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또오늘 온 월욜이다
오늘도~~~
여전히 남은 떨구지 못한 벗꽃잎 사이로 ㅣ
가벼워진 옷자락의 싱그러움이 경쾌한 가천 교정
연하디 고운 새순의 무성함은 철없는 몸부림으로 아름답기만하다
교실에 들어서니 아무도 없는 기다리는 책상이 눈 인사를 보내왔다
지난 금욜 등단식에 함께 늦은시간까지 축하 해 주러 자리 해 주신 가천팀이 너무 감사했었기에 오늘 예쁜 간식을 준비해 욌다
오늘 결석으로 최향숙 주숙경 서희정 3분이다
시간에 발걸음도 가벼운 교수님이
산뜻한 체크셔츠 폼으로 수업시작을 하셨다
오늘은 이용악 작품을 준비해 오셨다
%이용악 ㅡ 1914 ~1971 함경북 경성
소년시절의 가혹한 체험 고학 노동
고달픈 생활의 자서전적 체험을
서정시로 읊었으며 일제하 유이민의
참담한 삶, 궁핍한 현실로 확대시킨
것이 특징이며 강한 의지력 침통한
정조 예민한 감수성 사상성을 높이
평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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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버렛 소리 가득 차 있었다
우리 집도 아니고
일갓집도 아닌 집
고향은 더육 아닌 곳에서
아버지의 침상(寢狀) 없는 최후 최후의 밤은
풀버렛 소리 가득 차 있었다
노령(露領)을 다니면서까지
애써 자래운 아들과 딸에게
한마디 남겨두는 말도 없었고
아무을만(灣)의 파선도
설룽한 니코리스크의 밤도 완전히 잊으셨다
목침을 반듯이 벤 채
다시 뜨시잖는 두 눈에
피지 못한 꿈의 꽃봉오리가 깔앉고
얼음장에 누우신 듯 손발은 식어갈 뿐
입술은 심장의 영원한 정지를 가르켰다
때늦은 의원이 아모 말 없이 돌아간 뒤
이웃 늙은이 손으로
눈빛 미명은 고요히
낯을 덮었다
우리는 머리맡에 엎디어
있는 대로의 울음을 다아 울었고
아버지의 침상 없는 최후의 밤은
풀버렛 소리 가득 차 있었다
*아버지의 돌아가신 모습,
그리고 극동지역 정서를 솔직하게 구수한 어조로 표현된 천재시인 이용악의 북방정서를 잘 느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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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꽃
ㅡ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홈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태를 드리인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까닭이라 전한다ㅡ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쫓겨 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 년이 몇백 년이 뒤를 이어 흘러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털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줄께
울어보렴 목 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한국의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망국적 비애와 궁핍한 현상을 주제로 쓰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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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집
날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랜
외양간엔 이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모도 모른다
찻길이 뇌이기 전
노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 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털보의 셋째 아들은
나의 싸리말 동무는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그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 보냈다는
그날 밤
저릎등이 시름시름 타들어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갓주지 이야기와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 고양이 울어 울어
종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그가 아홉 살 되든 해
사냥개 뀡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데론지 사라지고 이튼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욱만 눈 우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로 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꽃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간도의 유이민들이 떠난 궁핍한 모습에서 삶을 엿보게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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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나님
김춘수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늙은 비에다.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시인 릴케가 만난
슬라브 여자의 마음속에 갈앉은
놋쇠 항아리다.
손바닥에 못을 박아 죽일 수도 없고 죽지도 않는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또
대낮에도 옷을 벗는 어리디어린
순결이다.
삼월에
젊은 느릅나무 잎새에서 이는
연둣빛 바람이다.
*김춘수 --1922~2004 경남 통영
사물의 이면에 내재하는 본질을 파악하는 시로 인식의 시인으로 일컫어지며 꽃,꽃을 위한 서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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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떠나갔다
정우영
집이 떠나갔다
아버지 가신지 딱 삼 년 만이다.
아버지 사십구재 지내고 나자,
문득 서까래가 흔들리더니
멀쩡하던 집이 스르르 주저앉았다.
자리보전하고 누워 끙끙 앓기 삼년,
기어이 훌훌 몸을 털고 말았다.
하필이면 이렇듯 날씨 매운 날 가시는가,
손끝 발끝이 시려왔을 뿐이다.
실은 그날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 숨소리 끊기자 모두 다 빛을 잃었다.
아버지 손때 묻은 재떨이와 붓, 벼루가
삭기 시작했고 문고리까지 맥을 놓았다.
하여 사람들은 집이 떠나감을
한 세계가 지는 것이라 하는가.
두 손 모두어 경배하고
나이 마흔넷에 나는 집을 떠난다.
*정우영ㅡ 1960년 전북 임실
인간의 시간에 종속된 현실에서 한걸음 물러나 시간의 그늘이 퇴적된 자연의 모습을 시집 곳곳에서 보여준다 '마른 것들은 제 속으로 젖는다'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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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이윤학)
둥근 소나무 도마 위에 꽂혀 있는 칼
두툼한 도마에게도 입이 있었다.
악을 쓰며 조용히 다물고 있는 입
빈틈없는 입의 힘이 칼을 물고 있었다.
생선의 배를 가르고
창자를 꺼내고 오는 칼.
목을 치고 몸을 토막 내고
꼬리를 치고,
지느러미를 다듬고 오는 칼.
그 순간마다 소나무 몸통은
날이 상하지 않도록
칼을 받아주는 것이었다.
토막 난 생선들에게
접시나 쟁반 역할을 하는 도마.
둥글게 파여 품이 되는 도마.
칼에게 모든 걸 맞추려는 도마.
나이테를 잘게 끊어버리는 도마.
일을 마친 생선가게 여자는
세재를 풀어 도마 위를
문질러 닦고 있었다.
칼은 엎어놓은 도마 위에
툭 튀어나온 배를 내놓고
차갑고 뻣뻣하게 누워 있었다.
*이윤학 ㅡ 1965 홍성
도마의 상처가 파여지고 둥근 품이 생선을 품어주는 접시가 되고 칼날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받침대가 된다
끊어져 나간 나이테의 아픔....,,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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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이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김지하 ㅡ 1941년 목포
1969년 '황톳길. 비 녹두꽃등의 시로 공식
등단.
그의 시는 대부분 사회현실에 대한 풍자와 비판 울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울분이 서정적으로 그려졌으며 최근에는 생명운동과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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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품은 올드한 시간으로 거슬러 감상하여 공부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머리를 산뜻하게 식혀주는 간식타임^~^
영주쌤의 딸기와 미니 토마토
지민맘 인자쌤의 검은콩두유
옥희쌤의 귀여운 사각떡
제가 준비한 원형 설기로 창가에 돋는 새순의 엿봄을 무시한 맛있는 휴식의 짜투리를 마치고 옥희쌤이 오늘은 점심을 쏘신다 하여 고고!!
오늘은 채기병 회장님이 번개 강원도 윈정있 어서 홀가분한 가천동산 피크닉으로 즐겼다
눈만 감았다 뜨면 연한 잎 한 장이 핀 듯 하다
햇살 내린 벤치에서 오늘은 종진쌤이 든든한 보디가드에 즐거운 티타임을 제공해 주셨다
따끈한 커피향으르 셀카로 흐르는 4윌을 아낌없이 자리하였다
담주 부쩍 커지고 물오른 월욜 가천에서 모두 뵙겠습니다♡ㅡㅡ
첫댓글
일제강점기때 작품을 감상하면서 교수님 '유이민 간도문학' 이야기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허복례선생님 오랜시간 수고하시면서 글 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결같은 시창작반 사랑을 느끼게 해주시네요~
다양한 작품으로 한주가 늘 새롭습니디
늘 기대하는 월욜 입니다
혀복례샘 좋은 글 신속히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해 보이십니다.
한주 못 뵈어서 아쉬웠어요
열공 하고 가셨나요?
내 숨결 살아 있던 곳은 항상 웃음과 희망이 함께 있는 교정
반가운 모습들입니다.
허 복례님의 서정이 돋보이는 글과 여러 시편 잘 읽고 갑니다.
복습으로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허복례선생님, 저도 오랫만에 공부 잘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들려 시 한 편 후딱 잃고 가세요♡
어깨 넘어로 공부 잘 하고 갑니다
허 샘 감사 합니당~!
시 한편 읽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