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샘터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9월호 주제가 '공부하는 재미'인데, 청탁을 한다는 거였다. 연유를 물으니 <숲속 인생 산책>을 읽었다는 것이었다. 나무 공부, 숲 공부 과정이 재미있어 그 내용을 담아주면 좋다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기뻤던 건 오래전 사모했던 샘터 잡지에 내 글이 실린다는 사실이었다. 최인호의 가족 등을 읽으며 문학 열정을 태웠고, 그 공간에 내 글이 펼쳐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문학이 아닌 나무 공부가 그 꿈을 이루어주었다. 그저 나무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다음으로 기뻤던 건 내 인생의 모토가 '공부'인데 그걸 알아주는 분이 있다는 거였다. 반갑고 반가웠다.
내 공부는 인간사고의 근원에 대한 탐구다. 저기에 저런 현상이 있는데, 왜 사람들은 그 현상을 이렇게 저렇게 사고하고, 왜 이렇게 저렇게 행동할까? 그 이면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러면서 현상을 이루는 구성요소에 대한 공부까지 병행이 되는 나의 공부 과정, 좋은 머리가 아니라 다 이해는 못해도 내 수준에서 이해될 때까지 생각하고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삶은 아마 죽을 때까지 이어질 것 같다. 그게 내 삶의 이유이다.
물론 따뜻한 샘터에 딱딱한 글을 쓸 수는 없다. 나름 말랑말랑 나름 감동 구조가 있는 에세이를 쓰려고 애는 썼는데,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다.
청탁해주신 샘터 기자님에게 감사하고, 샘터에 글을 쓴 내 자신에게 감사하고, 세상의 발견을 늘 새롭게 해주는 나무와 숲 그리고 자연에 감사한다.
최근 내 스토리텔링의 큰 그림이 되고 있는 데카르트, 스피노자, 그리고 애니미즘 공부에 집중해보자. 살아가는 기쁨을 줄 것 같기에.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에세이 3 | 플라타너스 아래서 흐른 노래)가 제가 쓴 글입니다. 내용은 샘터 잡지를 통해서 확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