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베낀 日라면 원조 ‘닛신’… 이젠 한국 라면 베낀다
아시아 소프트파워 축 ‘日→韓’
최혜승 기자 입력 2023.04.12. 03:00 조선일보
일본 닛신식품이 최근 출시한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한국풍 까르보(왼쪽)’와 삼양식품이 지난 2018년 출시한 ‘까르보 불닭볶음면’. /닛신식품, 삼양식품
1958년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과 컵라면을 개발한 일본의 닛신(日淸)식품이, 한국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베낀 듯한 제품을 1963년 출시했다.
11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라면 회사 닛신식품은 지난달 봉지 라면 ‘닛신 야키소바 볶음면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와 컵라면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진한 한국풍 달고 매운 까르보’를 출시했다. 특히 제품 포장지에는 일본어 ‘야키소바(焼きそば)’ 대신 ‘볶음면’을 한글 그대로 표기했다.
이 제품은 모양이나 제품 구성이 2018년 삼양식품이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과 유사하다. 삼양은 자사 까르보불닭에 대해 ‘매운 소스에 치즈를 더해 부드러운 카르보나라의 맛을 냈다’고 소개한다. 홈페이지에 있는 닛신의 제품 설명은 ‘고추장과 치즈의 감칠맛을 연출’이다. 매운맛에 치즈를 합쳤다는 설명이 비슷하다.
포장은 더 닮았다. 배경색이 똑같은 연분홍색이다. 모두 왼쪽에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삼양의 현지 법인 삼양재팬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21억엔(약 208억원)을 기록했는데,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성장을 견인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우리가 일본에 ‘불닭볶음면’의 상표권 등록을 해두긴 했지만, 이번 닛신 제품은 이름 유사성이 크지 않아 법적으로 대응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닛신의 이번 신제품 출시는 상징적 현상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일 식품 업계 간 제품 표절은 대부분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 제품을 따라 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빼빼로, 초코송이, 새우깡 등이 모두 일본에서 유사 제품이 먼저 나온 사례다.
더욱이 1960년대 삼양은 국산 인스턴트 라면을 만들기 위해 닛신에서 기술을 전수받으려 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이후 닛신의 일본 내 경쟁사인 묘조(明星)식품의 도움을 받아 국내 최초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 치킨라면’이 나왔다.
김태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 교수는 “아시아 소프트파워의 축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많이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특히 그간 한일 경제의 역사에 비춰봤을 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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