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자는 80세에도 사랑을 한다』
-노구치 마사코 지음/장은주 옮김/데퀘스트 2018년판
당당하게, 인생의 참맛을 알고 즐긴다!
1
프랑스 여자들을 오랜 시간 친구로 같이 지내면서 바라본 일본 여류작가 ‘노구치 마사코’의 프랑스 여성들에 대한 시각은 다음과 같은 짧은 단상들로 요약된다.
-설레는 미래를 꿈꾸는 90대
-비오는 날 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전람회에 혼자 간다
-도통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한다. 경제적 일상과 자식과 손주 자랑은 그 이야기에 존재하지 않는다.
-카페에서(Cafe)에서 삼삼오오 모여 나누는 가벼운 주제로는 이탈리아 화가, 영국의 문학과 시, 올해의 바캉스 계획 등이다.
-삶의 불확실성을 즐긴다. “살다보면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르잖아요?”
-세상은 무대고, 사람들은 모두 배우다. 각자의 무대에서 각자의 역할을 연기한다. 자신만의 멋과 개성을 갖추고.
-‘나이’라는 것에 관심이 없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얼마나 매력 있는지가 중요할 뿐
-언제나 답은 내 안에 있다. 따라서 자신의 길은 스스로 정하고 책임 지겠다
-일과 삶에서 자신을 최우선으로 한다
-결국은 내면이다, 지적이고 품위 있는! 내면의 풍요로움이 배어나오는 아름다운 사람, 그런 어른.
-적당한 긴장감! 인생을 바꿀 만남! 낯선 우연
-지성은 이성간의 큰 무기
-결과보다 과정을 즐긴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방법이 없는데. 그래도 살아야 하잖아요. 어떻게든 되겠죠.” 하는 낙천적인 자세
2
작가가 태어나고 자랐던 일본 여성들의 삶을 비교해보기도 한다.
-일본 여성들은 자신들의 나이가 많아져도 타인에게 귀여워 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일본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젊다.
-나이가 들어 전문성이 깃든 원숙한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기예보는 항상 젊고 예쁜 여성들의 차지다.
-일본 여성들은 무리에서 톡 튀어나와 보일 자신의 모습을 경계한다.
-일본 각계에서는 원숙한 여인들의 다양한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항상 나이를 의식한다.
우리네 여인들과 비슷한 듯 다소 다른 일본 여성의 모습이긴 하지만 동양의 여성들 대부분은 자연의 질서 안에서 순응하는 듯한 일면 수동적 이미지를 강렬하게 남겼다. 서양이나 특히 이 책에서 논하는 자신을 삶의 중심에 놓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프랑스 여성들과는 극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 진행 과정이나 문화 종교적 측면에서 서로간의 가치관이 많은 부분 다르게 자리 잡은 환경에서 나고 자란 탓이리라 여겨진다.
3
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사진 중 유독 한 장의 사진은 프랑스를 생각할 때면 늘 떠오른다. 파리 시내에 진주한 독일군 병사 앞으로 자전거를 탄 채 유유히 미소를 띠며 지나가는 파리의 여성 둘을 찍은. 아마도 봄이었으리라 여겨지는데, 전쟁과 아랑곳없이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전쟁은 전쟁이고, 봄은 봄’이라는 듯 계절을 만끽하는 여유로운 그녀들의 미소어린 표정이다. 순간이긴 하지만 파리 여성들의 세상과 삶에 대한 당당한 자세를 엿보는 계기가 된 작품이었다.
당당하게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려는 프랑스 여성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