수하고
운전석에 앉아서 보험에서 출동하길 기다리며
차 여기저기 쏟아지고 튄 커피자국들 물티슈로 닦고...
참 여유롭게....
경찰 3명이 나와서
차 빨리 갓길래 빼라고 하더군요.
그 다음에,
다음 IC에서 빠져나가서 사고처리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때까지도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왜 사고처리를 현장에서 안할까?
.......................................
어쨌든 인근 렉카/정비소/렌트카 연계된 업체에서 나와서 같은 급 렌트카 불러주고
그거 타고 다시 부산 출장길로 향했습니다.
시간맞춰가야해서 서둘렀지만 많이 늦었죠. 저녁도 못먹고...
어쨋든 사고 때매 정신 없고 저녁에 업무처리 때매 바빠서 생각도 못했는데...
그 다음날 겨우 생각 났습니다.
내가 제일 중요한 걸 놓치고, 목숨 걸고? 여유롭게 있었구나....................
고속도로 사고 시 대처요령 말입니다.
1차 사고보다 2차 사고 사망률 3-5배...
고속도로 사고시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들을 여유자적하게 행하며... ;;;
일반도로 사고 대처와 고속도로 사고 대처는 완전히 다른 것을.......
아래는 해서는 안될 것들이죠.
1. 고속도로 사고 후 시시비비 가리지 말 것_ 그러다 후행 차량에 받혀 죽는다 ㅋㅋ
2. 사고현장 사진 찍지 말 것_ 그러다 받혀 죽으면?
3. 차 안에 앉아서 보험요원 기다리지 말 것 _ 차 안에 앉아서 뒷차에 또 받힐래? ㅎㅎ
아래는 해야하는 것들.
1. 움직일 수 있으면 즉시 갓길로 뺀다. - 현장 증거 보존보다 시시비비보다 우선은 생명!
2. 모든 운전자 및 승객들은 갓길 가드레일 밖으로 피신한다. - 고속도로는 갓길도 도로만큼이나 위험하다!
3. 가드레일 밖에서 보험사 등 연락하고 상황을 봐서 100미터 후방에 삼각대 설치한다.
4. 가급적 트렁크를 열어둬서 긴급 상황임을 알린다 - 멀리서도 가장 시인성이 좋음!!!
고속도로 갓길 엄청 위험한 곳인데 대부분 잘 모르지요.
아마 이곳 카페 회원님들은 다들 잘 아실 테지만...
갓길에 차 세워놓고 옆에서 혹은 차에 앉아서 바람쐬며 여유부리며 휴대폰질 하는 운전자들... 보면 참...
옛날에 제 친구도 차 고장났다고 갓길에 세워놓고 운전석 조수석에 앉아있다가 받혀서 무릎, 이빨 다 나갔습니다...
그 때문에 옆자리 약혼녀와 싸우고 파경했습니다. ㅋ~~
3. 사후처리
교통사고 후유증이 무섭기도 하고, 천천히 나타난다는 것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근데 제가 경험해보니까 머리로 아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 상당히 다르네요.
사고직후 주변에 사고 당해본 친구는 꼭 병원가서 엑스레이든 CT든 MRI든 찍으라고 당부하더군요.
하지만...
당장 아픈 곳이 없는데 꼭 병원가서 엑스레이 찍고 난리쳐야 하나... 귀찮게...
가해차량 운전자도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대인접수까지 해서 보험료 올리는 데 더 부채질 해야하나...
하는 생각들로 복잡했는데...
사고 후 3일이 지나니 은근히 허리 한쪽이 뻐근하네요.
그래서 흔적이라도 우선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대인접수하고 병원에 다녀왔는데
(뼈에 이상 없고 인대가 조금 늘어났다고)
병원에서 막 나오는 길에 보험요원이 전화와서 30만원에 합의해도 되겠냐고 해서 좋은 마음으로 동의해줬는데...
희한하게 합의한지 얼마 안되서부터 등도 결리기 시작하고... 뜨끔뜨끔 거리고...
갑자기 아차 싶더라고요.
너무 빨리 합의해줬구나!!!
그래서 문자로 조금씩 통증이 심해지는 거 같다고... 합의 동의한 거 치료 끝날 때까지 보류하고 싶다고
했더니 다행히도 그렇게 하시라고 회신이 왔네요.
(문자로 기록이 남아서 더더욱 다행)
결론은 사고 후 아픈 데 없더라도 반드시 대인 접수하고 병원가셔서 엑스레이 정도는 찍어서 기록 남기시고,
요즘은 스마트폰 프로그램으로 동의 체크하면 그게 기록으로 남는가보더라고요.
왠만하면 치료 마치기 전에는 일찍 합의서에 동의 체크해주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 막상 경험하고 당황했는지 참 어설펐던 것 같습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이번에 경험하며 우왕좌왕한 것들 글로 남겨봅니다.
고속도로에서 별것 아닌 사고라 하더라도 대처요령 알고 모르고의 차이... 정말 생존의 차원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밤에는 더더욱 위험하겠지요!
저는 제 차에 야간 고속도로 사고에 대처하고자 스트로보 기능 있는 밝은 LED라이트랑 삼각대까지 준비해두고서도
어처구니 없는 대처를 하고야 말았네요.
모두 안전운전 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참 교통사고 나면 정말 머리가 하얗게 되죠. 사고후 대처법은 읽을땐 아하~ 하고 나서 막상 사고나면 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죠. 다른 재난도 이와 같을 겁니다... 방법은 자주 여러번 계속 봐서 외울 정도로 익히는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반복, 반복!!!
큰일날뻔하셨네요.다행입니다.
그나마 다행이죠...
뒤에 큰 차가 와서 받았으면... 허~
피가되고 살이되는 귀중한 경험과 조언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쾌차하시고 조속히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기원합니다.
사고 후 몸은 완전 괜찮은 줄 알았는데... 불편한 곳이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네요.
그래도 우리 안에는 항상 평화로운 포인트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바닷속 깊은 곳은 항상 고요하듯이...
감사합니다. ^^
감사 다시헌번 숙지 합니다
도움 되셨으면 저도 감사합니다.
그만하시기 정말 다행이시네요~
큰 일 날뻔하셨군요!
네!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몸조리 잘하세요. 교통사고 휴유증은 무섭죠. 다행이 상대방이 동의해줘서 별 문제가 없었네요.
합의는 치료후에
어제 분명 나중에 합의하겠다고 했는데
방금 30만원 입금했다고 문자왔네요.
이건 합의 끝냈다는 뜻 아닐까요? ???
안전거리 정말 중요하고 과속 정말 위험합니다 반성합니다
예! 안전운전 하세요!
저도 4년전 고속도로에서 안전거리 미확보로 사고났어요. 앞차 볼보 받았는데 초기 대처 미숙으로 2천3백 나왔다능~ 다행히 보험처리했고 제차도 자차보험 들어 있었다능~^^;;; 앞차 운전자가 음주운전 같은데(얼굴 벌게가지고) 그냥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공;; 2차사고 대비도 안하고~;; 장거리 운전시엔 휴게소 꼭 들러서 쉬엄쉬엄 운전해야 하고 안전거리 꼭꼭꼭 확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걸 느꼈습니다.
외제차는 돈 많이 들어서 피해야 하고, 화물차/큰차는 ㅁ크게 다칠까봐 피해야 하는 거 같습니다.
외제차 너무 많아서 다음엔 대물 1억에서 2억으로 올릴려고요.
3-4만원 보험료 차이라고 하네요.
어제 지방갔다 고속도로로 올라오는데 화물차가 대각선 앞에 달리고 있었어요. 갑자기 뭔가 허~연 것이 튕~ 하고 제차 앞유리로 날라 오더군요. 순간 허걱! 머리를 숙여서 피했다능~;; 가벼운 물체 같았는데, 중량물이었으면 아마 큰사고 났을 듯..ㅎㄷㄷ 하더군요..
얼마전에 상주고속도로 터널 6중사고가 있었는데, 아는분이 사마엘님과 같은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앞뒤차가 모두 앞차를 박고 다시 뒤차가 박았다고 우겼더랬죠. 아줌마인데다가 정신없는 상황이라 멍하니 있다가 블랙박스 생각이나서 현장에서 경찰과 확인을 했더니 운전자가 먼저 세우고 뒤차가 와서 박으면서 차가 밀려 앞차까지 박은게 확인ㅇㅣ된거죠. 무조건 우기고 아니면 통상적으로 해결하는게 우리나라 교통사고라 블랙박스 정말 중요하다 싶더라고요.
또 하나 더, 이분이 겉으로는 멀쩡한데 혈압이 190 ㅇㅣ넘어가니까 또 의사들이 고혈압이 원래 지병인데 우기는거 아니냐고 또 시비~ 아픈데 의사들이 자꾸 그런식으로 몰아가
더래요. 또 생각난게. 지갑의 헌혈증이었다고. 이 아줌마가 특이하게 육개월에 한번씩 헌혈하면서 공짜로,?건강을 확인하는 독특한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원래 건강했음을 입증했다고 해요. 헌혈증하나 지갑에 넣어놓으면 비상시 헌혈이 필요할때 사용할수 잏다고 합니다.
말이 길어지는데요.
몇년전이지? 삼성전자ㅇ부사장이 고속도로 지면이 갑자기 얼어서 그 사고로 죽었던날... 반대편 차선에 울 신랑이 차를 타그 가는데 혼자 얼음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수습도 삼각대도 없이 차를 그냥 방치해 놓은 바람에 신랑차가 추돌, 차가 폐차된적이 있었지요. 2.5톤 트럭이었는데, 10센치만 옆으로 더 갔어도 반신불수 내지는 즉사였대요.
@장아찌(경북) 와... 무서워요...
그리고 사고 스트레스 트라우마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셨나보네요...
고속도로 사고 정말 위험하고, 또 주의해야합니다.
한두번씩 고속도로에서 큰일 겪으니 트라우마 생겨서 반드시가 아님. 고속도로를 조금씩 멀리하게 되네요
저는 업무 때문에 고속도로 진짜 많이 탑니다...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도움되셨으면 저 또한 글 올린 보람이 있지요!
고맙습니다.
좋은경험(죄송) 하셨네요. 사고 안나본 사람은 모릅니다. 교과서하고는 틀리거든요.
제경험으로는 일반도로든 고속도로든 대형차뒤에 따라가는건 굉장히 위험하고 사고후 1차선에 정차해 있는경우는 100배더 위험합니다. 글구 겨울철에는 후륜구동차량 뒤에 따라가다 낭패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고가난경우는 환자가 있는 경우는 119 및 112에 사고접수한 다음 보험회사에 연락하시면 됩니다. 목소리큰 사람이 이긴다하는데 블랙박스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없다하여도 굳이 상대방과 싸울필요없습니다. 보험회사와 경찰에게 상황설명내지는 주장만 하시면 됩니다. 글구 요즘은 대물2억필수(?) 건강하세요^^!
공감합니다,,,대물2억필수는 더욱더 공감합니다^^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 하였지만 정신을 못 차리고 살았죠 그러다 차사고가...저은 140km넘는 속도로 사고가 난 적이 있습니다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그때 알았죠...전 그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거든요...그 후 안전운전에 신경을 쓰면서 알았습니다 빨리 가는 것 보다 양보하며 천천히 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요..어설픈 양보는 사고를 부르죠...내가 운전을 좀 한다고 느낄때가 가장 위험하고 운전을 못 할 때입니다..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세요 후유증에 신경쓰시구요 다들 건강하세요
네~ 저는 운전 경력 오너로만 17-8년 됐답니다. 운전을 하면 할수록 더 안전운전 필요성을 느낍니다. 누구나 다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큰일나실뻔했네요 저도 올여름 동생네 가족과 한차에 타고 바닷가로 놀러가다가 가운데 끼이는 큰 사고 당했습니다 뒷범퍼 프레임이 휘고 트렁크도 안닫히는 큰 사고였는데 차안에 2살 6살 애도 있었죠 다행히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었는데 조금만더 충격이 컸다면 누군가 다쳤을듯 싶더라구요 ㅎ 병원에 입원해도 누가 뭐랄 상황은 아니었지만 착하게 살려고 바로 놀러갔습니다 ㅎ
사고란 게 참 희한하죠.
차를 폐차할 정도가 되도 운전자는 털끝하나 안다치는 경우도 있고...
저희 장모님은 시골인데 옆집 아줌마 차 타고 뒷자석에서 별 큰 사고더 아니었는데 사경을 헤매시고 몇년이 지난 지금도 후각 미각 감각이 없으세요.
저희 가족들은 뒷자석 안전벨트도 항상 매고 있답니다.
알고있지만 무심코 넘어갈수있는 문제를 다시한번 사진과함께 알려주시니 머릿속에 오래 남을듯합니다. 빠른 쾌유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생생정보 감사드립니다 좋은한주되시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